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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9일 정의당 대구시당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가 지난 9일 정의당 대구시당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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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대구에서 지방정치를 20년간 독식한 결과, 대구는 굉장히 침체적·배타적으로 굳었다. 또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안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복지'를 잘하는 정의당이 대구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보겠다."

이원준(45)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는 "새누리당이 대구 지방정치를 20년간 독식한 결과, 대구가 굉장히 침체적이고 배타적인 도시로 굳었다"라며 대구 정치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지난 9일 정의당 대구시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이 후보는 "'복지'를 잘하는 정의당이 지역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안전'을 최우선 공약으로 꼽았다. 2003년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이었던 그는 당시 일어난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와 지난 4월의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입술을 꽉 물었다. 그러면서 "두 사고를 보면 비정규직, 인원감축 문제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비용이나 수익보다 안전과 생명을 우선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말 개통을 앞둔 도시철도 3호선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무인 운영, 5개 역마다 안전요원 배치, 비상대피로 미비 등 여러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으며 "지금 상황에선 절대 개통되어선 안 된다, 무인운영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전이 확실히 보장된 후에 개통해도 늦지 않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모든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책사업이나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 '골목상권'을 잘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골목골목의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가맹료·수수료에 시달리지 않도록,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잘 살려야 한다"라며 "대형마트의 영업시간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품목도 제안할 것"이라 다짐했다.

이원준 후보는 "청년 문제는 대학과 연계되어야 한다"라며 "학비를 번다고 아르바이트 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위해 지방정부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중소기업의 대학 졸업생 채용률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 전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 복지사회로 나아가는 계기 만들어야"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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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원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대구시민들은 '정의당'이란 정당을 생소해 한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2012년에 통합진보당에서 나와 창당한, 1년 반 정도 된 진보정당이다. 덜 경직되고 겸손한, 새로운 정당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 당은 잘 몰라도 당의 얼굴인 심상정·유시민·천호선·노회찬 이런 분들 이름은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 우리 정의당은 '복지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계기는 뭔가? 다른 후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대구 사회가 침체되어 있고 배타적이며 역동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20년간 지방정치를 독점해 오면서 대구 시민들은 변하지 않는 정치현실에 대해 불신이 생겼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안적 역할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를 하고 우리 사회가 복지사회로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역할은 제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자부한다. 대구에서만 시행되지 않는 친환경 무상급식 실현과 안전문제 해소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복지에 대한 정책은 그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 도시철도 3호선이 올해 말 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안전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았다. 무인운영, 비상대피로 미비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무인운영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5개 역마다 안전요원을 배치하겠다는 것도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다. 안전요원이 역마다 없는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즉각 대처가 어렵다. 또 만일의 사고로 전동차가 역과 역 사이의 구간에서 정차하면 스파이럴 슈트(비상탈출장치)를 타고 땅으로 내려오게 한다는데, 그러려면 누군가 아래에서 교통통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탈출하면서 도로에 다니는 차와 부딪혀 또 다른 사고가 날 수 있다. 스파이럴 슈트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비상대피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미관상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무인운영을 철회하고 안전이 100% 보장된 후에 개통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되는 안전한 대구를 만들 것이다."

-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공약을 이야기해 달라.
"대구의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제껏 많은 시장 후보들이 '대기업을 유치하겠다'고 외쳤지만 결국 제대로 실현되지 않았다. 무슨 시티나 폴리스, 국책사업, 대기업 유치에 목매는 건 이제 아니라고 본다. 지금 있는 테크노폴리스, 이시아폴리스, 메디시티 등은 서민들의 삶에 직결되는 부분도 아니다.

지역의 중소기업을 제대로 육성해내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면 곧 경제가 성장할 것이다. 그러면 청년들도 중소기업을 등한시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에는 자영업자의 비율도 높고 요즘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많이 뛰어드는데 높은 가맹료와 수수료에 시달리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쇠퇴를 막기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도 물론 제한해야겠지만 판매되는 품목도 제한할 것이다."

"골목상권 살리려면 대형마트 품목도 제한해야"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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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일자리나 청년 교육에 대한 이 후보의 생각은?
"청년들이 수도권에 있는 대학으로 가고 있다. 대구의 대학교육이 잘 되어야 한다. 학비를 마련한다고 아르바이트 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위해 시가 나서서 학자금 대출 이자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지역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늘리고 복리후생도 잘 마련해 대학 졸업생들이 대구를 떠나지 않도록 할 것이다."

- 장애인과 여성에 대한 정책을 소개해 달라.
"우선 대구시에서 장애인 정책을 전담하는 공무원의 수가 적다. 다른 지역에서는 예산 배정을 늘려 장애인의 활동보조를 돕거나 주거권·탈시설권을 잘 확보하는데 대구도 이렇게 하려면 장애인 담당 부서를 확대하고 인력도 늘려야 한다.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잘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세워야겠다고 고민하고 있다. 대구는 저상버스 도입률도 낮은데, 노후된 버스를 교체할 때 그 버스들을 저상버스로 교체하겠다. 또 택시가 너무 많은 '택시과잉' 현상이 있는데 이를 나드리콜(장애인 등 대중교통약자를 위한 특별 교통수단)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의외로 '생활안전' 요구가 절박하더라. 여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일상 속의 성범죄나 각종 사고를 예방하도록 힘쓰겠다. 또 남성과 같이 사회생활을 하며 경쟁하는 여성은 가사노동이나 육아 등 또 다른 어려움과 맞닥뜨린다. 여성이 겪는 문제를 감수성 있게 바라보고 관련 정책과 문제를 풀어나가겠다."

- 대구의 슬로건은 '컬러풀 대구'인데 정말 대구가 '컬러풀'하다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는 게 진정한 '컬러풀'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대구의 행정문화는 상당히 경직됐고 배타적이다. 컬러풀한 대구를 만들려면 그 바탕에 정치적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역 내에서도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장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라 할지라도 그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정을 잘 꾸려나가야 한다."

- 대구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시민들도 느끼듯 대구라는 지역사회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제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대구는 낙후됐고 활력 없으며 침체됐다. 정치적 균형과 견제가 없이는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 선거는 당선자를 가리는 역할도 하지만 선거를 토대로 우리 지역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한다. 대구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 방향에 대해 고심하고 노력하는 정의당과 저 이원준에게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6.4지방선거 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6.4 지방선거, #이원준, #대구시장,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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