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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7일 오후 4시 30분]

 

'무상급식조례'를 둘러싼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곽노현 교육감과 시의회에 'TV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곽 교육감과 시의회는 "정략적인 의도가 깔려있다"며 거부하고 있어 TV 토론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 "학교안전이냐, 부자 무상급식이냐 시시비비를 가려보자"

 

오세훈 시장은 7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각각 목소리 내기에 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기보단 충분한 토론과 여론수렴을 통해 진정한 교육방향이 무엇인지 정하고 가자, '학교안전이냐, 부자 무상급식이냐'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 교육주체들이 참여하는 TV 공개토론을 제안 한다"고 밝혔다.

 

토론의 방식에 대해서는 "1대 1도 좋고, 삼자 이상의 다자 토론도 좋다"며 "공중파 방송사 중 이미 토론제안을 해온 곳도 있기 때문에 주체들 간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언제든 토론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어 "어제 곽노현 교육감이 정치적인 다툼에 말려들기 싫다는 이유로 TV토론을 거부했다"며 "이는 옳은 자세,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무상급식이 (교육청의) 최우선적인 가치라면 국민들에게 설득을 해야 한다"며 "'나의 당선자체가 무상급식에 대한 동의다' 이런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주장을 논거로 해서 토론을 거부하는 건 비겁하다"라고 곽 교육감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의 계획대로 내후년부터 중학교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교육청 예산 가운데 5000억 원 넘게 들어간다, 5000억 원을 급식예산으로 쓰겠다는 분이 토론회를 피한다는 건 굉장히 무책임한 자세라고 본다"며 "반드시 TV토론 하셔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 무상급식 대화 거부한 오세훈, TV토론은 OK?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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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교육감 "정치적 논쟁 정중히 거절"... 시의회 "토론하려면 본회의장으로 오라"

 

오 시장의 '끝장토론' 제안은 지난 주부터 비공식으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곽노현 교육감은 전날(6일) 기자회견을 열고 "(끝장토론 제안은) 이미 내년도 예산안을 시민에게 제출한 상황에서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를 가지고 '시민적 합의' 사항인 친환경 무상급식을 다시 흔들려는 뜻"이라며 "정치적인 논쟁은 정중히 거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세훈 시장과 시의회의 '무상급식전쟁'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던 곽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세훈 시장의) 무상급식 반대는 재정형편상 (예산분담비율이) 과다해서가 아니"라며 "교육감이 대선겨냥 행보에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고 오 시장을 규탄했다.

 

시의회 역시 오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승록 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7일 오후 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친환경무상급식과 관련된 토론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토론을 제안한 것은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오세훈 시장과 무상급식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서울시의원들이 무수히 많다"며 "토론을 하고 싶으시다면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으로 오라"고 촉구했다.

 

김종욱 시의원은 "TV 공개토론을 하고 여론조사를 하자는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라며 "이는 TV 토론 과정에서 무상급식에 대해 정치적으로 흠집 내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시장 돌아올 때까지 침묵시위"... '무상급식전쟁' 장기화될 듯

 

한편, 지난 3일에 이어 7일 기자회견에서도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은 보편적 복지가 아닌 무차별적 복지"라며 무상급식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과 같이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복지를 펴는 무차별적 복지를 사회 모든 영역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20~30% 증세가 불가피하다"며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증세이야기는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에 쏙 빼놓고 '불요불급한 삽질예산, 건축예산 줄이자'고 하는데 이는 매우 불합리한 논리"라고 흥분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도 그렇고 무상급식에 대한 반대도 그렇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입장에서는 그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동의할 수 없는 예산을 깎아서 본인들이 원하는 사업에 쓰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정치적인 주장"이라며 "서울시의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쓰인 예산들이 과연 불요불급한 예산이었는지에 대해서 토론이 필요하다, 어떤 예산도 그 자체로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그리고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까지 강경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무상급식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의회는 오세훈 시장이 본회의장에 돌아올 때까지 '침묵회의'를 하며 오 시장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오는 8일부터는 오전에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침묵회의를 하고, 오후에는 민주당 시의원들이 모여 각 상임위별로 예산심의와 관련된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태그:#오세훈 , #무상급식, #무상급식조례, #TV토론, #끝장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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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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