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진 전남 장흥의 토요장터입니다. 재래시장을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개선·홍보함으로써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소가 되었지요. 이곳은 주말이면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늘 북새통입니다.
국화빵입니다. 아마도 이집 국화빵이 전국에서 가장 맛있고 유명한 국화빵이 아닐까요. 빵틀만 해도 10개나 됩니다. 이곳에서 8년째 주말이면 장사를 하는 분은 하수정(60)씨 부부입니다. 국화빵을 굽고 꺼내고 손님맞이하느라 그들의 손놀림은 쉴 새가 없습니다.
공중파 방송에 소개 안됐어도 정말 유명해, 진짜 맛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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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찹쌀국화빵입니다. 노점이지만 이래 뵈도 단골손님들이 참 많답니다. |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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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장터의 유명업소는 1박2일이나 타 공중파 방송에 소개되었던 업소들이 대부분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그와 반면 이곳은 유명 방송 전파를 타지 않았지만 토요장터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국화빵집이 최근 3곳이나 더 생겼어도 유독 이곳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향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찹쌀을 주재료로 만들어 빵이 차지고 맛있거든요. 밀가루 풀빵이 아니라는 겁니다. 장흥 물축제 시에는 이곳의 특산물인 표고버섯을 넣은 표고빵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됩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국화빵의 뜨끈뜨끈한 맛이 일품입니다. 국화빵은 식으면 식은 대로 맛있습니다. 노점이지만 이래 뵈도 단골손님들이 참 많답니다.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장사하라며 격려해주는 단골들이 있어서 이들 부부는 늘 큰 힘이 된다고 말합니다.
"부산과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아요. 오래 오래 아프지 말고 하시라며 격려도 해줘요."이들 부부가 만든 찹쌀국화빵은 전국의 유명 축제장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진주유등축제와 충북 보은 대추축제, 논산 딸기축제, 구리 농산물축제 등의 본 장터에 해마다 참여한답니다.
사업실패로 먹고 살기위해 시작한 노점, 이제는 이웃들과 더불어 삶오늘이 있기까지 이들 부부에게는 아픔도 많았습니다. 한때 잘 나가던 사업의 실패로 먹고 살기위해 노점을 전전했습니다. 같이 일하던 분이 식당차와 장비 돈 통까지 다 싣고 달아나버린 황당한 경우도 있었답니다. 그간 이들 부부가 살아온 얘길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고 말합니다.
찹쌀국화빵을 굽게 된 건 10년 전 경북 영양의 고추축제장에서 김아무개(70대후반, 서울)씨를 만난 게 인연이었습니다. 당시 부부는 조개구이 등의 먹을거리를 팔았습니다. 국화빵 기술을 전해준 고마운 그분을 이들 부부는 스승님이라고 부릅니다. 스승님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고 합니다.
"이걸(찹쌀국화빵) 하면 밥은 굶을 일이 없을 것이네!"
손님들은 파도처럼 빵집 앞을 스쳐갑니다.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쉼 없이 반복합니다. 전남 목포에서 왔다는 여행객 일행들을 만나 봤습니다. 찹쌀국화빵을 먹으며 모두들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찹쌀국화빵 부부는 어려운 이웃들과도 더불어 삽니다. 세상사는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더 절절하게 겪어온 때문입니다. 지역의 초중고와 사랑의 집 등에 후원도 아끼지 않는 답니다. 작지만 여럿이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국화빵처럼 이들 부부는 큰 베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찹쌀국화빵 한 개를 깨물어 봅니다. 사랑이 담긴 쫀득한 찹쌀국화빵의 따뜻한 온기가 몽글몽글 가슴을 파고듭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