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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운데), 최경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웃음짓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운데), 최경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웃음짓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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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2번 얻고 새 정치 잃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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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봐야 할 정도 충격" … 안철수 6시간 반 두문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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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더 이상 '새 정치' 말하지 말라" <동아일보>
"새 정치는 완전히 땅에 묻혔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
"오늘 철수하면 내일은 안 철수할 것인지, 이러다 여의도에서 철수하지 않을지…."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11일자 보수언론 기사 제목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들의 발언입니다. 예상했던 대로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여론조사와 전당원투표로 결정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에 대해 보수언론과 여당인 새누리당은 안철수 대표를 정조준 하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그들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새 정치'의 명운을 걸었던 안 대표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합니다. 비난의 수위는 꽤 높습니다. 어느 정치평론가의 말대로 새 정치에 대한 '저주의 굿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일까요?

새 정치를 향한 '저주의 굿판' 시작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 공동대표 이름을 갖고 조롱하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을 향해 성토하고 나섰습니다. 안 대표의 측근인 김효석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철수(撤收) 정치' '안 철수(撤收) 정치' 라고 표현하는 것은 좀 삼가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습니다. 사람 이름 갖고 희화화 하는 것은 막말 정치라고 못 박았지요.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보수언론을 겨냥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야당 대표의 이름 갖고 비아냥거리면 언론이 이를 바로잡아줘야 하는데 오히려 언론이 더 나서서 부추길 수 있느냐"고 한탄했습니다.

그러나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의 이 같은 공세는 솔직히 어불성설입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제일 먼저 깬 건 박근혜 대통령이니까요. 왜 약속을 깼는지, 그 약속을 지킬 의사는 있는 건지 한번 만나 얘기나 좀 해보자며 청와대 민원실에 직접 찾아가 면회신청서까지 쓰고 온 야당 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면담불허' 통보까지 했습니다. 공천제도가 엄연한 현실에서 한쪽은 공천하고 한쪽은 공천하지 않았을 때 그 선거결과가 어떻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데 그걸 역으로 공격하다니, 한마디로 '헐!'입니다.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은 6·4 지방선거에서 '안철수의 새 정치 흔들기'에 올인 할 것 같습니다. 안 대표를 향해 '새 정치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믿지 못할 정치인' 정도로 계속 흠집을 내겠지요. 야당의 주요 선거 전략인 '약속 대 거짓 프레임'의 물타기 용으로도 쓸 것입니다. 이런 공격이 계속 이어질텐데 안 대표는 무슨 재간으로 이 공격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보수언론과 여당이 안 대표의 새 정치를 정조준 하는 이유는 아주 분명합니다. 여당은 공천하고, 야당은 공천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이 전국의 기초 선거구(단체장 226곳+의원 2898명)를 거의 석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니까요.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자살골을 기대했는데 정작 진검승부를 하게 됐으니 많이 당황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잠깐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충고입니다. 이 의원은 얼마 전 페이스 북에 글을 올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공약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약속을 중시하는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지요. 그러나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사과는커녕 일언반구 말이 없습니다.

이 의원은 또 "새누리당은 눈앞의 이익을 택할 것인가, 선거 후 거센 정치적 혼란을 택할 것인가 선택해야 한다"며 "함께 약속한 야당 또한 치밀하지 못한 협상력과 치열하지 못한 투쟁력으로 공약 실천을 끌어내지 못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거는 공평하게 치러져야 한다"며 "여당은 공천하고 야당은 무공천하고 치르는 선거는 그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 피차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의 (기초공천으로의) 회군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의 결론 "정부 여당 견제할 힘 가져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밝은 표정의 안철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국회 의원총회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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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끝까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집할 것 같았던 안 대표는 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로 한 발 물러섰습니다. 여러차례 선거를 경험한 당내외 여러 인사들이 안 대표를 압박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선거결과가 나쁘게 되면 그 책임을 다 어떻게 지나 고민도 됐을 것입니다.

안 대표의 말대로 이번 여론조사의 결론은 "일단 선거에서 이겨 정부 여당을 견제할 힘부터 가지라는 국민의 명령"입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의혹,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등 도처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붕괴 사건들은 야권의 선거승리 없이는 한 발짝도 진도를 낼 수 없는 이슈들입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면 모든 특검은 날아간다"며 "더불어 민주주의도 민생도 책임지기 어려워진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안 대표는 11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저는 이제 혁신의 선봉장이 돼서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강조한 대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보기에 깨끗한 후보, 능력 있는 후보, 지역 주민을 위해 헌신할 후보를 엄선해 추천하는 일"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태그:#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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