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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전라북도청사 시민투어 전라감영 복원을 위해 철거되는 옛 전라북도청사 일원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교수와 함께하는 도청사 현장투어’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오후 2시와 3시, 4시 등 하루 3차례씩 이뤄지게 된다. 전주시는 현장투어 후 곧바로 석면 제거공사에 돌입하게 되며, 이후 12월까지 본격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 김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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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3년 태종이 한반도를 8개의 도로 분할하면서 8개의 광역 행정구역, 다시 말해 팔도 체제가 이뤄진다. 이 체제는 1896년 을미개혁 때 팔도 중 다섯 개의 도가 남·북도로 나뉘기 전까지 유지된다. 전라도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로 분할된 것도 이때다.

조선왕조는 중앙집권 강화를 위해 각 팔도에 행정 사법 군사권을 가진 실질적 지방 통솔권자인 관찰사(감사)를 파견, 각 고을 수령을 감찰하게 했다. 당시 관찰사는 한 곳에 머무르며 업무를 보는 게 아니고, 각 고을을 돌아다니며 살피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조선 후기 관찰사가 특정 지역에 머무르는 체제로 바뀐다. 그래서 조선 팔도에 1곳씩 '감영'이 들어서게 되는데, 전라도 전체와 제주도를 관할하는 전라감영은 전주에 세워졌다. '전주 이씨' 이성계가 세운 조선에서 '전주'는 특별한 지역임에 분명했다.

감영을 만들려면 돈이 들게 된다. 관찰사의 격을 생각해도 가볍게 지을 수 없다. 전라감영 내에 있던 그 수많은 건축물 중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선화당' 하나 짓는 데만도 6천 명이 동원됐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 감영 전체를 완성하려면 어마어마한 재정적 부담이 뒤따르게 된다.

당시는 농업 사회다. 전라도는 평야가 넓어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다. 이에 조선 정부는 전국 팔도 감영 중 전라 감영을 가장 먼저 짓게 한다. 나머지 감영은 그 이후다. 전라 감영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조선 전체에서 상징성이 가장 큰 감영이었다. 

그 전라 감영 복원 사업이 이제 본격화한다. 일단은 완전 복원이 아닌 부분 복원을 택했지만, 상황 전개에 따른 여지는 있어 보인다. 복원사업의 첫 번째 공사가 바로 옛 전라북도청사 건물의 철거다.

1951년 한국전쟁 때 당시 도청사로 사용하던 건물과 선화당이 파괴되고, 이듬해 곧바로 지은 것이 현재 남아있는 건물이다. 이 건물 역시 60년 넘는, 전라북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건축물이지만 전라감영 복원을 위해 어쩔 수없이 철거되는 것이다.

옛 전라북도청사가 헐리기 전, 이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는 '현장 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17일까지 오후 2시와 3시, 4시 등 하루 3차례씩 이뤄진다.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장으로 나가기만 하면 된다.

감영 복원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60년 넘는 기억이 건축물과 함께 사라지는 것만 같아 무척이나 아쉽다. 기억을 담고 싶다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태그:#전라감영, #전라북도, #옛 전라북도청사, #복원,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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