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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고에서 얼린 국내산 자연산 대하. 현재 kg당(약 30~40마리) 3만5000원에서 4만 원선에 거래된다. 자연산 대하는 회로 먹어도 맛있고, 소금구이, 찜 등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다.
▲ 위풍당당 '자연산대하' 냉동고에서 얼린 국내산 자연산 대하. 현재 kg당(약 30~40마리) 3만5000원에서 4만 원선에 거래된다. 자연산 대하는 회로 먹어도 맛있고, 소금구이, 찜 등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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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시장 위판장에 놓는 흰다리새우. 현재 흰다리새우는 kg당 2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 흰다리새우 수산물시장 위판장에 놓는 흰다리새우. 현재 흰다리새우는 kg당 2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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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부분에 짙은 검은색 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kg당 2만5000원선에 거래되며, 보통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에서 수입한다.
▲ 보리새우 몸통 부분에 짙은 검은색 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kg당 2만5000원선에 거래되며, 보통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에서 수입한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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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보리새우(일명 '오도리')고, 요건 흰다리새우. 그리고 이건 자연산 대하예요. 구분하시겠어요?"

"저 어항속에서 헤엄치는 건 대하예요?"
"산 대하는 보기 어렵죠. 성격이 급해 바로 죽어요. 저건 흰다리새우라고 양식인데, 회로 먹으면 대하 못지 않아요. 대하는 냉동고에 들어가서 귀한 대접 받고 있지."

꽃게와 함께 가을철 별미의 쌍두마차인 대하의 계절이 돌아왔다. 요즘 수많은 관광객이 '대하' 집산지인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과 최대 수산물 시장이 있는 근흥면 신진항을 찾는다. 제철을 맞은 대하와 꽃게를 맛보기 위해서다.

살아있는 게 자연산 대하?... 속으셨군요

하지만, 모두 태안산이어서 배에 임금왕(王)자가 선명한 꽃게와는 달리 자연산 대하와 그 아류(?)라 할 수 있는 보리새우, 흰다리새우를 제대로 구별하는 이들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해마다 이맘 때 충남 홍성 남당항에서는 대하축제가 열리는데, 최근에는 원산지 표시도 없는 흰다리새우와 보리새우가 대하로 둔갑해 비싸게 팔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성군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며 올해 남당항 대하축제를 취재한 한 기자는 "축제장에서 대하 찾기가 쉽지 않아 '대하없는 대하축제'로 변모하고 있다"며 "대하축제를 여는 서해안의 다른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국의 많은 새우양식장이 5~6년 전 대하에서 흰다리새우로 품종을 바꾸면서 대하축제장에서 대하를 맛보기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남당항의 경우, 원조 대하축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상인과 지자체의 자구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고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축제장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국내산 자연산 대하. 그렇다면 '아류' 흰다리새우와 보리새우, 그리고 대하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전국에서 대하 축제가 한창인 요즘, 시민들의 더욱 '맛있는 축제'를 위해 상인들에게 직접 물어봤다.

대하 집산지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는 대하 생산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즈음 대하축제를 개최한다.
▲ 백사장항 대하축제 대하 집산지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는 대하 생산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이즈음 대하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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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찾은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수산물시장. 시장에는 가을 대표 수산물인 꽃게, 대하를 비롯해 싱싱한 조개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복어 등 각종 수산물들이 즐비했다. 평소 태안수산물 가격변동 추이와 소비자들의 성향 등을 전해주는 단골 수산물중매인을 찾았다.

만나자마자 "대하 좀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그는 "여기 널린 게 대하지"라며 손가락으로 판매대 위 두 종류의 새우를 가리켰다.

기자가 "아니, 아니 그게 아니고요. 자연산 대하 좀 볼 수 있을까요?"라고 재차 물었다. 수산중매인은 그제서야 곧바로 냉동고로 향하더니 박스 하나를 꺼내온다.

"이게 자연산 대하유. 자연산은 수염이 길고 흰다리새우나 보리새우보다 크기가 작아유. 그리고 워낙 성질이 급해 금방 죽다보니 산 놈은 없고, 그날 못 팔면 회로 먹을 수 없어유. 그래서 바로 냉동고로 들어가쥬. 한마디로 자연산은 귀한 대접 받지유."

냉동고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자연산 대하까지 등장하자 원조와 아류, 세 종류의 새우가 한 자리에 모였다.

세 종류가 모두 모이자 먼저 눈에 띄는 건 바로 크기다. 얼핏 봐도 검은색을 띤 보리새우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 흰다리새우, 값비싼 자연산 대하 크기가 가장 작았다. 수염은 얼었는데도 자연산 대하가 가장 길었다. 이제 구체적 차이를 알아보자.

[자연산 대하] 수염 길고, 살아 있는 모습 보기 어려워

냉동고에 넣기 전 자연산 대하 모습.
 냉동고에 넣기 전 자연산 대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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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대하는 천수만을 비롯한 태안 앞바다에서 최근 3년간 생산량이 많지 않아 금값을 자랑하며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하루 평균 1톤 정도 잡혀 대하 풍년이다. kg당(30~40마리) 3만5000원에서 4만 원 정도에 거래되니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20~30cm까지 자라 '왕새우'라고도 불리는 대하는, 서해 연안에서 자생하는 80여 종의 새우 가운데 가장 크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하며, 수컷보다는 암컷의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해 가을철 별미로 손꼽힌다. 주로 날로 까서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 튀김, 찜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자연산 대하는 보리새우와 흰다리새우에 비해 수염이 긴 게 특징이다. 태안에서는 3중자망을 이용해 자연산 대하를 잡지만 성질이 급한 탓에 잡히자마자 곧바로 죽는다. 그 탓에 산 대하를 보는 게 쉽지 않다.

참고로 태안을 비롯해 대하축제장이나 수산물식당 등 곳곳의 수족관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새우는 자연산 대하가 아닌 양식새우인 흰다리새우로 보면 된다.

[흰다리새우] 흰색 계통, 자연산으로 자주 둔갑해

자연산 대하는 잡는 즉시 죽기 때문에 수산물시장이나 식당 등 어항 속에서 헤엄치는 새우는 대부분 양식새우인 흰다리새우로 보면 된다. 흰다리새우는 맛이 자연산과 비슷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양식새우인 흰다리새우 자연산 대하는 잡는 즉시 죽기 때문에 수산물시장이나 식당 등 어항 속에서 헤엄치는 새우는 대부분 양식새우인 흰다리새우로 보면 된다. 흰다리새우는 맛이 자연산과 비슷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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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다리새우는 자연산 대하와 가장 닮았다. 위판장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보통 국내에서 거래되는 흰다리새우는 대부분 양식이고, 일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입해 온다고 한다.

자연산 대하로 둔갑해 팔리기도 하는 흰다리새우는 자연산 대하나 보리새우와 비교하면 색깔이 희다는 게 특징이다.

흰다리새우는 현재 수산물시장에서 kg당(약 30마리) 2만 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자연산 대하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비슷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신진도 수산물시장의 한 중매인은 "이곳 중매상들은 소비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수입산의 경우 원산지를 반드시 밝히고 거래하고 있다"며 "흙내가 조금 나기는 하지만 맛이 자연산과 비슷해 많은 소비자들이 찾는 새우"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이 중매인은 "수족관에서 살아 움직이는 새우는 자연산 대하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양식인 흰다리새우"라고 말했다.

[보리새우] 가장 크고 몸통에 검은 줄무늬

보리새우는 오도리라고도 불리며, 대하와 흰다리새우에 비해 크기가 가장 크다.
▲ 블랙타이거가 애칭인 보리새우 보리새우는 오도리라고도 불리며, 대하와 흰다리새우에 비해 크기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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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새우는 일명 오도리 또는 블랙타이거로 불리며, 크기로는 자연산 대하나 흰다리새우에 비해 단연 거물급이다. kg당 20마리 정도밖에 올라가지 않고, 가격은 현재 2만5000원선에 거래된다.

보리새우는 몸통 부분에 짙은 검은색 줄이 있는 것이 특징으로, 말레이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 수입산이 많다고 한다. 종종 자연산 대하와 흰다리새우와도 구별이 쉽지 않다고 한다.

한 중매인은 "여기 수산물 시장 내에서만 봐도 오도리는 그 색깔이 다 제각각이다"라고 말했다.

중매인이 흰다리새우(왼쪽)와 보리새우를 비교하기 쉽게 들어보이고 있다. 단연 보리새우가 크다.
▲ 흰다리새우와 보리새우 중매인이 흰다리새우(왼쪽)와 보리새우를 비교하기 쉽게 들어보이고 있다. 단연 보리새우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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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내에서 잡히는 자연산 대하와 양식새우인 흰다리새우, 수입산인 보리새우(오도리) 구별법을 살펴봤다.

그동안 양식과 수입산 새우를 자연산이라 속여 팔아온 상인들에게는 살짝 미안(?)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유익한 정보가 됐으면 한다.

'수산물 천국' 태안군에서는 매년 대하 치어를 방류해 태안앞바다 어장화를 추진하고 있다.
▲ 자연산 대하의 치어 '수산물 천국' 태안군에서는 매년 대하 치어를 방류해 태안앞바다 어장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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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서는 제13회 '백사장 대하축제'가 10월 1일부터 20일간 열린다. 축제기간 중에는 대하뿐만 아니라 요즘 제철을 맞은 꽃게와 전어 외에도 전복, 우럭 등 각종 해산물을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박삼용 대하축제추진위원장은 "이번 대하축제는 백사장항에서 나는 자연산 해산물의 참맛을 싼값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태그:#대하, #흰다리새우, #보리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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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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