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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한국을 방문한 아마존 원주민들이 지난 11일 동안 지역 환경 현장을 방문한 소감과 아마존 보호를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초로 한국을 방문한 아마존 원주민들이 지난 11일 동안 지역 환경 현장을 방문한 소감과 아마존 보호를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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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아마존과 같은 아픔이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아마존 토착민·전문가들이 2일, 서울에서 열린 '생명의 땅 아마존, 한국을 만나다' 기자회견에서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아마존에서 국가와 거대기업의 폭력 속에 이뤄지고 있는 개발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최초로 지난 8월 21일 방한한 브라질, 에콰도르의 아마존 토착민들과 전문가들은 22일 순천에서 열린 아마존 국제심포지엄을 시작으로 DMZ, 4대강 등 한국의 환경현장을 방문해 지역 순회 강연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의 일정을 정리하며 한국의 지역들을 방문한 소감과 아마존 보호를 위한 한국 국민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자회견이 환경연합 마당에서 열렸다.

브라질 아마존에서 온 니 나와 후니쿠이 토착민 의장은 한국과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유사하다며, 무엇을 건설하기 위해선 다른 무언가를 파괴해야 하고 그 이익은 소수에게 돌아가는 반면 피해는 언제나 약자들에게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되는 영양댐의 수몰민과 골프장 건설 예정지의 주민들에게서 그런 아픔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 한국과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니 나와 후니쿠이 의장.
 ▲ 한국과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니 나와 후니쿠이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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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취재해 온 루이 스포사티 브라질 언론인은 영양댐 주민들의 투쟁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댐이 건설되면 100여 가구가 침수되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고령의 노인들이었고,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댐 건설로 피해를 입고 있는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들의 상황과 비슷하는 것이다.

셀리오 베르만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교수는 한국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지를 강조했다. 남북 대치관계 속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보존될 수 있었던 DMZ와 고양의 습지들이 앞으로도 군사적인 점령으로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한국 국민들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거대 기업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에콰도르 아마존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더 파야구아헤 의장.
 거대 기업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에콰도르 아마존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더 파야구아헤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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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민과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상황을 전하고 한국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에콰도르 아마존의 에더 파야구아헤 토착민 의장은 15개 부족이 속해 있는 수쿰비오 지역에서 왔다. 수쿰비오 지역은 넓은 숲과 다양한 생태계가 보존된 곳이었으나 거대 석유회사가 석유를 추출하며 지역을 개발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무단으로 투기하며 지금도 오염을 진행시키고 있다.

석유회사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도로에까지 폐기물을 방류해 토착민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다녀야 하는 비상식적인 상황까지 만들었다. 때문에 토착민들은 암 등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거대 기업의 횡포에 맞서 아마존 토착민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바네바 바르함 환경 변호사는 사건이 처음 일어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지역 주민들은 소송을 비롯해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했다. 기업이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 않고 주민과 토착민들에 대한 배상액 지불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 지구의 아마존과 한국의 아마존을 지켜주세요


참석자들은 아마존이 브라질과 에콰도르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아마존이 아니라 전 지구의 아마존임을 강조했다. 니 나와 후니쿠이 의장은 "아마존은 전 인류의 자산"이라며,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어머니 지구의 아픔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아마존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염형철 사무총장은 순천 국제심포지엄 때 어느 학생의 이와 같은 질문에 아마존 토착민 의장이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라고 했던 답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다며,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과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아마존을 지키는 일일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한국의 아마존인 DMZ, 영양의 강, 고양의 습지 등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한국에 아마존의 소식을 알릴 수 있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국민들의 아마존 직접 방문도 추진해보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아마존 기금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 이들은 아마존에 큰 관심을 보여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한국의 아마존 기금 전달식 후 기념촬영을 하는 참석자들. 이들은 아마존에 큰 관심을 보여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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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의 마지막으로 아마존 토착민들이 방문했던 각 지역들과 온라인을 통해 시민들이 기부한 아마존 기금 전달식이 진행되었다. 그 중에는 전주의 어느 유치원 아이들이 직접 나눔장터를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금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존 참석자들은 한국 국민들이 이렇게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준 것에 고마움을 나타내며, 활동에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서울지역 일정으로 2일 오후 3시 서울시민청에서 서울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며, 3일 오전 8시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또 4일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과 같은 날 서울시민청에서 열리는 환경연합 후원의밤 참석 후 출국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환경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아마존, #브라질, #에콰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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