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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며 우는 한신대 학생 황은권(영문과.04)씨가 등록금 동결과 동맹휴업 참여를 눈물을 흘리며 외치고 있다.
ⓒ 구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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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여러분, 등록금은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눈물로 호소합니다. 학우 여러분의 참여만이 등록금을 인하시킬 수 있습니다."

동맹휴업 참여를 요구하는 황은권(영문과, 04학번)씨가 교문을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외쳤다. 황씨가 눈물로 호소하자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동맹휴업을 실시한 2일 일부 정문은 책걸상 등으로 막혀있었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전국 대학교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동맹휴업을 실시한 경기도 오산시 소재 한신대학교는 5월 24일부터 3일 동안 재학생 5300명을 대상으로 '등록금인상에 반대하는 동맹휴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82.9%의 찬성(투표율 54%)을 얻어 2일 동맹휴업을 실시했다.  

이날 아침 등록금투쟁위원회(이하 등투위)는 강의동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수업거부와 동맹휴업 참여를 독려했다. 일부 교수들은 수업을 휴강했고 수업 거부한 학생들의 출석을 인정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했다. 한신대 총학생회와 등투위는 만우관 오월계단에서 재학생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동맹휴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82.9%의 동맹휴업 찬성, 참여는 저조

총학생회와 등록금투쟁위원회가 동맹휴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 동맹휴업 선포 기자회견 총학생회와 등록금투쟁위원회가 동맹휴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 구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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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학생들이 살인적인 등록금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있다.
▲ 등록금 인하 퍼포먼스 한신대 학생들이 살인적인 등록금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있다.
ⓒ 구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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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투위 집행위원장 이현기(국어국문학, 04학번)씨는 "2700명의 학생들이 동맹휴업에 찬성투표를 했지만, 정작 이 자리에는 300명의 학생들 밖에 없다"며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등록금 동결 할 수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자유발언을 한 학생은 "학교는 적립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있는데,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미친 등록금을 내기 위해 살인적인 알바를 하고 사채를 쓰고 심지어 성매매까지 한다, 이런 현실이 괴롭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신대 측은 올해 초 등록금 3.4% 인상안을 발표하였고, 학생들이 반발하자 4자 협의회를 통해 등록금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등투위에 따르면 "학교 측은 200억의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다, 적립금을 쓸 생각은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등투위는 ▲ 등록금 3.4% 인상안 철회 및 등록금 인하 ▲ 한신대 재단 법인의 법정 부담금 지급 ▲ 정부의 조건 없는 반값등록금 실현 등을 요구했다. 

한신대 기획처장 이일영 교수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등록금이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은 공감한다"며 "학교 측은 교육의 수준과 내용을 담보해나가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현재 접점을 찾기 위해 대화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적립금과 관련해서는 "학교를 운영할 때, 적립금을 과다하게 쌓은 적이 없다, 최소한의 수준으로 적립했다"며 "이것을 쓰자고 하는 것은 농사지을 때 종자를 털어서 쓰자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당초 고지한 등록금 인상률인 3.4%에서 한발 물러나 2.4% 인상안을 제안한 상태다. 이에 총학생회와 등투위는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학교 측이 제시한 등록금 인상안 2.4%를 거부하고, 2학기 때 등록금 민주납부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등록금 민주납부는 대학에서 지정한 은행계좌 대신 총학생회 관계자들의 공동명의 계좌에 대학 측이 요구한 인상분을 제외한 등록금을 납부하는 것이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행진 중인 한신대 학생들이 송암관 앞에서 수업받는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 행진 중인 한신대 학생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행진 중인 한신대 학생들이 송암관 앞에서 수업받는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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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 행진 중인 한신대 학생들 한신대 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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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만 보지말고 등록금 투쟁 함께 하자 

기자회견과 문화제를 마친 300여 명의 학생들은 '등록금을 인하하라'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였다. 학생들이 구호를 외치며, 교내행진을 하자 수업 중이던 학생들이 창문 밖으로 나와 구경하기도 했다. 행진대오 옆을 지나가던 학생 중 일부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일부는 고개를 숙이고 빨리 지나가기도 했다.

행진을 하던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를 성사시키기 위해 수업을 거부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 교실에서 수업 받는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함께 해야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다, 학생들은 제발 수업을 거부하고  나와달라"고 호소하였다. 일부 학생들은 "쳐다만 보지말고 함께 하자"고 외치기도 하였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책걸상 등으로 막혀있는 정문이 아닌 쪽문으로 나왔다.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 중 절반이상은 동맹휴업에 찬성표를 던진 이들이다. 학생들은 동맹휴업에 찬성은 했지만, 참가는 하지 않았다.

등투위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했다, 더 많은 학생들이 등록금 투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태그:#한신대 , #동맹휴업, #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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