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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신 "자폐증세 보였던 막내, 믿고 기다렸다"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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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막내 아이는 어리버리의 대명사였죠. 약간 자폐 비슷할 정도로 어디에 집중해있었고.. 다른 정신과 병원 의사한테 가려고 했었어요." -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CEO), 심리기획자

"꼬마 아이들 4, 5살 되면 애들이 어휘는 딸리지만 종알종알 얘기하잖아요. 그런 정도 수준에 도달한 게 제 생각에는 고1정도 였던거같아요. 명색이 4년 동안 영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애플쥬스, 파인쥬스 그 스펠링을 못 읽어서 메뉴를 못시키고 있는 거죠." -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CCO), 정신과 전문의

"저희가 그 막내 아이 때문에 산을 사려고 했었어요. 왜냐하면 너무 어리버리해서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보면 (아이가) 사회에 나가서 적응이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산을 하나 사서 나무를 꽂아 놓고 한 30년 지나면 돈이 될거다'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 이명수 대표

심리 전문가 부부가 털어놓은 자녀이야기. 막내 아이가 유년시절 자폐 증세를 보였지만 그들이 선택한 것은 기다림이었습니다.

"정말… 그랬죠. 근데 그냥 기다렸죠. 병리적으로 이게 어떤 병이 있는 문제라는 것은 아닌 걸로 판단이 됐기 때문에 이것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강제로 가르친다고 될 수 있는 건 아니겠다. 기다렸죠." - 정혜신 박사

"그 아이가 지금 런던에서 공부합니다. 박사하겠다고.. 지금 반지의 제왕도 원서로 읽습니다. 4년째 영어로 애플쥬스도 못 읽던 아이가. 그러니까 기다리면 되는데 저희가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훌륭한 보호자나 부모였다고 생각을 해요. 저희는 진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요. 기다리면 반드시 제 몫을 할 수 있다."  - 이명수 대표

최근 심리 치유를 위한 그림 에세이 모음집 <홀가분>(해냄출판사)을 출간한 정신과의사 정혜신, 심리기획자 이명수가 저자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22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은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백 여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정신건강 컨설팅 기업 마인드프리즘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정혜신, 이명수 부부는 나란히 앉아 서로 묻고 답하며 저자와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와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와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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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자와의 대화에서 정혜신 박사와 이명수 대표는 사람 개개인의 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명수 대표는 <홀가분>의 원래 제목으로 추천했던 '당신이 늘 옳다'가 책의 핵심 메시지라며 타인의 생각을 지지하며 그의 개별성, 주체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자폐증일까 걱정했던 자녀가 훌륭하게 자랄 때까지 믿고 기다릴 수 있었던 힘이기도 했습니다.

"'당신이 늘 옳다' 막판까지도 이 제목을 저는 굉장히 고집을 했었고요. 정혜신씨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이것이 결국 이 책에서 얘기하고 싶어 하는 핵심 메시지다. 저희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혹은 지지를 하거나 그런바 없이 결과만 갖고 얘기를 하는 거죠. '이렇게 했다'고 해서 '참 잘 하셨네요' 이렇게 얘기를 하면 눈물이 툭 차오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정 박사는 '당신이 늘 옳다'는 말에 전제된 무의식의 근원적·본능적 건강성을 얘기했습니다. 수 백 가지 안 되는 이유가 있는데도 모험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는 건 살길을 찾는 사람의 본능적 건강성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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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무의식에는 근원적인, 본능적인 건강성이 있다고 해요. 모든 사람은 그러니까 옳을 수밖에 없어요. 남들이 다 들어가고 싶어하는 대기업을 다니고 있는 친구가 저한테 자기가 회사를 그만두게 됐대요. 왜그러냐,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세계지도를 보고 내가 언젠가는 세계일주를 해보리라는 꿈을 키웠대요. (회사를) 그만두면 안 되는 이유를 백가지도 더 할 수 있어요. 이 사람이 백가지도 더 알아요.

그런데도 설명할 수 없이 끌리는 이런 것들. 이런 걸 우리가 무의식에서 느끼는 본능적 건강성이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사람은 본래 본질적으로 자기가 죽는 길을 찾아가지 않는다 그럽니다. 자기가 살길 쪽으로 끌리게 돼 있다는 거죠. 옆에서 보기에 그게 죽을 길 인거 같은 거지 그 사람한테는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이런 건강한 부분을 찾아내 불씨를 살리는 게 상담이자 마음의 치유라는 정혜신 박사, 그는 자신과 상담을 하는 대기업 경영자들이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을 위해 써달라며 거액의 기부를 하는 등 마음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이걸 노사문제로만 봤는데 상황을 자꾸 보다보니까 그동안 사람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이게 사람이 이렇게 고통을 받았구나, 그 아이들이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하는 구나, 사람들의 이런 마음이 있구나. 저는 한번 그릇에 금이 가면 반드시 깨진다고 생각해요. 네 회사 내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느낌이나 그런 것들이 마음속에 훅 들어온 거거든요."

"두 사람은 싸우지도 않냐는 질문 많이 받는다"

'마인드 프리즘' 이명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마인드 프리즘' 이명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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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를 진행하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에 두 사람은 싸우지도 않냐는 질문이 많다고 이명수 대표가 털어놓자 청중의 폭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스타일과 가치관 등이 전혀 달라 그렇지도 않지만 무엇보다 통일된 태도를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닮아가는 상호각인효과를 강조하며 어떤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두 저자는 책의 제목 <홀가분>에 대해서 무엇을 더하는 것이 아닌 덜어내고 빼내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합니다.

"마치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볼 일을 보러가면 숙변 같은 것을 확 없애면 홀가분해지잖아요. 그러니까 홀가분해지면 뭐가 덧대진 상태가 아니라 원래의 내 상태로 돌아가는 건데 그게 되게 어려운 거죠." - 이명수 대표

"치유의 궁극적인 목적도 내가 부족하면 무엇을 얻거나 내가 지금 이런 상태인데 훌륭하게 돼서 편안해지고 행복해지고 좋아지는 게 아니라 내가 나로 살 수 있을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한 상태고 그럴 때 가장 사람이 홀가분함을 느끼는 것이고 삶의 목표가 결국 홀가분함 아닐까싶어요." - 정혜신 박사

심리 전문가 부부가 지난 5년간 써온 100여 편의 그림 에세이 모음집 <홀가분>. '정글'처럼 치열한 현대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나'를 만나 '나'를 응원하는 치유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와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와 이명수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홀가분>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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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홀가분,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쌍용차,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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