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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 강영일 이사장(앞줄 왼쪽)과 김영우 부이사장(오른쪽).
 한국철도시설공단 강영일 이사장(앞줄 왼쪽)과 김영우 부이사장(오른쪽).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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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공기관평가와 관련, "평가위원들에게 앵벌이하여 얻은 점수임을 명심하라"는 내용을 언급해 국정감사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답변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야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공방을 벌여 국감장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22일 대전 동구 한국철도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경기 부천소사) 의원은 김영우 한국철도시설공단 부이사장이 지난 7월 16일 기획재무본부 간부와 재무전략처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보낸 메일을 공개했다.

이 메일에 따르면, 김 부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작년에 'D등급', 금년 'C등급'이지만 사실은 본부장이 평가위원들에게 앵벌이 하여 얻은 점수임을 명심하시고, 실제는 전 공공기관 중에서 꼴찌한 것이 사실 아닙니까"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괄부서인 재무당국부터 늘어져 있는데 누가 위기감을 갖고 어려운 현실을 돌파하려 하겠습니까, 조직 전체에 위기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 전 임직원 부채감축, 수익증가를 위한 아이디어 창출대회, 부채감축 성과에 기여한 직원에 대해 특별승진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 등등...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전면 보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본부장이 평가위원들에게 앵벌이 하여 얻은 점수'라는 표현이다. 이는 기관경영평가 결과 중 재무본부의 평가결과(C등급)가 본부장이 평가위원들에게 '앵벌이(로비)'로 얻은 점수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게 김상희 의원의 문제제기였다.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이 공개한 김영우 한국철도시설공단 부 이사장의 메일 내용.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이 공개한 김영우 한국철도시설공단 부 이사장의 메일 내용.
ⓒ 김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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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김 이사장의 '앵벌이 표현'은 철도시설공단 재무본부의 경영평가 결과가 정상적인 평가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 재무본부장이 평가위원들에게 '앵벌이', 이른바 '로비'를 통해 얻은 점수라는 것"이라며 "즉, 비정상적이고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점수를 얻었다고 스스로 폭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정부 경영평가 결과를 대놓고 '앵벌이 점수' 때문이라고 말함으로써 정부의 경영평가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객관적이지 않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뿐만 아니라 경영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 온 직원들의 땀과 수고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부분은 반드시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앵벌이'의 실체를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부이사장은 "(메일의 내용은) 그런 차원이 아니고..."라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김 부이사장의 말을 끊으며 "시간이 없으니 답변은 거기까지만 듣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영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나섰다. 강 이사장은 "그 부분은 이사장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부 이사장에게 물었는데 왜 이사장이 답변하느냐, 시간 없으니 하자 마라"고 호통 쳤고, 강 이사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으니 제가 답변하겠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하자 마라, 왜 묻지도 않은 이사장이 답변하느냐"며 "할 말이 있으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하고 다음 내용의 질문으로 넘어갔다.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왜 답변을 못하게 하느냐", "시간이 없으면 위원장이 별도의 시간을 주어 답변하도록 해야 한다", "면박국감이라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왜 이런 식으로 질의를 하느냐"는 등의 위원장과 김 의원에 대한 질타성 의견을 표출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저의 질의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저는 부이사장에게 질의했는데, 이사장이 답변을 하겠다고 해서 못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구속된 박기춘 의원을 대리해 회의를 진행한 정성호(새정치연합, 경기 양주시동두천시) 의원은 "질의하지 않은 증인이 답변하는 것은 안 된다, 이 부분은 진행자에게 맡겨달라"며 여당의원들을 말렸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큰 소리로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진행을 하려면 똑바로 해야지...", "일방적인 의혹만 제기하고 답변을 안 들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외쳤고, 정 의원은 "제발 그만 좀 하시라", "너무 하시는 것 아니냐"며 새누리당 의원들을 자제 시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서로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한 차례 고성이 오간 뒤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신상진(경기 성남시중원구) 의원이 "김상희 의원이 시간이 없어서 답변을 못 듣겠다고 하니 제 질의 시간을 할애해서 답변의 기회를 주겠다"며 강 이사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앵벌이 표현은) 경영평가단 교수님들의 명예와 관련된 것이어서 반드시 말씀드릴 게 있다"며 "평가(공기업경영평가)를 하다 보면 설명이 미흡하여 추가로 자료를 제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교수님들 만나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강의실 앞에서 무작정 기다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결론적으로 더 열심히 하자고 한 표현이고, 격려의 의미를 담은 것"이라며 "결코 부적절하거나 불법한 처신은 없었다, 다만 표현이 과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근무하는 1300여 명의 직원들은 지난 17일 감사원에 제출한 국민감사청구를 통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김영우 부이사장의 사기행위로 인해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되고, 소송비용과 임금체불액에 대한 이자 상당액의 손실을 가져오게 됐다"며 "이를 조사해 혈세를 변상하게 하고 징계조치 등의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철도시설공단 직원 1300명 "부이사장 처벌해 달라"]


태그:#국정감사, #한국철도시설공단, #김영우, #김상희, #앵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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