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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가 18일 제221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성소수자 인권 보호 및 지원 조항'을 삭제한 내용의 '대전시 성평등 기본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대전지역 인권단체인 '양심과인권-나무'가 논평을 내고 강력 규탄했다.

양심과인권-나무는 이날 논평을 통해 "대전시의회 대다수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박근혜정권의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전횡하는 것에 대해 이제 그 입을 꼭 다물기 바란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대가 소수자 보호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어찌 일부 기독교인들의 삐뚤어진 장사 속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몇 달도 되지 않아 고쳤는가"라고 따졌다.

다음은 양심과인권-나무의 논평 전문이다.

대전시의회 성평등 조례 개악에 대한 논평
-역사의 수레바퀴에 밟히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릴 뿐이다.


오전에 대전시의회서 성평등조례 개악 안이 22명 시의원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대전시의회 대다수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박근혜정권의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전횡하는 것에 대해 이제 그 입을 꼭 다물기 바란다.

시대가 소수자 보호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어찌 일부 기독교인들의 삐뚤어진 장사 속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것을 몇 달도 되지 않아 고쳤는가.

오늘 조례를 통과시킨 이들에게 묻고자 한다.

시대가 성소수자가 인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전 세계를 둘러보면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는 나라가 선진국인가 아니면 성수자인권을 억압하는 나라가 선진국인가.

보편인권의 이념이 나날이 그 현실 적용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판에 시대를 거꾸로 돌리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대전시의원 그대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표를 가지고 있다는 일부 극성스런 기독교인들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어쩔 것인가.

그대들은 만약에 2,000년 동안 기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그 모든 원주민학살, 노예사냥, 전쟁, 마녀사냥, 제국주의 등 피비린내 진동하는 악행을 기독교 일반의 죄로 징치하고자 기독교를 전폐하자는 주장을 해오는 이가 있다면 그대들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그대들이 동성애를 혐오해서 내뱉은 선동의 소리들이 기독교를 전폐하자고 주장하는 소리들과 뭐가 다른가.

그대들의 행동은 진실한가.

오늘 시의회 앞에 와서 진을 치고 증오의 구호를 외치는 그대들은, 과거에 그대들의 교회와 교단이 저지른 교회세습, 성추문, 물신주의에 대해 한번 이라도 항의를 한 적이 있는지 돌아 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대들은 그동안 나라의 민주주의가 독재에 질식 당 할 때, 노동자들이 철탑에 올라가고, 농민들이 나락을 갈아엎고, 밀양에서 강정에서 억울한 주민들의 곡소리가 세상을 진동시킬 때 어디에 숨었다가 이제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반대하는 데나 힘을 쓰는가.

그대들은 알고 있는가.

그대들을 이끌고 있는 소위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배운 교리들은, 교부들이(아퀴나스, 아우구스티투스) 세운 것이고, 교부들이 가져다 쓴 이론들은 전부 동성애를 하거나 동성애를 즐겨하던 분위기가 팽배한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것이다.

시작이 그렇다고 이 방면에서 기독교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가.

그대들은 엄한 곳에서 장사하고 있다. 지탄받은 자신의 문제를 덮어두고 엉뚱하게도 소수자를 상대로 증오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당장 쇠잔해 가는 교회 세를 회복하는데 다소간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대가를 치를 것이다.

편협한 고집으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주장조차 이단으로 탄압하던 그대들의 선배들이 어떤 꼴을 당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살필 수 있는 기준은, 당연하게도 장애인, 성소수자 등의 인권이 척도다.

그대들이 노린 것이 구린내 나는 유권자의 표이던지, 증오의 장사 속이던지 역사는 인권이 증진되는 방향으로 간다.

거대한 수레바퀴에 밟히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다.

덧붙이는 글 | 대전충청 한줄뉴스



태그:#양심과인권-나무, #대전시의회, #대전시성평등기본조례, #성소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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