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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7월부터 12월까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 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산성이라는 느낌보다 가족들 혹은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며 마음편히 걸을 수 있는 느낌이 더 많은 부소산성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길. 2012.7.23
 산성이라는 느낌보다 가족들 혹은 지인들과 이야기 나누며 마음편히 걸을 수 있는 느낌이 더 많은 부소산성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길. 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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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연고가 없음에도 막연히 가보고 싶고 며칠씩 머물며 그곳의 많은 것들을 만나보고 싶은 곳이 있다. 부여가 그중 하나였다.

김제 모악산 금산사(김제) 인근에서 나고 자랐다. 천 년 고찰로 유명한 금산사는 백제의 후예로 백제를 재건하고자 했던 후백제의 시조인 견훤이 아들에게 유폐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역사적 사실 때문일까. 내 고향 김제에 대한 관심이 깊어갈수록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였던 부여가 막연히 궁금해 지곤 했던 것이다.

이런 부여에 가고자 지난 월요일(23일) 오전, 부여행 버스를 탔다. 정확하게 말하면 부여 부소산성(사적 제5호) 숲에 가기 위해서였다. 오전 11시 10분, 남부터미널(서울)을 출발한 버스가 부여 터미널에 도착한 것은 2시간 후쯤. 부여 시가지로 접어든 직후 차창너머로 세종대왕을 떠올리게 하는 동상 하나가 스쳤는데, 그 동상에 새겨진 '성왕상'이란 글자를 확인하자마자 고속버스는 부여터미널에 이미 접어들고 있었다.

백제시대, 부여는 사비로 불렸다. 부여가 백제인들의 숨결을 간직한 역사의 현장이 된 것은 성왕이 도읍지를 웅진에서 사비로 옮기면서. 사비 천도가 이뤄진 성왕 16년~백제멸망까지를 '사비시대(538~660)'라고 하는데, 이 사비시대에 부소산성은 중요한 방어시설이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여하간 이런 역사적인 사건 때문인지 성왕은 조각상까지 세워 기릴 정도로 부여 사람들에게는 비중이 매우 높은 역사인물이라고 한다.

부소산성 숲에는 치유 성분이 많은 우리 토종소나무가 많다.2012.7.23
 부소산성 숲에는 치유 성분이 많은 우리 토종소나무가 많다.2012.7.23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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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소나무, 부소산성 숲은 예외

"벚꽃이 만발할 땐 숲이 뭉실뭉실 피어난 구름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구름과 숲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환상적이고요. 겨울에도 설경도 멋있고 길도 완만하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어느 계절이 특히 더 아름답다, 멋있다 말하기 힘들 정도로 계절마다 모습이 다 다르고 아름답지요. 부여시민들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기 때문에 평소 운동 삼아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솔직히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숲을 좀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숲은 우리에게 건강은 물론 많은 것들을 주는 보물인데 이 보물을 모르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부소산성 숲은 숲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역사 유적도 많아 역사 공부에도 좋은 곳이죠. 그동안 참 많은 숲에 가봤는데 이 숲처럼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숲은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이처럼 햇빛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더운 날에도 더운 줄 모르고 걸을 수 있어서 좋지요. 무엇보다 우리 토종 소나무들이 많아서 좋고요. 소나무가 우리 몸에 좋은 것은 잘 아시죠?"

부소산성 숲을 안내해주기로 한 숲 해설가 이주복씨(60대 중반)에게 '부소산성 숲은 어느 계절에 가장 좋은가?'를 물었더니 이처럼 답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숲속을 보니 우리 토종 소나무들이 기세등등했다. 족히 70~80년은 자랐을 소나무 둥치가 얼마 자라지 않은 것처럼 가늘게 보일 정도로 키 큰 소나무들이 죽죽 서 있었다.

언젠가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산에서 소나무들이 사라지고 있어서 안타깝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부소산성 숲만은 예외일 것 같다. 

소나무는 특유의 성분을 내뿜어 다른 식물들이 주변에 자라지 못하게 한단다. 어떤 식물보다 햇빛을 좋아하는데,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라 자신보다 커지면 불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참나무는 소나무 주변에 숨죽여 자라며 키를 최대한 키운다. 그러다가 소나무보다 높게 자랐다 싶으면 키 크는 것보다 가지를 벌리는 데 열중한다.

참나무는 소나무보다 빨리 자라는데다가 어지간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 게다가 잎도 훨씬 넓다. 그래서 소나무 주변에 참나무가 있으면 소나무는 햇빛을 많이 받지 못하게 되고 성장을 방해받거나 죽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숲들이 이 '천이 과정'(같은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식물군집의 변화, 출처 : 두산백과)을 겪고 있어서 우리의 숲에서 소나무들이 사라지고 있단다.

그럼에도 부소산성 숲에 우리 토종 소나무들이 기세등등할 수 있는 것은 지나치게 큰참나무들의 가지를 어느 정도 가지치기해줌으로써 소나무와 참나무가 함께 자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06m)에 있는 사자루에선 백제인들은 물론 우리 조상들이 즐겼을 백마강의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다. -2012.7.23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06m)에 있는 사자루에선 백제인들은 물론 우리 조상들이 즐겼을 백마강의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다. -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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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 숲에 남아 있는 초석 일부.2012.7.23
 부소산성 숲에 남아 있는 초석 일부.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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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강의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서문에서 출발한 우리는 어느새 백마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자루 앞에 닿았다. 흔히 산성 하면 어느 정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산의 중턱이나 산의 정상을 따라 이어진 능선에 있으리라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그러나 부소산(성)의 최고 높이는 해발 106m로 사자루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높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보다는 백마강을 시원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란 느낌이 더 강했다.

이런지라 부소산성은 백제시대 유사시에는 식량이나 무기를 보관하는 한편 방어 시설로 활용되었지만 평화로울 때는 왕이나 고관대작들이 부소산과 백마강의 경관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부소산성 숲에는 이 두 가지 기능의  유적들이 섞여 남아 있는데 솔직히 산성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멋진 산책로 느낌이 더 강했다. 

사자루가 서 있는 곳은 원래 백제시대에 망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송월대로 불렸다고 한다. 지금의 사자루 건물은 1919년에 임천면의 관아 정문을 옮겨 와 이름 붙인 것인데, 건물 정면에 해당하는 서문 쪽 현판의 '사자루'란 글씨는 조선말 의친왕 이강이 썼고, 백마강 쪽 '백마장강'이란 글씨는 해강 김규진이 쓴 것이라고 한다. 

사자루 부근에선 금동석가여래입상(보물 제106호)이 출토되기도 했단다. 그러고 보니 사자루 앞의 커다란 참나무가 아담하니 참 예뻤다. 백마강변의 소나무들의 성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가지치기를 해줬기 때문 아닐까 생각하며 사자루 앞에 잠시 서서 옛 백제 사람들도 즐겼을 한여름 한낮의 백마강변의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백마강 너머에는 백제문화단지가 있다. 백제문화단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파란 천막을 두른 곳이 있어서 물어보니 왕흥사지로 추정된 곳으로 현재 발굴 작업 중이란다. 시원한 백마강의 바람을 놓고 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사자루를 뒤로 한 채 부소산성의 또 다른 숲길로 향했다.

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가장 유명한 태자골 숲길은 백제의 태자들이 주로 산책했다는 길로 주변에 태자들이 마셨다는 태자천과 궁녀사, 창포 군락지, 삼나무 시험재배지 등이 있다.2012.7.23
 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가장 유명한 태자골 숲길은 백제의 태자들이 주로 산책했다는 길로 주변에 태자들이 마셨다는 태자천과 궁녀사, 창포 군락지, 삼나무 시험재배지 등이 있다.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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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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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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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부소산성의 여러갈래 숲길 중 한갈래 숲길.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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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의 숲은 넓다. 동행한 이주복씨에 의하면 4~5시간은 가져야 부소산성의 숲길들을 모두 걸어볼 수 있다고 한다. 부소산성 숲에 있었던 시간은 두 시간쯤. 길이 끝나려나 싶으면 또 다른 길이 나타났는데, 길마다 걷는 느낌이 모두 달라 아직 가보지 못한 다른 숲길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일곤 했다.

어떤 길은 고운 흙길이어서 산책로 느낌이 나는가 하면 어떤 길은 거친 흙길로 되어 있어서 나지막한 뒷산 느낌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길마다 주로 많이 자라는 나무들이 달라 어떤 길에선 우리 토종소나무들을 많아 볼 수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숲에선 오래된 참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어떤 길에는 낮은 키의 나무들이 가지를 맞대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부소산성 숲의 저마다 다른 여러 갈래의 길을 걷는 동안 내가 만났던 산성들과 그 산성의 성곽을 따라 걷던 장면들이 문득문득 생각나곤 했다. 북한산성도 남한산성도, 아차산과 인왕산의 성곽들도 산의 중턱이나 능선을 따라 있다. 등산배낭을 메고 등산복을 갖춰 입고 산행을 해야 만날 수 있는.

이들 성곽들을 따라 걸은 적이 많고, 산행 중 이들 성곽의 일부를 만날 때도 많았다. 이런지라 부소산성 숲을 직접 만나기 전까진 이미 만났던 산성들과 비슷하리라 생각했다(숲을 걷는 동안 나의 등산복차림이 얼마나 억울하던지. 나무들이 내뿜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들이 피부로도 흡수된다는데 말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대로 부소산성 숲은 산성의 느낌이 거의 없었다. 곡식이나 무기들을 보관해두었다는 군창지를 보지 못했거나 설명을 통해 산성이었음을 전해듣지 못했다면 산성이라고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걷기 편한 옷과 신발로 언제든 마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 느낌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걸어도 지루하기는커녕 집에서 너무 늦게 출발해 오후에 숲에 깃들였음이 자꾸 후회되고 아쉽기만 했다. 그리고 계절마다 부소산성 숲에 깃들여 계절 따라 변하는 모습을 느끼고 싶단 생각만 자꾸 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들면 들수록 부소산성 숲 가까이에 살면서 수시로 깃들일 수 있는 부여 사람들이 자꾸 부러워지고 있었다.

폭염 속 산책,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사자루를 뒤로 한 채 걷다가 궁녀사에 잠깐 들러 만난 길은 옛 백제 왕자들의 산책로였다는 '태자골 숲길'. 부소산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많이 알려진 길이란다. 벽돌이나 돌을 깐 길들과 달리 고운 흙으로 된 길인데다가, 태자골 숲길 설명문에 '맨발로 걸어보며 백제의 지혜와 기를 받을 수 있는 숲길'이란 설명 때문인지 맨발로 걷는 사람들도 보였다.

부소산성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부소산문과 태자골 숲길 사이에는 부여 사람들에게 성왕만큼이나 유명한 백제의 삼충신(성충, 흥수, 계백)을 모신 삼충사(충남 문화재자료 제115호)란 사당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삼충사 자리에 신궁을 세우려고 터까지 닦았는데, 해방이 되면서 자연히 무산, 1957년에 백제의 충신들을 기리는 지금의 사당을 세웠단다.

참고로 올해로 제58회인 백제문화제(2012.9.29~10.7)는 1954년에 삼충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축제(삼충제)로 시작, 1966년에 지금과 같은 이름의 축제가 되었다고 한다. 삼충사는 외삼문과 내삼문, 삼충신의 초상을 모신 사당으로 되어 있는데, 외삼문 앞에는 누구나 문화해설을 도움 받을 수 있는 문화해설사가 상주하고 있다.

그날 만난 문화해설사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 남성과 결혼해 부여에서 17년째 살고 있다는, 일본인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던 여성이었다. 그녀에 의하면 일본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우리 역사 인물은 백제 성왕과 왕인박사와 삼충신. 백제를 일본 문화의 고향으로 여기는 일본인들이 많아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부여를 찾는 단체관광객들이 많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나라에 와서, 설명하는 글자만 다를 뿐 우리나라 문화재들과 일본 박물관 등에서 만난 문화재들이 너무 똑같다는 점에 놀라웠단다. 외에도 부소산성 숲에는  백제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가 많아 자연도 느끼고 역사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부소산성에 갔던 날은 폭염이 시작된 지난 23일, 게다가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인 1시 50분 무렵부터 4시 무렵까지였다. 그럼에도 부소산성 숲에 있는 동안 더위를 거의 잊었다.  5월 더운 어느 날 산행할 때 느꼈던 정도나 느낀 것 같다. 매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더운 날이 예고되는 요즘, 그날보다 훨씬 많은 부여 사람들이 부소산성 숲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나무들 때문인지 워낙 시원한데다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부여 궁남지와 백마강변에 띄웠던 황포돛배-2012.7.23
 부여 궁남지와 백마강변에 띄웠던 황포돛배-2012.7.23
ⓒ 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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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에선 해마다 여름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7.27~7.29. 그러나 축제가 열리기 10일 전에 이미 활짝 피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꽃과 봉우리가 거의 없었다. -2012.7.23
 부여 궁남지에선 해마다 여름 서동연꽃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7.27~7.29. 그러나 축제가 열리기 10일 전에 이미 활짝 피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꽃과 봉우리가 거의 없었다. -201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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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의 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는 우리나라 목탑이 석탑으로 옮겨가는 그 처음 양식으로 현존하는 석탑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사찰의 이름은 분명하지 않으나 발굴된 기와로 정림사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사비시대 중심 사찰로 백제멸망과 함께 불탔을 것으로 현재 추측할 뿐이다.
 정림사지의 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는 우리나라 목탑이 석탑으로 옮겨가는 그 처음 양식으로 현존하는 석탑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사찰의 이름은 분명하지 않으나 발굴된 기와로 정림사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사비시대 중심 사찰로 백제멸망과 함께 불탔을 것으로 현재 추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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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때문에 다 걸어보지 못하는 아쉬움으로 부소산성 숲에서 나와 부여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봉수대(터)가 있는 금성산에 잠깐 들렀다. 그런 후 우리나라 최대 연꽃 군락지로 해마다 서동연꽃축제가 열리는 궁남지의 연꽃을 구경한 후 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이 있는 정림사지에 들렀다. 그다지 크지 않은 부여에 이처럼 갈 곳이 많아 부여사람들의 엉덩이는 늘 들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부여 부소산성까지는 서울서 두 시간 남짓, 마음속에 오랫동안 두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선뜻 나서지 못하고 가지 못했던 것이 너무 억울할 정도였다. 부소산성을 다녀온 후 요즘 며칠 마음이 서성거리고 있다. 그날 다 가보지 못한 부소산성 숲길을 걸어보고 싶어서. 부소산성 숲길마다 내려앉은 나무 그늘을 혼자 조용히 느끼고 싶어서.

참고로, 서울 남부터미널서 부여까지는 2시간, 서울로 돌아올 때는 1시간 40분이 걸렸다. 부여터미널서 부소산성 숲의 입구 중 하나인 서문까지는 도보로 대략 10분, 자가용으로는 3분 남짓 거리다. 동서울터미널에도 부여 가는 버스가 있는데 남부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 모두 수시로, 하루 여러 차례 운행된다고 한다.

※부여 부소산성 숲은 '생명의 숲-아름다운 숲' 우수상(2002년)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한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 블로그 : forestforlife.tistory.com



태그:#부소산성(사적 제5호), #부여(사비), #정림사지 5층 석탑(국보 제9호), #궁남지, #백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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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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