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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부터 수백 억 원의 혈세를 들여 도로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주)이 공사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은 감리지적 미준수로 인해 파손된 시설물에 대해 구조안전진단 등 검사를 시행하고 있어 결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17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익산지방국토관리청 발주로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11년 10월(84개월)까지 총 883억4600만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전라북도 '순창~운암(2공구) 도로확장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시공자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8년 12월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 학필마을 입구에 공사 중인 하등교 아래를 지나는 수로인 콘크리트 'U형 개거(가로 9m X 세로 3m, 길이 90m)' 시공을 완료했다. 이후 6개월 뒤인 지난 2009년 6월 말 현대산업개발은 감리자로 부터 '장마시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우기전(장마철)까지 개거 되메우기(수로 옆 흙 메우기)작업을 완료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양질의 토사'를 이유로 감리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되메우기 이행준수 시점을 넘긴 며칠 뒤 집중호우로 공사장 도로 옆을 따라 흘러내린 빗물로 인해 육중한 무게의 콘트리트 구조물(개거)이 부력에 의해 뒤틀리고 철근이 노출돼 심하게 훼손되는 등 개거 이음새 부분 8곳에서 심한 파손이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또 공사설계서 대로 도로를 따라 흐르는 빗물을 옆 계곡으로 배수하도록 되어있는 콘트리트 횡관(2개)을 설치해야 했지만 설치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처럼 육중한 무게를 자랑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U형 개거'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파손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횡관 미설치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원래 설계서대로라면 빗물 배수 횡관을 공사기간내 설치해야 한다"며 "하지만 27번(편도1차)국도를 이용하는 차량이 많아 공사를 진행할 경우 콘크리트가 굳는 시간 등의 이유로 차량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이유로 설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사 확인결과 27번 국도를 관리하고 있는 남원국도관리청에서는 당시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하루 평균 5700여대로 한쪽 도로를 막고 공사를 진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냈다.

 

현재 문제가 된 수로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기술팀은 5개월여 전부터 재사용 가능 여부 등 구조적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0월 설계변경을 요청, 설계서대로라면 공사 시작부터 설치되어야 했을 횡관은 우여곡절 끝에 공사 시작 6여년 만인 올해 4월말 설치가 완료됐다.

 

구조물을 설치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호우로 구조물에 문제가 발생하기 2년 전쯤부터 원청(현대산업개발)에 요청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양질의 토사를 받기위해 기다리다 보니 감리지적에도 불구하고 되메우기 작업이 늦어져 문제가 발생했다"며 "임시로 인근 공사장에서 나온 토사 등으로 되메우기 작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재시공을 하려 했으나 이후 본사 기술팀에서 현재 설치된 개거를 보수해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 재시공여부, 재시공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하자 등에 대해 총체적인 구조안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재시공 등의 여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발주처인 익산국토지방관리청 관계자는 "공사업체는 지침과 설계서에 따라 공사를 진행해야 하고 감리지적사항을 준수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감리지적 미이행에 따른 문제 발생 등에 대해서는 사안의 경중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 가서 문제를 확인하고 재시공 여부 등 발생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해 본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아시아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건축, #현대산업개발, #임실, #수로 ,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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