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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에서 고기를 먹는데요, 상추가 나옵니다. 잘 살펴서 드셔야 합니다.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는데요, 상추가 나옵니다. 잘 살펴서 드셔야 합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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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 온 가족들과 지인들이 모여 고깃집에 갔습니다. 우리가 간 곳은 매우 큰 규모의 고깃집입니다. 유명한 체인점이기도 하구요. 전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점입니다.

상추쌈 비롯해 여러 가지 반찬이 나왔습니다. 혹시나 해서 살펴봤는데 상추 뒷면에 애벌레인지 구더기인지 모를 이상한 놈이 붙어 온 몸의 주름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꿈틀대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한 날벌레도 아닌 것이, 꿈틀꿈틀대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떼어내고 그냥 먹을까 하다가 다른 상추들을 살펴보니 이런 벌레가 두어 마리 눈에 띄더군요. 이것과는 별도로 애벌레 집처럼 생긴 것이 딱 달라붙어 있는 모습도 보였구요. 아마 이 징그러운 녀석이 그곳에서 깨어서 나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 상추 뒷면에서 꿈틀거리는 구데기 같은 벌레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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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서 쌀벌레가 꿈틀대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상추에 이런 벌레가 있는 것은 처음 봤습니다. 음식에서 바퀴 벌레가 나오는 것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보이기는 합니다만, 살아 꿈틀대는 모습은 영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것이 친환경적이라는 증거이며 먹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상추를 충분히 씻지 않아 생긴 일이기도 합니다. 이것저것 너무 심하게 따지는 거 아니냐며 지인들이 뭐라고 할까봐, 벌레 나온 문제를 더 크게 확대할 수는 없더군요.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처럼 '해골에 괸 썩은물'의 교훈을 생각하며 그냥 먹어도 되겠지만 이미 보고 난 이상, 알아버린 이상 이 고깃집의 상추에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어린아이들이 있어 면역력이 약해 탈이 날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고깃집 입장에서 보면 그 많은 상추들을 어떻게 일일이 씻어낼 수 있느냐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 장 한 장 앞뒤로 흐르는 물에 씻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정집이 아닌 이상 말이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물을 많이 받아서 여러번 한꺼번에 헹굴 수는 있지 않을까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의 마인드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데기처럼 이 꾸물꾸물거리는 벌레를 보고 나서는 상추에 손이 가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구데기처럼 이 꾸물꾸물거리는 벌레를 보고 나서는 상추에 손이 가지 않은건 사실입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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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당서 일일히 씻기 힘든 상추, 고객들이 직접 살펴봐야...

하긴 다른 고깃집을 다녀봐도 달팽이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흙과 이물질을 제대로 세척 하지 않아 입안에서 찌끌찌끌거려 아까운 고기와 함께 뱉어낼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라면 상추에 그냥 물만 묻히고 마는 것인지 의심이 들 때도 있지요. 그래서 그런가요? 저는 고깃집 가면 상추쌈을 엄청 많이 먹는 편인데 식사 후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대형 음식점인 만큼 세세하게 세척해 주십사 감히 부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는 손님들이 잘 살피고 챙기면서 상추쌈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님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주의를 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여하튼 그날 그 고깃집은 두 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군요. 처음에 유리 컵을 내 왔는데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사이다 같은 액체가 말라붙어 진한 얼룩이 있더군요. 다른 컵을 요구했는데 역시 이곳저곳 얼룩이 있구요. 세척을 전혀 안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또 바꿔 달라하기도 그래서 가만 있었습니다. 지인들이 유난 떤다고 할까봐요.

그 고깃집은 위생에서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사장이 손님들에게 신경질까지 내더군요. 주문을 하면 그때그때 가격을 기록하는데 손님이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짜증내면서 본인이 계산한 게 맞다며 얼굴을 가득 찡그린 채 말이죠. 통상 이런 경우라면 주인이 웃으면서 "이래저래 저래이래 해서 이래 됐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 식당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런 식당 다시는 이용하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다만 독자 여러분들도 상추나 깻잎 등 야채쌈이 나오는 경우 잘 살펴보시고 드세요. 생으로 먹는 것인 만큼 배앓이를 할 가능성이 있구요, 세척까지 잘 안된 경우라면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특히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더욱더요.

대형 음식점인 특성상 일일히 흐르는 물에 씻기는 힘들것입니다.
 대형 음식점인 특성상 일일히 흐르는 물에 씻기는 힘들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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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상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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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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