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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 광경
▲ 세월호 참사규탄 촛불집회 광경 세월호 참사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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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30일, 대구시내 한복판인 민주광장 앞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리본이 물결처럼 흩날리고 있었고, 세월호 모형을 본따 만든 배에 빼곡히 적힌 '무사생환을 기원합니다', '꼭 살아 돌아오세요', '하늘에서라도 편히 쉬세요'라는 글귀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는 그동안 시민단체와 실종자, 유족들이 주장했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천만 서명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시민들의 자유발언, 문화공연, 촛불행진 순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 결성된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박근혜 정권의 심판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고 나섰다.

기자와의 인터뷰에 나선 백현기 공동대표(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는 "보수 언론이나 현 정부에서는 세월호의 모든 책임이 마치 유병언에게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도 본다"고 지적하면서 "아직까지도 정부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미적거리는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 광경
▲ 천만서명운동의 모습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인 서명운동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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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호 인권연대 상임활동가도 "대통령 담화에서는 진상규명이 빠져있었고, 신속한 대안마련이나 안전대책들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미흡하다는 것이 안쓰러울 따름이다"고 말하면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진단이 분명하게 나와야 진단도 분명하게 나오는데 정치적 판단으로 여전히 오리무중이니 국민들은 촛불행동이나 서명활동을 지속하면서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발언에 나선 황동환 신부(천주교대구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는 "실체가 없는 좌파 운운하고 종북 타령하는 것 이제 지긋 지긋합니다. 저 더러운 세력들이 활개치고 다니는데도 그저 직접적으로 피해가 없다고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한두 걸음 뒤에서 방관하는 동안, 우리가 지쳐 체념하고 방관하는 동안 세월호가 침몰하고, 대한민국이 침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황 신부는 "우리가 지쳐 체념하고 잊어버리는 순간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이웃들이 우리 가족들이, 또 나 자신도 죽음에 내몰릴 수 있습니다"라면서 "참담하고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할 말도 하지 못한 채 살았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이제 우리는 가만히 있지 말고 돌멩이라고 던져야 합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촛불행동에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대구여성의 전화 김소정씨는 "저는 이번 참사로 인해 얼마나 인간존중이 사라진 사회에 살고 있는가를 처절히 느끼게 한다"고 말하면서 "가만히 있으라, 조용히 해라, 내 말 들어라, 경쟁에 이겨 승리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로 알고 살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그는 말미에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거나 멈추지 말고, 이번 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우리의 분노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용기를 북돋았다.

어린 자녀를 안고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회사원 전재철씨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힘들까하는 생각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오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잘못이 있으면 잘못이 있다고 말해야 할 텐데 묵묵부답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두아이를 키우고 있고 5개월차 임신부인 김나영 주부는 "한달이 지났다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1년이 지났다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있는자들 권력자들 자기들의 이익과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국민들의 목숨은 파리목숨처럼 여기지 않나요?"라며 "단 한표도 주지말고 투표로서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자"고 호소했다.

세월호참사 규탄 촛불행사에는 한 여성단체의 세월호를 주제로 한 카드섹션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펼쳐진 침묵 촛불행진에는 어린 유모차를 대동한 부모들과 나이든 어른, 정복을 입는 수녀들까지 침묵행진 내내 촛불을 들고서 행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월호참사 규탄 침묵 촛불행진의 모습이다.
▲ 세월호 참사규탄 거리행진 세월호참사 규탄 침묵 촛불행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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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촛불 행진에 이색적인 참가자인 수녀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수녀님의 모습 침묵촛불 행진에 이색적인 참가자인 수녀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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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문화공연에 나선 내목들(내목소리가 들리긴 들리나요)의 '얘들아, 올라가자'란 노래와 '한낮의 꿈'이란 추모곡들이 불릴 땐 참석자 모두가 숙연한 가운데 몇몇은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세월호사고희생자, 실종자, 생존가가족대책위가 1000만 서명촉구를 호소하는 발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민간인 잠수사 사망사건이 발생해 행사를 취소한 채 발길을 돌리기까지 했다.

30일 현재 대구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지지서명에 약 1만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세월호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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