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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산가족들의 눈물 "죽기 전에 한 번만이라도..."
ⓒ 정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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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선(92) /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그거(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 보고서 혹시나 (상봉이) 될까 해서 또 왔어요. 죽기 전에 한 번 만나려고 했더니…."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에는 지난 25일부터 이산가족 상봉을 문의하는 실향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가족과 헤어진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가족을 간절히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김천영(79) /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950년 12월 15일에 저하고 아버지만 남쪽으로 내려오고, 어머니는 '안 나오겠다'고 해서 안 나오고 누님 한 분하고 동생 셋하고 이북에 다 있어요. 하도 오래되고 답답해서 여기 찾아온 거예요. 12월이 되면 헤어졌을 때 생각이 나고, 새해될 때 생각나죠."

[허아무개(75) /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황해도 옹진군 해남면에 살았는데 어머니, 아버지는 돌아가셨을 거고 동생들은 전쟁 때 피난을 못 나왔는데 동생들은 어디선가 살고 있을 거예요…. 꿈에 본 내 고향이지, 꿈 속에서 고향에 60여 년 동안 살다 보니까 (이산가족 상봉 진행 소식 듣고) '꿈이냐 생시냐'란 심정이고 고마워요. 최근 남북관계가 적대 관계였는데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게 된 것,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지금까지 모두 열아홉 차례 이뤄졌던 이산가족 상봉을 보면, 상봉 인원은 대부분 남북 가족 합쳐 200명 안팎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산가족 생존자는 6만6000여 명, 80세 이상의 고령자가 절반을 넘는다. 상봉의 정례화가 절실한 이유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돕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직원도 안타까운 마음은 마찬가지다.

[김숙자 /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총무]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 많아요. 들어보면 다 가셔야 될 분입니다. 어려워서 지금 하신다는 분도 계시고, 신청은 했는데 너무 연락이 없었다고 오시고. 너무 안타까워요. 연세들이 많잖아요. 귀도 잘 안 들려서 전화 드리면 화도 내시는데요. 빠른 시일 내에, 자주 (이산가족 상봉을) 했으면 좋겠어요."

대한적십자사는 남북 실무접촉을 준비하며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민원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

[정재은 /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과장] "어르신들이 기대를 많이 갖고 사무실에 찾아 오고 있어요. 과거에 신청했던 자료가 잘 되어 있는지, 선정이 이번에는 될 수 있는지 문의를 많이 하고 있어서 설명을 많이 해드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단은 실무접촉을 해봐야 상봉 날짜가 정해지고 거기에 따라서 행정 처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은 민원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례를 보면 대한적십자사는 고령자와 직계가족 우선 원칙을 기본으로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가운데 무작위 추첨과 건강상태 확인 등을 통해 상봉 인원을 2배수로 압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남북이 이산가족 생사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상봉 대상자를 확정하게 된다.

애타는 이산가족들의 적십자사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9월 초로 예정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이산가족 상봉, #대한적십자사, #남북 실무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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