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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초기 노동운동은 직업별 노동조합으로부터 출발했다. 노동조합은 동일직업에 속한 숙련공의 상호이익과 상호부조를 도모하였다. 이후 자본주의 진전에 따라 집중·독점이 생기고 숙련·미숙련 노동자를 망라한 산업(별)노동조합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한국 자본주의 전개과정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노동조합 발전 역시 특수하게 전개되었다. 산업노조든 기업노조든 독재정권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가권력의 지배와 통제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 상황은 낮은 조직률은 물론이고 기업노조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조직들이 산업노조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노동 계급적 성격을 토대로 하는 산업노조 건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따라서 계급적 산업노조를 토대로 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 역시 요원하다.

 

세계는 산업자본주의를 지나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돌입했다. 자본주의 체제 위기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자본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 민중을 더욱 착취한다. 특히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을 노골화한다. 총노동과 총자본의 계급대립구조를 총노동 내부의 계층간 대립구조로 전환시킨다. 노동자 상호간에 경쟁과 불신을 조장한다. 노동자들 스스로 자본주의 체제를 내면화하게 만든다.

 

노동시장유연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자를 고립 분산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확산시킨다. 노동운동과 노동조합을 체제내화 시키고 약화시킨다. 이념적 공세와 회유책을 넘어 국가권력의 폭력까지 동원한다. 한때는 투쟁이 벌어지면 모두가 달려가 연대했던 노동자들이었지만 지금은 주위에서 눈물겹게 연대를 호소해도 모른 체 한다. 자본주의적 개인주의 삶에 빠진 채 주위를 살필 겨를이 없다. 자본주의적 소비구조 앞에 연대는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은 노동에 대한 공격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화폐가지 하락, 환율변동, 주식가격 폭락, 무역 및 재정적자, 유동성부족과 금융·경제 위기로 자본주의가 망할 것처럼 공포가 조성되지만 지배자들은 끄떡도 없다. 모든 치유비용은 노동자들이 부담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합리하면서 노동자 임금을 삭감하고 정리해고 하고 실업상태로 내몬다.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팔아야만 생존할 수 있는 노동자들은 체제에 저항하기 보다는 운명을 탓하면서 노동자계급 자신의 존재에 대한 배신에 이르기도 한다. 자본주의체제의 변화발전은 노동자 운명의 토대 위에 구축되는 역사적 산물이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투쟁한 노동자들은 구속되고 해고당했다. 

 

노동조합운동의 토대는 조직된 구성원인 조합원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희생을 감내하며 투쟁하는 활동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활동가 역시 조직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면 활동가로서 존립할 수 없다. 자본은 이런 활동가를 투쟁조직으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최근 공무원노조 설립신고 과정에서 보듯이 투쟁하다 해고된 활동가를 조합원에서 분리시키려 한다. 투쟁과정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에겐 블랙리스트 연좌제를 통해 복직이나 취업을 차단한다. 2003년 두산 중공업 배달호 열사 투쟁 이후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민·형사상 면책특권을 보장받은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는 손배가압류 조치를 통해 활동가들의 발을 묶고 있다. 활동가들을 노동운동에서 배제시키려 한다.

 

여기서 제안하는 연대투쟁기금은 당면한 투쟁에 필요한 기금이 아니라 투쟁하다 희생된 노동자(활동가)들이 투쟁현장을 떠나지 않고 활동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기투쟁 사업비와 생계비 및 활동기금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5인 이상 사업장 상용노동자 월 평균 임금 284만 원(2008년 4/4분기)기준 연봉 3400만 원 이상을 받는 민주노총 조합원 중에서 이 취지에 동의하는 경우 연대투쟁기금 내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물론 노동운동 활동가나 간부라면 이러저러한 기금이나 지원금을 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제안하는 것은 추가로 내는 투쟁기금이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현재 소비를 그만큼 줄여야 한다. 함께 나누고 연대하려면 그만큼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

 

* 연봉의 10% 내외를 자발적으로 내는 운동을 제안합니다.

 

<연봉 기준 투쟁기금 내기 예시>

 

3400만원...3700만원...4000만원...4300만원...4600만원...4900만원...5200만원...

         ↑         ↑         ↑         ↑         ↑         ↑

         5%        6%       7%        8%       9%       10%


태그:#십일조,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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