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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3륜 오토바이 택시
 베이징의 3륜 오토바이 택시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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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륜 오토바이 택시 몰고 가는
인민의 뒤태,
지투(?) 지투(?) 한다
- 이상옥의 디카시 <북경>

중국의 부상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0년 일본을 추월하여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2007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된 지 4년 만에 'G2'의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마저 추월하고 세계 경제대국에 오를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은 막강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사들인 바랴크 항공 모함을 개조해 2012년 9월 랴오닝함으로 명명하고 취역시킨 바 있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이 랴오닝함에 승선한데 이어 항모 탑재 전투기 젠-15 조종석에 직접 탑승한 사진이 공개되어 화제가 됐다. 중국은 랴오닝함에 이어 오는 2020년까지 항공모함 2척을 추가로 건조해 3개의 항공모함전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항공 모함에 탑재기, 구축함과 상륙함, 잠수함 등이 딸린 미 해군 항모전단 1개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우리나라 국방비를 웃돈다고 하니,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은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꿈도 꿀 수 없다. 아직까지 중국의 항모는 규모 면에서는 미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지금 중국의 부상 속도로 보아서 군사력에 있어서도 곧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듯하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의 다섯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0호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1호와 도킹하는 데 성공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지 않았는가.

거칠 것 없이 승승장구하는 G2 중국의 수도 베이징(북경)은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벤츠가 쌩쌩 달리는가 하면, 3륜의 오토바이 택시, 금방 바퀴 하나가 빠져 뒹굴 것처럼 위태롭다. 최첨단 빌딩이 서로 다투듯 하늘로 치솟는 베이징 도심에 곧 쓰러질 듯 위태위태한 3륜 오토바이 택시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누빈다.

베이징 중앙부에 소재한 100만 명 수용도 가능한 세계 최대의 천안문 광장.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국기 게양식을 보는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다.
 베이징 중앙부에 소재한 100만 명 수용도 가능한 세계 최대의 천안문 광장.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국기 게양식을 보는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다.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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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을 몇 번 다녀왔지만 천안문은 지난 2월 겨울방학 막바지에 둘러보게 되었다. 베이징 중앙부에 소재하면서 동서 500m, 남북 800m, 총 면적 44만㎡의 세계 최대 광장으로 알려진 천안문.

천안문 광장은 1651년 설계된 이후 1958년 확장공사를 거쳐 현재의 규모가 되었다고 하는데, 100만 명의 인원도 수용할 수 있어 대규모 군중시위, 집회, 경축행사 등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하루 두 차례 국기 게양식과 강하식이 치러지는데, 이 광경을 보기 위해 광장 주변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들은 다름 아닌 지방에서 온 중국인 여행자들로 이 식에 참가하는 게 일생의 과업이라고 한다. 이때 중국인들은 오성홍기를 바라보며 무한한 애국심을 느끼다고 하니, 이 또한 거대 중국을 하나로 묶는 상징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런 이채로운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또한 외국관광객들이 천안문에 모여든다.

천안문을 둘러보고는 택시를 잡으려고 하니, 사람들이 많아서 도무지 택시를 탈 수가 없다. 해서 할 수 없이 탄 것이 바로 3륜 오토바이 택시다. 드넓은 차도를 쌩쌩 달리는 고급 자동차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토바이 택시가 보란 듯이 달린다.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젊은 여성과 사뭇 다른 중년여성의 또 다른 시선이 묘하게 오버랩. 중국 지하철의 한 풍경.
 스마트폰에 눈을 떼지 못하는 젊은 여성과 사뭇 다른 중년여성의 또 다른 시선이 묘하게 오버랩. 중국 지하철의 한 풍경.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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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발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최신 설비의 도심의 상가.
 G2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발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최신 설비의 도심의 상가.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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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베이징 시내를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전철역까지 갔다. 지하철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다들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정보를 검색한다.

G2의 나라 수도 베이징은 참으로 다채롭다. 천안문 광장에만 인산인해가 아니다. 도심 식당가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늘어서 있다. 역은 역대로 사람들로 붐빈다. 날마다 하루가 다르게 죽죽 솟는 빌딩이 즐비하고 최첨단 상가도 눈부시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60년대 풍경도 예사로 눈에 띈다. 3륜 오토바이 택시가 환기하듯, 베이징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한 거대한 역사 박물관 같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이제는 채호석 교수가 쓴 『 청소년을 위한 한국현대문학사』(두리미디어, 2009)에 새로운 시문학의 한 장르로 소개되어 있을 만큼 대중화되었다. 디카시는 스마트폰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날시)을 순간 포착(영상+문자)하여, SNS 등으로 실시간 순간 소통을 지향한다.



태그:#디카시, #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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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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