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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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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대표이사 서승화) 대전공장에서 근무해오던 생산직 근로자가 9일 또 사망했다. 이 달 들어서만 3번 째 사망자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대전공장 정련공정에서 근무하다 패혈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A씨(42)가 지난 8일 오후 8시 30분경 숨졌다. A씨는 지난 1995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대전공장 정련공정 등에서 17년 간 일해 오다 지난 1월 중순경 패혈증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왔다.

유가족들은 "건강한 체질로 별다른 지병이 없었는데 지난 1월 감기몸살 증세가 잘 낫지 않아 병원에 가니 '패혈증'이라고 했다"며 "약 50일 가까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패혈증'은 세균, 바이러스 등이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나가 주요 장기의 장애를 가져오는 증상을 말한다. 신체의 저항력이 약해져 체내에 침입한 세균의 번식을 막지 못해 발병하는 질병으로 주로 노인이나 신생아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패혈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 동료근로자에 따르면 A씨가 일하던 작업장은 4조 3교대(4개조 중에서 3개조는 출근해 근무하고 나머지 1개조는 쉬는 유형)지만 A씨는 주로 야간일 교대근무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난희 노무사(노무법인 강산)는 "기존 판례를 보면 패혈증을 유발할만한 다른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패혈증 발병 직전 평소보다 과로한 사실이 있는 경우 업무상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보아 업무연관성이 인정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기준과 적용기준은 공단과 법원에서도 일정정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사측 관계자는 "사내 건강검진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잔업과 휴일근무의 경우에도 최근 3개월 간 기록을 보면 특별히 많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연관성 여부를 떠나 우선 장례절차 등에 대해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대전공장에서는 최근 3일 연속 잇달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경트럭용 타이어(LTR) 생산 공정에서 일해오던 B씨(50, 19년 근속)씨가 퇴사한지 한 달만에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지난 6일에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성형공정에서 근무하던 C씨(31)가 야간근무 작업 도중 갑자기 쓰러져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향하는 중 숨졌다.

한편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중앙연구소 등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93명이 사망했고, 2008년 이후 한국타이어 전·현직 노동자 4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10여 명이 잇따라 사망해 '집단 돌연사'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백혈병 또는 유사질환으로 산재승인을 받은 근로자 4명이 숨졌다.


태그:#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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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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