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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불교계가 '종교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 후보가 지난 5월 2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임원회의에 참석해 '교육감으로 당선되면 학내 신우회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측은 지난 23일 JTBC와 한 인터뷰에서 한기총 임원회의에 참석한 적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측은 지난 23일 JTBC와 한 인터뷰에서 한기총 임원회의에 참석한 적 없다고 밝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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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 24일치 7면 기사 <고승덕 "당선되면 학교 신우회 구성 지원">이었다. 이에 대해 고 후보 쪽은 지난 24일 반박 보도자료에서 다음처럼 해명했다. 신우회는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교직원들의 모임이다.

신우회의 구성을 적극 지원 하겠다"는 말은 사실과 다릅니다. 종교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 하게 하는 학교가 있다는 말에 아래와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종교는 자유를 보장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종교 동아리 활동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입니다. 이것은 모든 종교에 해당되며,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학교나 교장이 있으면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 후보 쪽 관계자는 "이 보도자료는 고 후보가 미리 검토한 뒤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한기총 임원회의 취재 기자가 제공한 녹취록 입수

하지만 기자는 27일 이 같은 고 후보의 보도자료 해명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녹취록을 입수했다. 이 녹취록은 지난 20일 오전 11시부터 한기총 임원회의를 직접 취재한 한 종교매체 취재기자가 기자에게 직접 제공한 것이다. 이 기자는 "녹음한 내용을 풀어서 쓴 고 후보의 당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신우회' 관련 고 후보의 녹취록 전문이다.

"우리 아이들 교육을 하는데 신우회 활동 같은 것이 많이 위축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우리 중고등학교에서 신우회, 교장 선생님들이, 신우회 못하게 하는 학교들이 꽤 된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시정하고 하나님 그리워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 신앙만큼 하나님나라 구현하면서 살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녹취록 내용을 보면 당초 보도된 것처럼 "신우회 구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 하지만 고 후보 쪽이 낸 보도자료 또한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 후보는 "종교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학교가 있다는 말에 (나중에)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지만 녹취록을 보면 그렇지 않다. 신우회 문제를 스스로 먼저 꺼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당시 한기총 회의를 직접 취재한 한 기자는 "신우회에 대한 목사들의 질문이 따로 없었는데 고 후보 스스로 인사말을 할 때 신우회 문제를 꺼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자도 "신우회에 대해 목사들이 먼저 질문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 후보 쪽 "후보가 정확한 발언 기억 못했을 수 있다"

고 후보 쪽의 보도자료 내용에 실린 고 후보의 발언록에는 신우회란 말이 빠져 있다. 오히려 '모든 종교에 동아리 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녹취록 내용을 보면 고 후보는 "모든 종교"란 말을 하지 않았고 "신우회"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 후보 쪽 관계자는 "당시 많은 행사에 참석하다보니 후보님도 정확한 워딩(발언)을 기억하지 못했을 수 있다"면서 "보도자료에서도 '그런 취지'라고 말했지 발언을 정확하게 옮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우회에 대한 사전 질문이 없었다'는 지적과 관련 "다른 자리에서 누가 질문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앞으로는 신우회 건에 대해서는 공식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고승덕 , #서울시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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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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