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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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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 교체는 4만 5천원입니다."

기다리던 '아이폰 5'가 10월이나 되어야 출시된다는 기사를 읽고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사설 아이폰 수리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이 중후한 음성으로 알려줬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더구나 애플 공식 AS센터를 이용하면 강화유리와 액정화면을 한꺼번에 바꿔야 해서 13만9천 원이나 든다고 합니다.

며칠 전, 제 전화기가 50센티미터 높이의 탁자에서 떨어지며 '빡' 소리를 냈습니다(강화유리가 깨질 때는 평소와 다른 소리가 납니다). 액정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강화유리에 거미줄처럼 금이 갔습니다. 쓴 지 2년도 넘었으니 이제 바꿀 때도 됐지만 그간 구입해놓은 어플리케이션이 많아 아이폰 다음 모델을 기다리던 찹니다.

금이 간 핸드폰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배경화면에도 불구하고 금방 눈이 피곤해지면서 짜증이 솟구칩니다. 이렇게 6개월을 더 쓸 수는 없겠다 싶어 더 싼 수리점을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고만고만한 가격 가운데 링크 하나가 눈을 확 끕니다.

"9000원?"

기자가 찾은 것은 오픈마켓에서 파는 아이폰 3gs 강화유리 액정 판매 페이지였습니다. 가격은 9000원. 수리도구와 배송료 포함 1만3500원입니다. 스크롤을 내려보니 집에서 직접 강화유리를 교체한 '능력자'들의 뿌듯함 넘치는 인증샷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잠시 망설였지만 압도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설득당한 기자는 이 페이지에서 강화유리를 주문했습니다. 뭐, 어떻게 되겠지요.

배달된 내용물과 기자의 깨진 아이폰 강화유리. 비닐에 싸여있는 것이 수리도구, 오른쪽 종이는 설명서다.
 배달된 내용물과 기자의 깨진 아이폰 강화유리. 비닐에 싸여있는 것이 수리도구, 오른쪽 종이는 설명서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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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유리 교체, 양면테이프만 조심하면 누구나 'OK'

이틀 후 '뽁뽁이'에 싸인 강화유리가 도착했습니다. 동봉된 설명서를 읽어봅니다. 의외로 간단하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우선 아이폰의 전원을 끄고 홈버튼 하단의 나사 두 개를 풀어줍니다. 그리고 수리도구로 온 흡착 패드를 이용해서 아이폰 아랫부분부터 천천히 열어줍니다. 힘을 좀 줬더니 '쩍' 하는 느낌으로 아이폰 '뚜껑'이 열립니다. 신기합니다.

 아이폰 강화유리 교체 동영상 1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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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칩셋과 연결된 케이블을 분리해야 합니다. 아이폰을 열면 몇 개의 부분 주황색 숫자가 적혀있는데 강화유리를 교체할 때는 ①, ②, ③번만 건드리면 됩니다. 작은 1(一)자 드라이버를 이용해서 칩셋 연결부를 ① ② ③의 순서로 세심하게 분리해줍니다.
이제 분리한 아이폰의 메인 부분을 한쪽으로 잘 치워놓고 액정 프레임을 고정하고 있는 작은 나사 여섯 개를 풀어줍니다. 프레임의 좌우를 살짝 당겨보면 당겨지는데, 흡착패드를 액정 뒤편에 부착하고 프레임을 양쪽으로 당기면서 액정을 들어주면 프레임에서 액정이 분리됩니다. 분리한 액정도 한쪽으로 잘 치워줍니다.

 아이폰 강화유리 교체 동영상 2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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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레임에서 깨진 유리를 분리해야 합니다. 혼자서 강화유리를 교체한 이들이 입을 모아 가장 어렵다고 하는 작업입니다.
강화유리는 프레임에 양면테이프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얻은 조언대로 양면테이프를 녹이기 위해 헤어 드라이기로 프레임과 유리를 달궈줍니다. 좀 하다보면 당연히 손이 뜨겁습니다.

왠지 이제 될 것 같아 프레임 양쪽을 당겨보면 유리가 조금씩 떼어집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프레임에서 유리를 떼어냅니다. 깨진 유리를 다 떼어내면 양면테이프가 등장합니다. 이것 역시 말끔하게 떼어냅니다.

2년 반 만에 처음 열어 그런지 아이폰 내부가 지저분합니다. 한참 양면테이프와 꼬질꼬질한 먼지를 벗겨냅니다.

이제 양면테이프를 떼어낸 부분에 강화유리와 함께 도착한 새 양면테이프를 붙입니다. 나름 정밀하게 잘라놨습니다. 붙인 양면테이프 위로 새 강화유리를 세심하게 붙여준 후 꾹꾹 눌러줍니다. 그리고 분해의 역순으로 액정을 결합해줍니다.

 아이폰 강화유리 교체 동영상 3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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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유리와 결합된 액정에 아까 잘 모아둔 작은 나사 6개를 순서대로 다시 조립해줍니다. 그리고 아이폰 메인 부분과 액정부를 결합합니다. 결합순서는 분해의 역순(③-②-①)입니다. ②는 강화유리에 붙어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화유리를 교체한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손이 큰 사람이라면 ③번 케이블을 끼우는 것이 조금 버겁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케이블을 연결한 후에는 액정 상단부의 돌출된 부분부터 아이폰 메인부에 끼운 후 액정부와 메인부를 조심스럽게 결합해줍니다. 액정 프레임 둘레에는 먼지나 물의 유입을 막는 고무가 붙어있습니다. 기자의 아이폰은 오래되어 그런지 고무가 보기싫게 늘어나 있었습니다. 이제는 손에 익은 도구를 이용해 고무를 넣고 아이폰 '뚜껑'을 닫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분해할 때 풀었던 긴 나사 두 개를 제자리에 넣고 드라이버로 조였습니다. 아이폰 전원을 켜고 한 시간 동안 손으로 조물조물 만지느라 더러워진 액정 화면을 한 번 닦아줍니다. 화면이 제대로 들어옵니다. 강화유리 교체 완료입니다.

아이폰 3gs의 강화유리를 프레임에서 분리하고 있다.
 아이폰 3gs의 강화유리를 프레임에서 분리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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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헤어 드라이어 소리가 나니 동료들이 뭐하냐고 물어봅니다. 말끔하게 교체된 제 아이폰을 보여줬더니 눈이 휘둥그레지네요.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한 동료가 LCD까지 교체하면 얼마냐고 물어봅니다. 검색해보니 LCD 가격은 2만 5천원에서 3만 원 정도군요. 아이폰 4는 LCD와 강화유리를 따로 교체할 수 없게 되어있어서 조금 더 비싸다고 합니다. 좋은 주말입니다. 제 인건비로 굳은 돈으로는 맛있는 음식이나 한 끼 먹어야겠습니다.


태그:#아이폰 3GS, #강화유리 교체, #아이폰 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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