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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자본의 심장부인 뉴욕의 월스트리트가 심상찮다. 금융가의 탐욕과 부패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로 몰려나와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구호 아래 수백 명에서 시작된 시위는 3주째 계속되면서 시위대 수가 만여 명을 넘어섰다.

 

투쟁의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시위는 "1969년 시카고에서 열린 베트남전 반전 시위를 참고하고 올해 초 이집트, 스페인, 이스라엘 등지에서 일어난 시위를 본땄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현상 중의 하나는 온라인잡지 애드버스트가 주축이 돼 수개월 전부터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기획됐다는 것이다.

 

이번 맨해튼 시위는 지난달 17일 금융당국의 타락과 무능,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회사들의 탐욕과 심화되는 경제 불평등에 대한 분노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맨해튼 남단의 맨해튼 주코티 공원에서 노숙을 하며 장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공원을 리버티 공원이라고 부르며 새로운 저항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등장하는 구호를 살펴보면 '우리의 미래를 거래하지 말라'고 적은 플래카드와 함께 성조기의 별을 '비자카드' '맥도널드' '애플' '엑손 모빌' 등의 기업 로고로 바꾼 깃발을 비롯해 '부패는 이제 그만', '특권층을 끝장내자', '평등, 민주주의, 혁명', '이 나라에는 수백만명의 실업자가 있다' 등 참으로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 주장의 공통에는 '1%가 99%의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구호에서 볼 수 있듯이,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오래된 사회현상을 넘어, 초양극화되어가고 있는 사회를 이제는 더 이상 목도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저항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월스트리트 점거 투쟁을 주목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곳이 신자유주의 위기의 중심지인 금융자본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한쪽에서는 자본주의 4.0을 얘기하면서 이 체제는 수정될 수는 있어도 절대 망할 수는 없음을 항변하고 있지만, 단순한 금융시스템의 문제제기를 넘어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자체에 대한 타격으로 발전하고 있는 이번 월스트리트 투쟁과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 사태는 신자유주의가 위기의 국면을 넘어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 초기에 80 대 20 사회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는 1 대 99 사회라는 말이 대두될 정도로 사회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되었다. 한국의 현실에서 보면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900만 명이 비정규직이다. 거기에 청년백수가 300만 명이고, 자영업자 650만 명 중 400만 명 정도가 비정규직보다 못한 처지에 있다. 보이지 않는 가사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약 2300만 명 정도가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즉,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의 상태에 있어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에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착취의 심화, 금융적, 지대적 수탈에 따른 부의 이전으로, 사회의 극히 일부만이 절대 부를 축적하며 쌓아오고 있는 반면에 절대 다수의 삶은 처참히 파괴되었다. 심화되고 있는 국가 주도의 신자유주의 체제는 지금과 같은 상태로 방치해 두면 시간이 갈수록 그 위기의 폭과 깊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1%에게 집중되고 있는 부를 보편화하고 절대 다수에게 보편적 복지체제를 수립해 모든 국민들이 경제적인 배제 상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만이 이 위기와 파국의 시대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유일한 해답이 될 것이다.


태그:#월스트리트, #신자유주의, #OCCUPY WALL STREET, #보편복지,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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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 공동대표,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이사. 용인시 수지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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