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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개방된 북한산 둘레길 시범구간은 '순례의 길'이자 '참배의 길'이다. 북한산 진달래능선 아래로 조성된 둘레길 주위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열사들이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2.1km 둘레길은 국립4·19민주묘지와 이준, 이시영, 김창숙, 신숙선생 등 독립운동가 묘지를 차례로 순례할 수 있는 길이다.

 

수유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북한산 둘레길 시범코스가 시작되는 통일연수원 앞까지는 약 1km정도 거리를 두고 있다. 이 길은 아카데미하우스길로 북한산 칼바위능선에 오르거나 대동문에 오르는 등산로 초입이자, 평소에도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둘레길 입구는 아카데미하우스와 통일연수원 사이에 있다.

 

 

먼저 둘레길 입구에 들어서면 북한산에서 흘러 내리는 작은 계곡이 마주한다. 이 구간은 백련사탐방지킴터에서 진달래능선에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계곡을 따라 둘레길이 형성되어있다. 따라서 계곡을 옆에 두고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걷는 풍경이 좋은 곳이다.

 

둘레길 입구에 들어서 5분정도 걸으면 이준열사 묘지 입구와 위훈비를 만나게 된다. 잠시 위훈비에 적힌 내용을 가슴에 담아둘 수 있는 곳이다. 위훈비 옆 길을 따라 돌아가다보면 독립운동가 김병로선생 묘지로 가는 오솔길과 광복군 합동묘지와 이시영선생 묘지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북한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민주열사

 

 

광복군 합동묘지와 이시영선생 묘지로 가는 길 쪽으로 형성된 둘레길을 따라 내려가면 계곡가 위로 대동교가 아담하게 놓여있다. 북한산 계곡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물이라 수질이 깨끗하다. 다리를 건너 표시판을 따라 오솔길 왼쪽으로 접어들면 평탄한 둘레길이 그림처럼 형성되어 있다.

 

계곡을 따라 잠시 걷다보면 오래된 낡은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독립운동가 유림선생 묘지로 통하는 다리이다. 오랜 세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낡은 다리는 그 자체로 운치를 더해준다. 계속해서 계곡가를 따라 형성된 둘레길을 걷다보면 백련사탐방지킴터에서 진달래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와 마주치게 된다.

 

 

 

이곳에서 약 50미터 정도 깨끗하게 포장된 산길을 따라 오르면 둘레길과 진달래능선 등산로가 나뉘는 길목이 나온다. 진달래능선 방향으로 직진해 조금 올라가면 양일동, 김창숙, 서상일선생묘지로 갈 수 있다. 둘레길 표시를 따라 오른쪽 오솔길로 접어들면 김도연, 신숙선생 묘지로 통하는 둘레길이 계속 이어진다.

 

이 둘레길로 접어들면 오른쪽으로 넓은 주말농장 텃밭이 자리하고 있다. 동향의 꽤 넓은 경사진 밭을 작은 구역으로 여러 개 나누어 그 텃밭을 일반인에게 분양하고 있다. 주변엔개나리와 벚꽃이 탐스럽게 피어있고, 텃밭엔 상추를 비롯해 몇가지 모종이 심어져 있는 모습이다. 일요일을 맞이해 가족이 함께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봄볕마냥 포근하게 다가온다.

 

 

 

텃밭을 구경하며 단독주택들이 보이는 길가까지 내려가면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 한가운데 '둘레길'이라는 예쁜 글이 디자인된 표식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100미터 정도 더 내려가면 '제주 올레길'처럼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라는 표시를 발견하게 된다.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내려오던 길을 따라 그냥 직진해 계속 내려가 국립4·19민주묘지 앞까지 지나치게 된다.

 

전봇대 옆 담벽 둘레길 표시를 따라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100미터 정도 아담한 주택가 골목길을 걷게 된다. 주택가 끝부터는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김도연선생 묘지로 이어지는 샛길이 나오고 둘레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언덕위에 독립운동가 신숙선생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오르막길을 조금 더 오르면 오솔길 왼쪽으로 조계종 사찰 보광사가 나온다. 처음 보는 사찰인데 규모가 제법 크다. 사찰내 수 많은 색색 연등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음력 사월초파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있는 절기임을 깨닫게 한다.

 

둘레길 옆 민주묘지엔 4·19 흑백 기록사진 전시

 

 

숲 속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으면 국립4·19민주묘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 겸 휴식터가 나온다. 이곳에선 깨끗하게 정렬된 넓은 4·19묘지와 기념탑, 영정을 모신 건물을 모두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 북한산 진달래능선을 위로 하고, 왼쪽으로 주택가를 아래로 둔 국립4·19민주묘소는 전체적으로 나지막한 경사지에 아늑한 기운마저 느끼게 한다.

 

4·19기념일을 일주일 정도 앞둔 묘지 주위는 활짝 핀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풍경이다. 묘에는 화사한 꽃들이 헌화되어 있고, 주변 가로등에는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모습이다. 기념탑 앞 잔디밭에는 4·19 당시 흑백 기록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망대에서 오솔길을 따라 5분 정도 더 내려가면 시범구간으로 운영되고 있는 둘레길 2.1km가 끝나는 솔밭공원입구가 나온다. 우이동 솔밭공원은 주위에선 보기 힘든 수백 그루 울창한 소나무 군락이 잘 보존되어있는 공원이다. 예쁜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올해 4월 19일은 4·19의거 5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번 주말이나 일요일엔 4·19 의미를 되새겨보는 나들이 코스로 진달래와 개나리꽃이 만개한 국립4·19민주묘지와 북한산 둘레길을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마침 때 늦은 꽃샘추위도 물러나는 포근한 주말이 예보되어 있어 안성맞춤인 날이지 싶다.

 

 

▲ 국립4.19민주묘지와 함께 탐방하는 북한산 둘레길
ⓒ 유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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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탐방 가이드

 

 

탐방순서는 먼저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난 후에 둘레길을 탐방하는 것이 좋다. 둘레길 들머리는 국립4·19민주묘지 앞에서 아카데미하우스길을 따라 1km정도 걸어 들어간 통일연수원 앞 입구에서 시작한다. 둘레길 2.1km 거리를 더하면 총 3km정도를 걷는 셈이다.

 

둘레길 주위에 있는 독립운동가 묘지를 참배하지 않고 둘레길만 탐방하는 데에는 2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전체적으로 길도 험하지 않아 가족나들이로 적합한 곳이다. 둘레길 주변 주말농장 텃밭 풍경도 함께 즐기면 좋다.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둘레길과 연결된 북한산 진달래능선을 따라 대동문까지 산행도 고려해 볼 만 하다.

 

 


태그:#북한산 둘레길, #국립4.19민주묘지,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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