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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느지막하게 방과후 보육교실에 옵니다.

올해는 학부모님들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 점심을 하겠다고 큰소리쳤는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네요


아이들 점심 준비를 하다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어제는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고사리손으로 양파 껍질을 벗겨 주었습니다.


도와 주려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예쁩니다.

갖은 야채를 썰고 가장 난코스인 양파를 썹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양파를 썰다 말고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다시 썹니다.


아이들은 뭐가 좋은지 저만치에서

오늘 점심에 대한 기대를 털어 놓습니다.


"오늘 점심 뭔지 알아? 카레야!"

"맞아? 내가 양파 껍질 벗겼다."


책상을 닦고 점심상을 준비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돕겠다고 나섭니다.


뜸이 잘 든 밥을 뜨고

김치를 썰고


아이들이 하나씩 들고 나릅니다.

매콤한 카레향이 텅 빈 학교복도를 따라 퍼져나갑니다.


입맛을 다지는 아이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습니다.

밥그릇 하나 가득 떠 줍니다.


"선생님이 만들어 주신 카레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얘들아! 맛있지?"


2학년 반장인 아인이가 한마디합니다.


종알종알 대며 맛있게 먹어줍니다.

이런 아이들이 있어 힘들지만 내일 또 점심을 준비합니다.


"얘들아! 많이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 "


따스한 미소가 마음 한가득 퍼져 나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점심, #방학, #방과후교실,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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