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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이르지만 정부는 그저 부동상 활성화에만 혈안이 된 모습입니다. "빚 내서 집 사라"는 정부의 대표 정책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를 완화시킨 데 이어 2주택자 전세 소득 과세를 철회하고 재건축완화 정책도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세입자를 위한 정책'에 대한 전문가 기고를 싣습니다. [편집자말]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전세가 상승 기사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실질소득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인상된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족이나 친지 그것도 아니면 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다. 특히 월세 세입자들의 경우 월 소득에서 주거비로 나가는 몫이 갈수록 커져 생활의 부담이 되고 있다.

세입자들이 전월세 상승으로 경제적·심리적 고통을 받는 데에는 정부 책임이 크다. 주택은 국민생활의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정부는 도시화로 제한된 토지에 크게 늘어난 주택 수요로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안정적인 주거 보장을 위해 주택 공급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는 주택이 '보유'에서 '사용수익'으로 변화하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대형 평수 공급에 초점 맞춘 정부, 렌트-푸어 양산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 원인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들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이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 원인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들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다.
ⓒ 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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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양극화로 다수 국민의 실질소득이 정체돼 주택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세입자를 포함한 국민들은 주택 매입보다 임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택정책은 세입자들의 소득과 부담 능력을 고려해 이용 가능한 소형주택 공급에 초점을 두어야 했다.

그런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재건축·재개발이 이뤄졌고, 공영개발에서도 대형평수 위주의 공급이 시행됐다. 그리하여 지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거품 붕괴가 우리나라에서도 이어졌다. 대형 평수 주택의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가, 소형주택 임대료 폭등으로 렌트 푸어가 양산된 것.

또한 우리 정부는 국민들의 인구구조, 특히 가구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 적극 대처하지 못했다. 주택 실수요자인 1인가구와 2인가구에 맞게 소형주택이 공급되어야 했지만 정부는 반대로 32평형 이상 대형평수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소형주택 공급부족으로 임대가격 폭등을 낳는 원인을 제공했다.

1인가구 공급 부족으로 40여만 명의 1인 가구는 아주 높은 월세를 내고 주택법과 건축법이 주택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1~2평의 고시텔과 원룸텔에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임대료를 임대인과 임차인간에 결정하라고 하면, 임대인 우위의 시장논리로 인해 임대료는 계속 인상될 수밖에 없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부동산 시장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의 반(서울 60%, 수도권 55%)을 차지하는 임차인들의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공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그 주요한 수단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다.

모든 세입자들이 바라는 것은 안정적 주거 환경

세입자들이 원하는 것은 계약기간에 대한 안정적 보장과 임대료 상한제이다. 우선, 임대차 계약기간의 안정적인 보장을 따져보자. 현행 임대료보호법에는 임대차계약기간을 2년간 보장하고 있다. 즉, 계약기간 2년이 끝나면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 지금과 같이 임대료 인상 폭에 대한 일정 기준이 없는 조건 하에서는 임대료가 대폭 오를 수밖에 없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들은 짐을 싸서 다른 주거지를 찾아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 이에 전국세입자협회에서는 3년계약 기간 보장과 함께 1회에 한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6년 보장이다.

그리고 임대료 인상폭을 제한하는 '임대료 상한제' 실시다. 현재 임대차보호법에도 임대료 인상폭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 현행법은 계약기간 2년을 보장하고, 중간 1년에 인상 폭이 임대료의 5%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하는 상한선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법적 계약기간 2년이 끝나면서다. 다시 새로운 계약을 해야하는데, 이때 임대료 인상 기준이 없어, 세입자들은 임대인이 전세나 월세를 얼마나 올릴지 전전긍긍하게 된다.

2013년 말 기준으로 5년간 서울지역의 전세가 상승률은 32.6%였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이 4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반기 월세 비중). 보증금의 월세 전환이율도 예금금리의 배가 넘는 연 7~8%선으로, 세입자들의 월세 부담이 너무 크다.

임대료에 대한 공적 기준이 필요한 이유

 12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 중개소.
 12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 중개소.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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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민 생활필수품인 쌀, 공공서비스요금 등에 대해서는 물가 관리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생활필수품 중에 필수품인 주택에서 대해서는 별로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전세가 폭등은 다른 필수품의 가격 상승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폭이 크고, 월세가 폭등하면 세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데도 말이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주거의 안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에 전국세입자협회에서는 해마다 임대료 3.3%를 인상 상한선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임대료 산정 기준인 '공정임대료' 제도 도입의 공론화를 제안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세나 월세 가격은 부동산시장에 맡겨져 있지, 공적 기준이 없다. 임대료 산정 기준에 대한 법이나 제도가 없다는 말이다. 지역에 따라 공적인 사회기구에서 마련한 지역 임대료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지역 임대료를 기준으로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임대료가 결정되어야 세입자들의 불안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다.

공정임대료는 기본적으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같은 OECD국가인 독일은 '기준 임대료', 영국은 '최대공정임대료', 프랑스는 '균형임대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앞서 주장한 임대차보호법 개정은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결정한다. 계속된 전·월세가 상승이 중요한 민생현안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개정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국회에만 맡겨서는 개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반대 때문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집값 거품은 빠졌다, 빚을 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을 주요한 내수경기부양책으로 내걸고 있다. 집권당이 집값을 올리는 정책을 내걸고 있는 것이다. 집값이 오르면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집주인' 새누리당만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재보선 대승, 웃음 짓는 이완구-김무성 7.30재보선 결과 새누리당 후보가 총15곳 중 11곳에서 당선되어 대승을 거둔 가운데,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 재보선 대승, 웃음 짓는 이완구-김무성 7.30재보선 결과 새누리당 후보가 총15곳 중 11곳에서 당선되어 대승을 거둔 가운데,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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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임대인들로, 사실상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의 이해당사자이다. 법안 개정이 쉽지 않은 이유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3년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평균재산은 23억 원(재산이 500억이 넘는 정몽준, 김세연, 박덕흠 제외)이다.

한 경제연구원 글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73.6%를 차지하고, 재산신고 부동산가격의 공시지가는 실거래가의 반영비율은 59.9%(2012년 기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74%, 2013년 국토교통부 국회 자료)이다. 이를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평균 재산 신고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평균재산 23억 원 중 부동산이 공시지가로 16억9280만 원(평균재산 23억 원의 73.6%)이고, 이를 실거래가 반영비율 59.9%로 환산하면 부동산실거래가는 28억2604만 원이다.

부동산 실거래가 약 28억 원을 보유한 사람은 거주주택이 아닌 다른 임대부동산(상가, 주택, 토지 등)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임대인들인데 그들에게 세입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임대차보호법개정을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 나무에 올라 고기를 구한다'이다.

국회에서 다수당을 점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정책과 인적 구성이 세입자들의 요구와 완전히 반대인 상황에서, 임대료기준책정과 임대료 상한제 그리고 임대차 기간연장을 포함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되기 위해서는 무주택 시민인 세입자의 대중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세입자들이 바라는 바람은 다음과 같다. 한 곳에서 오래 정착하여 주거안정을 이루어, 보금자리인 가정을 안정시키고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소득대비 부담 없는 전·월세 가격 결정으로 경제생활이 윤택해지고, 부동산 시장 논리에서 주거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정책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전국세입자협회 자문공인중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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