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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의 숙청 이후 북한의 움직임에 큰 관심이 쏠린다. 특히 많은 보수 언론들이 북한이 내부 체제 안정을 위해 대남도발을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일 보도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

그러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와의 인터뷰에서 "일어날 수 없는 시나리오"라 단정했다. 도발하려면 2차 가격능력이 있거나, 전혀 잃을 것이 없어야 하는데 북한은 둘 다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2차 가격할 힘은 없지만, 잃을 것은 조금 있다. 김정은 체제 이후 개혁개방노선으로 인해 얻은 성과를 한순간에 흩어지게 할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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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제거는 권력문제... 개혁개방노선 유지될 것"

"(장성택 숙청 배경과 관련해) 김정은의 정서가 문제였지 않나 싶다. 장성택은 후견인이자 고모부다. 후견인만 됐어도 괜찮았을 텐데, 고모부였기 때문에 불편했다고 본다. 그게 권력의 속성이다. 장성택은 실질적으로 집안의 어른인데 집안의 어른을 밑에다 깔 수 있겠나. 우리도 가령 캠프에서 활동했던 사람 중에 밑에서 부리기엔 곤란한 사람들이 있으면 아예 안 데리고 가지 않나."

"(김정은 체제의 노선 변경 가능성에 대해) 장성택을 제거한 것은 권력의 문제로, 노선투쟁의 형식을 띤 게 아니다. 따라서 김정은이 그동안 유지해왔던 정책노선인 개혁개방노선은 그대로 유지하리라 본다. 개혁개방노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징표는 박봉주가 그대로 총리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성택 사건은 김정은과 장성택, 두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의의와 배경을 분석하는 것이 더 실체적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본다"

"대남도발? 일어날 수 없는 시나리오"

"(체제안정을 위한 대남도발 가능성에 대해) 내부의 불안정함을 무마하기 위해 대남도발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6·25 이후 계속 나왔던 시나리오다. 그래서 대남도발로 대내결집을 도모해 체제를 안정시키려 한다고. 그 시나리오는 정말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남쪽으로부터의 반격이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대남도발을 해서 북한 체제가 살아남겠나. 저들은 계산이 정말 정확하다. 그래서 벼랑 끝 전술을 쓴다.

상대가 더 세게 나올 것 같으면 방향을 틀고 꼬리를 내리는 사람들이다. 94년도 북핵 위기 때도 미국이 폭격하려 하자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카드를 꺼내 도망가지 않았나. 도발하려면 도발 후 상대가 나를 때린다는 예상 하에 나도 때릴 수 있는 힘, 즉 제2차 가격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북한한텐 그런 힘도 없고, 그렇다고 근거 없이 일을 벌일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북한도 이제 잃을 것이 조금 생겼기 때문에. 그나마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어렵사리 만든 성과가 한순간에 흩어질 수 있는 일을 저지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북한관리에 도덕적 잣대 들이대면 안 돼"

"(정부 대응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하고 대책을 세워놓을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마치 이후 상황의 전부인 것처럼 말하며 신문방송에 도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치적 의도가 상당히 담겨있고, 일부 언론이 협조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결국 종북몰이다. 추종의 대상이 이렇게 문제가 있는데 우리가 계속 종북몰이를 안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몰고 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본다.

… 북한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 진정성이나 신뢰, 다 도덕적인 기준에서 나오는 얘기들이다. 대화가 아니면 안 된다. 압박과 포위, 봉쇄로는 도저히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태그:#이털남, #장성택 숙청, #대남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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