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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밥상을 받기가 무안할 정도로 떡 벌어진 1인 7천원의 밥상이다.
 혼자서 밥상을 받기가 무안할 정도로 떡 벌어진 1인 7천원의 밥상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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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걷는 여행자는 밥 한 끼니 먹기가 쉽지 않다. 나홀로 여행자를 반기지 않은 식당들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오르는 물가와 인건비, 장사가 안 돼도 가게 세는 오르고 식당 운영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애꿎은 손님들에게 그 몫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곤 한다.

순천에서 낙지비빔밥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집. 맛돌이가 예전에 남도의 맛집으로 몇 번 소개한 바 있다. 오랜만에 그 식당에 들렀다. 하지만 끼니 해결도 못하고 씁쓸하게 돌아서야만 했다.

"몇 명이에요?"
"혼자 왔는데요."

"혼자 드실 만한 것은 없어요."
"!!!"

손님맞이에 바쁜 아주머니는 나홀로 여행자에게는 관심도 없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겨울비마저 추적추적 내린다. 주변에는 식당이 즐비하다. 순천시청이 인근에 있어서인지 유난히 식당이 많다. 맞은 편의 OO회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모두 2인 기준... 나홀로 여행자 끼니는 어떻게 해결?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한 양태구이다.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한 양태구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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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쫄깃한 맛의 새꼬막이다.
 제철 맞은 쫄깃한 맛의 새꼬막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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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역시 2인이 기본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가한 시간(오후 2시 50분께)이니 밥상을 차려준다고 했다. 백반은 2인 기준 1만4000원이다. 1인분은 7000원, 이곳에 소개하는 상차림은 1인 7000원의 밥상이다. 혼자서 밥상을 받기가 무안할 정도로 떡 벌어진 상차림이다.

한가운데 양태구이와 오징어초무침, 전이 놓여졌다. 그 주변을 13찬이 에워싸고 있다. 무려 16찬이다. 놀랍다. 맛도 그만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남도 행복 밥상

새콤달콤 오징어초무침이다.
 새콤달콤 오징어초무침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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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쌀밥에 고들빼기김치를 올려 먹으니 입맛이 싸하고 동한다.
 하얀 쌀밥에 고들빼기김치를 올려 먹으니 입맛이 싸하고 동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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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전이 입맛을 부추긴다.
 구수한 전이 입맛을 부추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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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쌀밥에 고들빼기김치를 올려 먹으니 입맛이 싸하고 동한다. 연근조림과 알토란·꼴뚜기젓갈·문절구(망둥어)조림·새꼬막무침 등을 맛보는 재미가 제법이다. 남도의 밥상은 이렇듯 늘 여행자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문절구조림이여, 잡솨 봐. 며느리하고 식구들끼리 하니까 반찬도 막 퍼줘 불고 그래요."
"문절구조림 너무 맛있어요."
"둘이 기본이지만 밥 잡수러 온 걸 안 드릴 수가 없어요, 천천히 골고루 많이 잡수세요."

주인 할머니가 다정다감한 어투로 여행자를 챙겨준다. 남도의 밥상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하늘내린 도시 순천에서 맛본 7000원의 행복한 밥상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백반, #남도맛집, #행복한 밥상, #맛돌이, #고들빼기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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