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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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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주최로 진행된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

오세훈-한명숙, 6.2 서울시장 선거 양강 후보의 격돌은 예정된 토론 시간을 50여 분 넘길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서로 '칼'을 맞대고 몇 차례씩 힘을 겨루다 떨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의 '전투성'이 가장 발휘된 시간은 후보 상호 간의 토론 시간이었다. 두 후보는 이때에 작심한 듯 '직설화법'으로 상대방을 공격했다.

"지금까지 한명숙 후보께서 공약을 여러 가지 내놨는데, 사람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도시를 맡은 책임을 진 입장에선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과 함께 도시경쟁력도 양 축으로 봐야 한다.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공약은 많이 있지만 도시 경쟁력 공약은 없는 것 같다."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서울의 인지도가 디자인으로 많이 올랐나? 아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시민들의 거리응원으로 올랐다. 해외홍보비를 올려 해외관광객이 30% 증가했나? 아니다. 사실상 환율 때문에 증가한 것이다. 중국·일본 관광객의 쇼핑 관광, 그것을 정확히 추정해내야 한다."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디자인서울은 전시행정" vs "도시경쟁력 공약은 어디?"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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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도시경쟁력 공약 없다" vs. 한명숙 "서울 인지도 상승, 디자인 때문 아냐"

두 후보의 설전을 지켜보며 장내의 방청객들은 숨을 죽였다. 4년의 시정을 경험한 오 후보가 각종 수치와 통계를 무기로 공격에 나섰고,  한 후보는 '국민누님'의 이미지를 잠시 벗고 다시 민주투사의 얼굴로 돌아와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토론회가 열린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두 후보 지지자들의 면면도 눈길을 끌었다. 오 후보 쪽에선 김충환, 장광근, 진성호, 진수희 등 한나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들이 장내에 자리 잡고 앉아 오 후보에 무게를 실었다. 한 후보 쪽에선 김진애 민주당 의원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 특성상 장내 출입을 못한 한명숙 후보의 지지자들은 장외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장외에 마련된 TV를 통해 토론회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한 후보의 답변, 정견 발표 등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박수 소리가 너무 커서, 토론회 사회자가 "지지자들이 답변 후 박수를 치는 경우가 있는데 관훈토론회는 박수를 금지하고 있다"고 제지할 정도였다.

오전 10시 47분, 토론회가 마무리된 뒤 두 후보는 모두 '첫 승부'에 만족한 듯 웃음을 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인 오 후보는 기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수고했다"고 말을 건넸다.

한 후보는 장외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지지자들은 이날 음력 생일을 맞은 한 후보를 위해 준비한 꽃다발을 증정하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한 후보는 "감사합니다"라고 답례한 뒤 다음 일정지인 민주노동당 문래동 당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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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 측 관계자 모두 이날 토론회에 대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며 만족감을 표했다.

오세훈 후보 캠프의 이종현 공보특보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두 후보의) 정책검증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며 "알고 있는 것과 준비돼 있는 것, 그 둘의 차이를 평가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즉 '준비된 시장'인 오 후보가 한 후보보다 우세한 논쟁을 펼쳤다는 얘기다. 

이 특보는 무엇보다 "무상급식 의제가 선거용 단골공약임을 알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후보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놓았지만 정작 총리 시절 국무조정회의를 거쳐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거부한 적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이날 제기됐다"며 "무상급식과 사교육비 절감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논쟁이 붙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여당이 내놓은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이날 토론회를 통해 서울시가 예산의 24.5%를 투입해, 준비하거나 실행하고 있다는 것도 설명할 수 있었다"면서 "오 후보는 (정책과 관련해) 좀 더 풍부한 토론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후보 캠프의 대변인인 임종석 전 의원은 "오늘 토론이 생방송으로 진행되지 않은 게 너무나 아쉽다"며 "여러 사람으로부터 두 후보 간 정책과 철학, 경륜의 차이가 드러난 토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임 전 의원은 "오 후보가 4년 동안의 시정을 자기 홍보하듯 즉자적으로 대응하는 수준의 토론을 펼쳤다"며 "한 후보가 제기한 시정 철학, 방향 등에 대해선 거의 질문을 피해가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썼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가 평소와 달리 토론회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원래 한 후보는 MB정부의 중간평가와 심판의 필요성에 대해 쭉 단호하게 말했다"며 "10일, 13일, 14일로 예정된 방송 3사의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가 진행되고 나면 후보 간의 정책, 철학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한명숙, #오세훈, #서울시장, #지방선거,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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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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