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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과 위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8차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대 총선 선출직공직자 평가 반영 비율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지도 여론조사 35%,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 35%, 다면평가 10%, 선거기여도 평가 10%, 지역구활동 평가 10% 정했고, 평가결과 하위 20%는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과 위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8차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대 총선 선출직공직자 평가 반영 비율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지도 여론조사 35%,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 35%, 다면평가 10%, 선거기여도 평가 10%, 지역구활동 평가 10% 정했고, 평가결과 하위 20%는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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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을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본격 떠오를 조짐이다. 당 혁신위원회가 현역 의원 '물갈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다.

혁신위는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의 점수를 받은 의원들을 다음 총선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방안을 19일 제시했다. 2~5가지 항목을 토대로 평가를 실시해 당 소속 의원 129명 중 25~26명은 내년 총선 후보군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 사이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0여 명의 현역 의원에게 무조건 공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특히 선거기여도 등 일부 평가 항목을 두고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오는 20일 당무위원회를 기점으로 공천혁신안을 둘러싼 분열상이 본격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김상곤 "실력·도덕·정체성 검증으로 하위 20% 의원 공천 탈락"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은 19일 오전 공천 관련 혁신안을 발표하고 실력·도덕·정체성 등의 기준으로 현역의원을 평가한 뒤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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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의원 약 25명, 내년 총선 후보군에서 배제

혁신위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8차 혁신안의 핵심은 선출직공직자평가제도에 기반을 둔 시스템공천 방안이다. 국회의원·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에 영향을 미칠 중앙당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아래 평가위)의 평가기준과 적용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공정한 후보자 추천이 이뤄지도록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혁신위가 내놓는 새로운 시스템 공천은 실력, 도덕, 정체성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선출직 공직자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해 국민을 위한 참 일꾼과 기득권정치인을 엄정히 구분코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역 의원 평가는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나눠 실시한다. 지역구 의원은 ▲ 지지도 여론조사 35% ▲ 의정활동·공약이행도 35% ▲ 선거기여도 10% ▲ 지역구 활동 10% ▲ 다면평가 10%의 비율로 평가해 점수를 산출한다.

비례대표 의원은 의정활동과 다면평가 항목으로 점수 산출이 이뤄지며, 세부 비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반영 비율은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했다"라며 "비례대표 평가 비율은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평가는 원칙적으로 임기 중반부(중간평가 30%)와 다음 선거 6개월 전(최종평가 70%)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되지만, 현역 의원의 경우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이번에는 최종평가로만 100% 반영하기로 했다. 평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15명 이내의 외부인사로 전원 구성되며, 위원장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하도록 했다.

평가위가 내놓은 결과에 따라 각각 하위 20% 점수에 해당하는 지역구·비례대표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된다. 현재 새정치연합 소속 지역구 의원 108명 중 21·22명, 비례대표 의원 21명 중 4명 정도가 다음 총선에서 후보로 추천되는 기회를 잃는 것이다. 최종 공천 심사 과정에서 추가 배제될 인원까지 고려하면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평가위뿐만 아니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도 도덕적 하자가 있는 분들을 제외하고, 마지막 단계인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아래 공관위) 역시 별도 평가를 실시한다"라며 "(현역 물갈이 비율이) 최종 몇 %일지는 향후에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공천 관여"... "의원 반발 클 것"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과 조국 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8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김상곤 위원장과 조국 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8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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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소속 의원들은 '하위평가자 20% 공천 배제' 방안에 다소 놀란 눈치다. 앞서 지난 10일 당 의원총회에서 혁신위가 8차 혁신안 초안을 설명했지만, 당시에는 구체적인 공천 배제 비율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드러내놓고 반발하진 않으면서도, 1차 물갈이 비율 치고는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도권 지역의 초선 의원은 "혁신안이 확정되면 다음 선거에서 현역 의원 20여 명은 후보로 추천될 기회를 아예 잃는 것 아닌가"라며 "의원들의 반발이 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주류'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현재 우리 당에서 범죄 혐의로 조사받거나 재판 중인 현역 의원 13명까지 포함하면 물갈이되는 현역 의원이 30명을 넘길 수도 있다"라며 "일거에 의원들이 내쳐지면 당에 숙련된 정치인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혁신위가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자체가 월권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다선 의원은 "평가 결과에 따라 몇 %를 제외시키라고 하는 건 사실상 혁신위가 공천에 관여하는 셈"이라며 "평가위의 평가 내용을 공천 심사에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수준으로 요구하는 게 혁신위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3선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혁신위가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것은 다소 월권적인 요소가 있다"라면서도 "20%의 비율은 과거와 비교하면 최소한의 물갈이 수준이기 때문에 이걸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옹색한 일"이라고 말했다.

평가 항목 두고도 논란... 당무위 통과 가능할까

일부 평가 항목을 두고 모호하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의원들도 있다. 지역구 의원 평가 기준인 '선거기여도' 항목이 대표적이다.

새로 도입된 선거기여도 평가는 일부 의원들이 본인 총선에만 신경 쓰고 다른 선거에는 소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혁신위 관게자는 "당내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마련된 게 선거기여도 평가 항목"이라며 "의원 모두가 선거 때 열심히 뛰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련 평가 항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선거기여도는 총선 비례득표율과 임기 내 지방선거 광역비례득표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광역·기초의원 선거 결과도 동시에 활용된다. 만약 A 의원이 당선된 지역구의 2012년 총선 비례득표율이 50%인 반면, 이후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의 광역비례득표율이 20%이면 감점 요소가 되는 것이다. 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의석수가 임기 전과 비교했을 때 줄어들어도 점수가 깎인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의 책임을 의원에게만 돌리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지역적 상황 등 각종 환경적 변수가 득표율과 의석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차 혁신안 초안이 공개된 지난 의원총회에서는 "당 기반이 취약한 지역은 어떻게하나", "내부 경선에 반발해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라는 문제제기가 나왔다는 후문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캠프 등에 합류하는 사람들은 자기 지역 기초·광역 의원 선거운동을 챙길 물리적 시간이 없다"라며 "선거 결과만으로 기여도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꼬집었다.

의정활동·공약이행도 등의 정량평가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당직 활동으로 법안 발의 실적 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의원도 많다"라며 "단순히 법안 발의 건수 등의 수치만으로 성실성을 평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8차 혁신안을 20일 당무위원회에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이 당무위를 통과하면 평가위는 9월 안으로 꾸려지게 된다. 평가 기간은 1~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는 밀봉된 채로 공천 심사기구인 공관위로 옮겨진다. 의원 평가로 공천에서 배제되는 명단은 공관위가 열릴 다음해 1월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태그:#공천, #혁신위, #혁신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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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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