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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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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 현재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이폰과 <아바타>의 공통점은?

물론, 둘 다 한국어로 '아'로 시작하고, 첨단 기술의 상징이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공통점은 아이폰과 <아바타>가 돌풍을 일으킨 휴대전화와 영화 시장이 지금껏 한국 업체가 강세를 보여온 부문이라는 것이다.

최진기 '최진기경제연구소' 대표는 "다시 말해, 한국기업이 높은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된 분야가 취약하게 노출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바타>는 이미 매출액 면에서 국내 역대 최고 흥행작 <괴물>을 능가했고, 애플의 아이폰 매출액은 전 세계적으로 삼성전자 애니콜의 1/10 수준이지만, 아이폰의 영업이익(9억6천만 달러)은 애니콜(6억9천만 달러)보다 많다.

최 대표는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네 번째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에서 "정부가 스마트폰과 3차원 입체영상(3D) 영화 산업에 돈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도 창의성 없이는 아이폰과 <아바타>를 만들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여의도 빌딩가 사진을 보여주며 "이곳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친구는 이민 갈 생각만 한다, 이래서는 창의성을 키울 수 없다"며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자명하다고 전했다.

노동시간 단축이 한국 경제의 대안

최 대표는 우선 한국 기업이 애플이나 구글 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보통신(IT) 기업에 밀리는 이유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부족을 꼽았다. 그는 한국기업이 아직도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의미하는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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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은 탈포드주의적 생산방식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대표는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을 대표하는 제너럴 모터스(GM)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의 회사들은 1970년대 후반 워크맨을 앞세운 소니에 밀렸다"며 "그 소니도 1990년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주도권을 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3D 텔레비전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다고 해도 영화판권 등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회사와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이 멋진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만들어도 막대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가진 애플의 아이폰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한국의 5대 산업은 반도체·조선·자동차·석유화학·철강 등 모두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에 의해 작동되는 중후장대형 장치산업"이라며 "지금은 경쟁력이 매우 높지만, 앞으로 소프트웨어적인 부문에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렸던 애플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반격에 나섰듯, 삼성에 밀린 소니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로 대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콘텐츠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최 대표는 단호하게 "근무시간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1990년대 이건희 당시 삼성그룹 회장이 7·4제(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를 도입했지만, 7·4제는 지속되지 못했고, 퇴근이 점점 늦춰졌다"며 "늦게까지 일하는 상황에서 창의성이나 첨단산업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대안은 1인당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1명이 9시간 일하던 것을 3명이 3시간씩 일하게 하면 고용률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아이폰이나 <아바타>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은 '의미 없는 반등'

한편, 최 대표는 지난해 한국경제가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의미 없는 반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반등은 인위적인 반등으로 단지 금융위기 전 1달러당 920원하던 환율이 1250원으로 35% 상승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며 "원화가 엔화처럼 환율이 18% 하락했다면 삼성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 기준 우리나라 소득은 2007년부터 점차 감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플러스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등 부유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밖에서 보기에 우리는 더 가난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 상승으로 농민·축산업자·소비자만 크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최진기 경제연구소 대표가 27일 저녁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최진기쌤의 알기 쉬운 경제학' 특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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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진기 특강, #아이폰, #아바타, #한국경제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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