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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장국 맛을 시연한다고 한다. 그것도 여러 차례 재연을 거쳐 옛 맛 그대로 되살려낸다고 하니 이거 호기심이 동할 수밖에. 단숨에 시연 현장인 '욕쟁이 해장국'집으로 달려갔다. 여수시에서 향토문화를 육성하고 여수 수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맛의 시연이다.

 

시관계자들과 취재진들로 좁은 식당 안은 북새통이다. 주방을 살펴봤다. 커다란 솥단지에서 시래기해장국이 설설 끓고 있다. 음식을 담당한 박미옥(51)씨는 12가지의 식재료를 넣어 약한 불에서 8시간 동안 뭉근하게 끓여냈다고 한다. 부드러운 시래기 속에는 홍합, 굴, 조갯살이 듬뿍 들어 있다.

 

욕쟁이 할머니는 지난 70~80년대 중반까지 여수 교동에서 해장국집을 했다고 한다. 그 특별한 해장국 맛을 재연하기 위해 여수시는 그동안 관계공무원, 대학교수, 요식업 경영자, 욕쟁이 할머니의 며느리 등 11명의 팀을 구성 옛 맛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1973~4년에 욕쟁이 할머니한테 맥없는 욕먹어 감시로 술 먹은 다음날이면 해장국을 즐겨 먹곤 했었는데, 세월이 흘러 입맛은 변했어도 추억의 맛이 우러나네요"라며 맛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영대 박선흠(호텔조리영양과) 교수는 "여수엑스포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부응하기 위해 수차례 재연과 시연을 통해 옛 맛을 되살려냈다"며 해장국을 먹어보면 "해장국에 이런 맛이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차림을 살펴보니 양념장과 잘게 썬 청·홍고추가 예쁘고 조그마한 항아리에 담겨있다. 양념장은 쪽파, 청양고추, 갖은양념에 조선간장과 외간장을 2:1의 비율로 배합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이들 양념을 해장국에 적당히 넣어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

 

시래기 해장국을 직접 먹어보니 첫맛과 끝 맛이 한결같다. 구수한 감칠맛에 은근한 매력이 있다. 시식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도 다들 후하다. "시원하고 좋다" "정말 맛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 하겠는데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서비스로 소주 한 병 안줍니까?"

"이렇게 좋은 해장국집이 있습니다. 술집마다 써 붙여놔야겠는데요?

 

서비스로 소주 한 병 달라, 해장국이 너무 맛있어 술집에 광고를 해야겠다는 누군가의 말에 실내는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구수하고 깊은 맛이 오롯이 담겨있는 '시래기 해장국' 너무 좋다. 5천원의 착한 가격에 옛 추억의 맛까지 되살려냈다.

 

이번에 시연한 시래기 해장국은  여수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그래서 60년 전통의 욕쟁이 할머니 해장국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쌀뜨물과 전통된장, 홍합, 굴, 조갯살 등의 식재료를 활용해 해장국의 깊고 개운한 맛을 잘 살려냈다. 우리가 흔히들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손맛이 오롯이 담긴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해장국, #욕쟁이 해장국, #시래기해장국,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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