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6월 9일부터 12일까지 공연되었던 유니버설 발레단의 <디스 이즈 모던 2(This is Modern 2)>는 국내에서 흔하지 않은 모던 발레 공연이기에 더욱 의미있었던 공연이었다. 

 

우선 눈길을 끈 것은 문훈숙 단장이 본 공연 전에 모던발레에 대하여 설명한 부분이다. 직접 몸동작으로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의 차이를 설명하며 클래식 발레에 비하여 모던 발레가 발동작이 자유로운 점을 설명한다. 관객들은 그 차이를 인식하며 본 공연에서 현대 발레적 특징을 알고 감상할 수 있었다.

 

▲ "디스이즈모던2" 주요장면과 인터뷰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강예나와 이현준 인터뷰
ⓒ 이화미디어

관련영상보기

 

첫번째 작품은 2002년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NDT)가 내한하여 국내초연하였고, 유니버설 발레단 단원들로부터 가장 배우고 싶은 작품 1위에 꼽히기도 한 <프티모르 : PETITE MORT - 작은 죽음>였다.  이 작품은 발레계의 거장 이리 길리안이 모차르트 서거 200주년을 기념하여 안무한 작품이다. 작품 자체가 모차르트 음악에 근원을 두었으므로 몸동작 자체가 무척 절제미와 균형성, 아름다움으로 더할나위 없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느린 악장이 지닌 서정성과 향수, 진정한 인간 내면성에 대한 갈구가 고스란히 몸동작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PETITE MORT' 는 작은 죽음이라는 뜻 이외에도 오르가즘을 뜻한다. 6명씩의 남녀 무용수와 6개씩의 칼과 치마모형은 남녀의 상징성과 섹슈얼리티를 표현한다. 잔잔하고 숙명성을 더하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황금색의 남녀의 움직임 사이에서 고귀하고도 슬픈 제스처를 느끼게 한다. 특히 장면전환에서 검은색 천으로 무대를 뒤덮으며 공간을 가르는 것이 인상적이다. 한가지, 안무의 의도와는 달리 동작의 절제미가 간혹 다소 경직된 모습으로 표현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두번째 작품 <세츠 탄츠 : SECHS TANZE - 여섯가지의 춤> 역시 이리 길리안 안무와 모차르트의 6개의 독일무곡으로 구성되었다. 국내 초연작이다. 흰 가발과 얼굴의 흰 분가루, 상의를 탈의한 채 바지만 입은 모습 등에서 귀족시대의 정형화되고 폐쇄적인 모습이 희화적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간막 음악으로 피아니스트 윤철희가 중세 유럽시대의 흰 가발을 쓴 채로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C장조 KV 330, Andante Cantabile 를 연주하여 모차르트 음악에 근원을 둔 이 모던발레 작품의 진정성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세츠 탄츠>는 <프티모르>보다 좀더 자유스러운 몸짓과 역동성이 여섯개의 춤곡 안에서 형상화되고 있었다. 고귀함 속에서 헤엄쳐나오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듯하다. 모차르트 음악의 정형성과 반대로 몸짓은 계속적으로 일탈을 감행한다. 사실상 모차르트 음악 자체가 당시의 복잡한 세상사에 내면적으로 조소를 보내며 희화성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이 발레의 안무와 닮아 있다. 여기에 길리안의 안무의 초점이 보인다. 

 

세번째 작품은 재독 안무가 허용순의 <디스 이즈 유어 라이프 : This is your Life -  이것이 인생이다>로 2009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유니버설 발레II (현재 유니버설 발레단으로 편입)가 소개한 작품이다. 가베와 피아졸라의 음악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다섯가지의 인간 삶의 이야기를 등장인물들이 마치 TV 쇼 무대에 선 것처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무용수들은 연극배우 이상으로 멋진 연기를 선보이며, 탈장르화된 발레의 영역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으며 <프티 모르>와 <세츠 탄츠>에 비하여 훨씬 자유롭고 활발하였다.

 

5개의 이야기 - 바람난 남편을 묵인하는 아내, 자신의 삶을 싫어하는 바쁜 비즈니스맨, 긍정적 마음을 가진 남성미용사, 7년간 연애한 애인과 갑작스런 이별을 하는 남자, 키작은 남자친구를 둔 키 큰 여자 - 를 허용순식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었다. 안무가 허용순이 미용사였던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서 만든 작품으로,  5개 이야기중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돋보이는 긍정성을 가지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여자를 아름답게 해주겠다는 남성'미용사'인 점이 인상적이다.

 

이날 공연에서 관객들은 무용수들에게 브라보와 박수로,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에는 어김없는 웃음으로 화답하였다. 2001년부터 나초 두아토의 작품 등 국내에 모던 발레 소개에 앞장서 온 유니버설 발레단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무대와 관객의 즉각적인 의사소통도 또 하나의 '모던'의 요소가 아닐까 한다.

 

한편, 유니버설 발레단의 제1회 대한민국 발레페스티벌 참가작 <지젤> 공연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6월 18일 토요일 7시 30분에 있을 예정이다.

 

ⓒ 이화미디어 문성식 기자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이화미디어 www.ewha.com 에도 링크될 예정입니다.


태그:#디스이즈모던2, #유니버설발레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