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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
 증도
ⓒ 지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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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클럽' 9살 생일여행을 증도(전남 신안군)로 다녀왔다.

8월 28, 29일. 오늘은 맑지만 내일은 소나기가 온다기에 완전무장을 하고 길을 나섰다. 버스로 한참 달려 증도에 도착했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아시아 최초 슬로 시티 , 증도, 화도, 병풍도, 대기점도 등 7개의 유인도와 92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18개 마을엔 2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물이 귀해 '시루(시리)섬'이라 불리다가 전증도와 후증도가 하나의 섬으로 합해지면서 '증도'라 불리었다. 1976년 도덕도 인근 앞바다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송·원 대 해저 유물이 발견되면서 보물섬으로 유명해졌다. 

2007년 슬로 시티로 지정됐고, 염전, 갯벌 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 갯벌 습지 보호지역, 람사르 습지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넓게 들어오는 염전과 끝없이 펼쳐지는 논밭. 이곳은 왠지 정신줄을 놔도 좋을 것 같다.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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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에 여장을 풀고 카메라만 챙겨 첫 목적지인 염전에 닿았다. 웬걸? 둑방 쪽으로 가까이 갈라치면 소리를 질렀다, 일하는 사람들이. 염전엔 들어가지도 않는데... 염전을 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곳 먼곳까지 왔는데 사진까지 못 찍게 욕을 하는 건 좀 너무하다 싶었다. 아름다운 섬 증도에 너무 안 어울리게. 기분 완전 망쳤다. 너무 뜨겁고 한사발 욕먹고...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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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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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코스는 저녁 만찬. 수박, 복숭아, 포도 등 과일이 산더미 같이 들어왔다. 와인은 말할것두 없구. 잔치 선물이었다.

저녁은 선상 레스토랑에서 거나하게 모주와 함께  하고, 갑판 위에서의 선상파티가 기다린다. 시낭송을 시작으로 케이크 컷팅, 노래 열창, 색소폰 연주. 제흥에 겨워 브루스와 캉캉춤을 추는 언니들도 있었다.

하늘엔 별만 총총 떠있고, 무대위에 아주 작은 라이트 두대만 있어서 칠흙처럼 어둡다. 무슨 짓을 해도 용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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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언 9년째 여행 동반자로 식구 같은 여행지기들. 자식보다도 속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 답사 여행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20년은 족히 될 테니까.

가볍게 모주로 목을 추기고 2차는 해변 와인 파티. 데크에 주안상이 차려지는 동안을 못 참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카메라를 안 들고 나와 아쉽게 사진이 없다. 마구마구 바닷속으로 빨려갈 듯 걸어가니 허리께까지 물이 차오른다.

깜깜한 밤바다. 좀 무서웠다. 하늘엔 별이 쏟아질듯 박혀 있고... 그믐이라 달은 집에 갔다.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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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안주를 들고 모래사장에 앉았다. 보드라운 모래. 솔솔 스며드는 바람. 얼마만에 느꺼보는 사치인가?

고등학교때  설레며 남자친구한테 편지 쓰던 생각이 확 밀려온다. 그때 녹음기로 듣던 팝송과 함께. 지금은 나처럼 할아버지가 되어 있겠지? 이대로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잠들었으면 좋겠다. 새벽 한 시가 넘어 숙소로 들어왔다.

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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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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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송보송한 잠자리에서 죽은 듯 잠들었다. 어제는 코고는 언니들도 다 귀여웠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증도 탐색에 들어간다. 약간 먹구름이 일렁이는 게 비가 쏟아질 듯하다. 그래, 내가 챙겨온 무거운 우산, 비옷. 어서 천둥 번개야 때리렴~

갯벌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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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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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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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과 바람과 쓰러질 듯 아름다운섬 증도. 사진을 찍을 땐 내 영혼도 영면에 든다. 이대로 쭉 여행하다 죽고 싶다.

덧붙이는 글 | 20여년된 여행지기들과의 행복한 추억 여행이었습니다.



태그:#증도 , #슬로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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