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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경독서>를 펴낸 목수정 작가.
 최근 <월경독서>를 펴낸 목수정 작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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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좌파', '감성좌파'로 불리는 재불작가 목수정이 이번엔 '월경(越境)'을 주제로 한 책 <월경독서>를 펴냈다. 다소 당황스러운 제목을 지닌 이 책은 목수정 작가의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의 '보이는 팟캐스트'를 통해 목수정 작가는 자신이 느낀 성찰을 꼼꼼하게 그러나 과감하게 풀어놓았다. 특히 목 작가는 프랑스와 한국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한국 사회가 고민해보아야 할 숙제를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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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란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삐딱선을 타는 사람"

▲ [이털남2-424회]경계를 뛰어넘다, 감성좌파 목수정 신간 '월경독서'를 펴낸 목수정의 인생은 '월경' 그 자체다. 프랑스와 한국을 넘나들며 프랑스를 통해 한국사회를 조명하는 목수정 작가의 이야기를 '보이는 팟캐스트'에 담았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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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의 책을 내면서 각각 '생활좌파', '감성좌파'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목수정 작가에게 '좌파'란 어떤 개념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스스로도 의문을 품었다는 목 작가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자신들을 좌파라고 지칭하는 프랑스 사람들을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목 작가는 좌파를 '주류에 편승하지 않고 정답이라고 주어진 것에 삐딱선을 타는 사람'이라 규정했다. 즉, 철학하는 태도처럼 정답을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뒤집어보고 검증하면서 새로운 답을 끄집어내고, 그럼으로써 세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시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파리에서 20여 년을 지냈던 홍세화씨는 일찍이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강조하기도 했다. 목수정 작가는 '똘레랑스'가 좌파뿐 아니라 프랑스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것이라며 "프랑스에도 극우에서 극좌까지 모두 존재하고 선거철만 되면 서로 티격태격 싸우지만 한국 국회의원들이 싸우듯이 폭력과 막말이 오가진 않는다. '그럴 수 있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에게 월경은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그러나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즉 '똘레랑스'를 정신적으로 익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서로에게 그어놓은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뛰어넘는 일이 마음먹는 만큼 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상'이라는 잣대를 설정하고 개개인에게 그 잣대를 일률적으로 들이대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목수정 작가는 한국의 이런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 경계를 뛰어넘는 것, '월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특히 한국인들은 모두 월경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더욱 극복해보겠다는 월경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끝도 없는 경주 속에서 불행의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사태, 오랜 독재의 바탕이 만든 것"

목수정 작가의 삶은 '월경' 그 자체다. 목수정 작가가 몸담았던 한국관광공사, 대학로 연극판, 국립발레단, 민주노동당은 접점이라곤 전혀 찾아보기 힘든 공간들이다. 그러나 목수정 작가는 "하나하나의 단계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각각 별개로 보이는 것들 사이사이의 접점을 찾아내며 월경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목수정 작가는 지금도 한국과 프랑스의 국경을 넘나들며 작금의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프랑스에서 찾고 있다. 올 8월 한국에 귀국하자마자 국정원 촛불집회에 참석했다는 목 작가는 국정원 사태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생각을 전해주기도 했다. "(국정원 사건을 들은) 프랑스인들은 모두 재선거를 당연히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며 "심지어는 프랑스 서명운동 사이트 관계자가 '부정선거로 당선된 사람을 왜 대통령이라고 적느냐'고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인들은 왜 이런 반응을 보였을까? 목수정 작가가 전한 이유는 이런 것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국정원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려면 독재의 오랜 전통을 지니며 상명하달의 시스템에 오래 길들여진 바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지시에 아무 소리 안 하고 일괄적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히 프랑스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간혹 '꼴통'이라 여겨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한 사람들도 이런 지시를 절대 생각할 수 없다. 분명 누군가에 의해 발각될 수밖에 없고 그것만으로 자폭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태그:#이털남, #목수정, #월경독서, #감성좌파, #생활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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