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2010년 계양산반딧불이축제
ⓒ 계양산반딧불이축제조직위원회

관련영상보기


반딧불이와 반딧불. 어떤 것이 옳은 표현일까? 곤충의 이름은 "반딧불이"가 맞고, 반딧불은 그 반딧불이가 내는 빛을 일컫는다. 그리고 반딧불이를 부르는 호칭은 개똥벌레를 비롯해서 지방마다의 사투리까지 합하면 셀 수도 없이 많다.

현재 반딧불이는 신비한 빛을 내는 환상의 동물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불과 몇 십년전만 하더라도 흔하디 흔한 것이 반딧불이였다. 그래서 이름도 개똥처럼 흔하다 하여 개똥벌레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많던 반딧불이가 지금은 왜 이렇게 보기가 어려울까? 무주군 설천면은 반딧불이가 사는 서식지로 우리나라 322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반딧불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현실은 무엇일까? (반딧불이는 그 자체가 천연기념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반딧불이가 사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지역 중 무주군 설천면 일대만이 천연기념물이다. )

주요 원인은 두가지이다. 하나는 화학농약의 대량살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도시화로 인한 인공 조명이 급증한 탓이다. 반딧불이는 육석, 수서생물로 달팽이를 주식으로 한다. 그런데 화학농약이 대량살포되면서 반딧불이의 주식이 없어지게 되었고, 그로인해 반딧불이도 없어지게 된 것이다.

또한 반딧불이는 루시페린이라는 물질과 산소를 반응시켜 옥시루시페라제를 만들어내면서 빛을 내는데 이 빛은 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 빛은 전세계 2000여종의 있는 반딧불이 종족마다 제각기 다른 신호를 내는데, 그것은 종족보조을 위한 짝짓기가 목적이다. 그런데 자신의 빛보다 더 밝은 빛들이 나는 곳에서는 짝짓기를 할 수 없으니 자연스레 반딧불이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해외에는 다른 반딧불이의 신호를 흉내내면서, 그 빛을 보고 오는 반딧불이를 잡아먹는 반딧불이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반딧불이는 무주에서 처음 축제를 시작하면서 더욱 많이 알려졌다. 그리고 영화 클래식에서 환상적인 배경장면으로 사용되면서 또한 많이 알려졌다. 2011.6. 3. 개막한 15회 무주반딧불이축제 개막식과 신비체험에 다녀온 후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와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무주는 우리나라에서 무진장 산이 높아서 유명한 무진장(무주,진안,장수) 중 한 곳이다. 산이 높은만큼 물도 깊어 수려한 자연환경에 먼저 도취된다. 그리고 그 유명한 남대천 송어잡기 행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일찌기 환경분야에 눈을 뜬 행정의 덕분에 행사에 투자되는 예산만도 9억원에 이를만큼 거대하고, 그 규모면에서 여타 다른지역의 많은 반딧불이 축제와는 비교 자체가 어려운 점도 있다.

밤 9시 30분부터 시작된 신비체험은 11시까지 이어졌는데, 금강 옆으로 우뚝 서있는 반딧불이 마실길에 출현한 반딧불이의 개체수도 굳이 찾지 않아도 고개만 돌리면 보일 정도로많은 수가 반짝이고 있었다. 물론 그 날 일기가 반딧불이가 나오기에 적합한 날이어서 그렇긴 하다. (반딧불이가 나오는 것은 반딧불이 마음이지 사람 마음이 아니다. 그래서 무주에서도 체험홍보를 하면서 반딧불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문구를 홈페이지 체험신청란에 공지하고 있다.)

원조 반딧불이 축제 지역이면서 개체수와 분포지역도 압도적으로 많은 무주에 비해 400m도 채 안되는 계양산의 반딧불이 축제는 도대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을까?

가장 부각시키고 싶은 것은 반딧불이 탐사 과정이다.

무주반딧불이축제는 낮부터 개막식 장소에서 많은 부대 행사가 진행되며 축제기간내내 지속된다. 그러나 반딧불이가 나오는 날은 개체수가 많아서인지 몰라도 그냥 관람객들끼리 반딧불이 출현지를 걸어갔다가 오는 것으로 끝난다. 그 도중에는 많은 안내원들이 지휘봉을 갖고, 혹은 목소리로 조심하라는 경고만 할 뿐이다.

하지만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는 15-20명의 인원마다 해설사가 한 명씩 붙어서 1시간-1시간30분정도의 시간동안 반딧불이에 대한 다양한 안내를 한다. 반딧불이 뿐만 아니라 계양산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숲과 생명에 대한 짧은 교육이 체험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은 그 짧은 시간에 정말 처음 해보는 많은 추억을 갖고 돌아가며, 행사를 준비한 분들에게 표하는 힘찬 박수소리와 애정이 담긴 응원소리는 다른 사람 앞에 서느라  긴장하고, 혹시 밤길이라 사고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던 마음을 일거에 풀어준다(계양산 반딧불이 축제는 하루 탐사인원을 8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제한하는 이유는 반딧불이를 지키자고 시작한 반딧불이 축제가 너무 많은 인원이 찾아서 반딧불이가 살기에 어려운 조건이 되면 안된다는 행사 주최측의 의지 때문이다).

다른 한가지는 계양산에서는 늦반딧불이축제를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무주반딧불이 축제에서 확인한 것은 모두 파파리반딧불이였다. 파파리 반딧불이는 깜빡깜빡 날면서 환한 불빛을 보여주었고, 그 불빛을 보는 것은 정말 신비로웠다. 파파리 반딧불이는 5월말부터 6월말까지 출현하고, 개막식날 보이지 않았던 애반딧불이는 6월중순부터 7월까지 출현한다. 무주에서는 파파리와 애반딧불이가 함께 출현하고 있다.

늦반딧불이는 8월말에서 9월 사이에 출현하며, 빛을 지속적으로 내면서 허공에다 빛의 그림을 그린다. 그 빛의 그림을 따라가며 탐사객들은 환호와 박수를 동시에 보내며, 깜깜한 공간에서 10여 마리가 동시에 허공을 날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작품이 연출된다.

늦반딧불이는 일몰 후 1시간-1시간30분정도만 나타나고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8월말 -9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행사는 6:30에 시작해서 9시 전에 끝이 난다. 8시를 전후로 가장 많이 출현한다.

(* 계양산에서도 계양산 자연환경 생태모니터링단이 지난 6/1 01:30 경 파파리반딧불이와 애벌레의 출현을 확인했다. 모니터링단은 5월부터 10월까지 주4회 모니터를 실시하고 있다.)

시작 시간이 좀 이르기에 일을 마치고 참가하는 분들에게는 좀 벅차지만, 9시 무렵에 끝나기 때문에 귀가하기에는 많이 좋다. 더구나 함께한 이들과 오붓한 가을밤마실을 끝낸 후, 정겨운 교류의 시간을 갖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만들어 왔고, 시민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축제라는 것이다.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는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막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만들어 낸 축제이고, 이제는 그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바로 계양산에 반딧불이가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개발을 자제하고, 서식지를 복원하는 등 환경과 생태를 먼저 복구시키는 방향으로 축제도 발전될 것이라는 점이다.

4번째를 맞는 계양산 반딧불이 축제는 2011년 8월 27일 계양역에서 개막식을 갖고 시작되며, 9월 8일까지 매일 80명의 인원에 한해 제한적으로 탐사신청을 받아 반딧불이 체험을 진행한다.

탐사는 매일 18:30 계양역 광장에 모여서 출발하며, 탐사를 마치고 21:00 경 다시 계양역에 도착한다.

탐사신청은 8/1부터 네이버카페 "계양산반딧불이축제조직위원회" 게시판을 통해서만 접수를 받는다.


태그:#반딧불이, #계양산, #무주, #늦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