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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의원이 예산안 처리 문제로 여야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통로를 지나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예산안 처리 문제로 여야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 통로를 지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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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기 싸움으로 치닫던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 작업이 여·여 간 권력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원안+알파'를 주장한 뒤 정부의 입장을 지켜보며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자 청와대와 정부가 곤경에 빠졌다.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0 재경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원안이 배제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당론 채택에도 반대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신뢰가 기본이 돼야 화합도 된다"며 정부의 세종시 수정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4일 대구 방문에서도 유독 '신뢰와 화합'을 강조하자 각종 언론에서는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앞다퉈 보도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정치권으로서는 이 발언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치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원안 관철을 무기로 이명박 대통령과 전면전이라도 벌이겠다는 기세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공세는 명분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앞선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퇴로마저 차단된 MB의 다음 카드는?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친박계' 내부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과 다른 반응이 나올 때마다 '짤막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언급하며 친박계 내부의 전열을 가다듬었다.

지난해 10월 친박계 좌장으로 일컬어지던 김무성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충청도 의원들의 호소로 어쩔 수 없이 세종시법에 찬성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정부의 세종시 수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대표적인 친박근혜 지지모임인 '박사모'에서 김무성 의원을 친박계의 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투표에 돌입해 80%가 넘는 찬성으로 그를 '친박계 좌장'에서 몰아낸(?) 상태다.

당시에도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밝힌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친박계 홍사덕 의원이 '5~6개 부처와 적절한 처·청을 옮기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자 같은 날 바로 "개인 생각"이라고 일축하며 집안 단속에 나선 것이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나흘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일단 대부분의 친박계 의원 또한 박 전 대표와 입장을 같이 할 것으로 보여 세종시 수정안의 2월 국회통과는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청와대와 정부, 특히 100명이 안 되는 친이계로서는 친박계 및 민주당·선진당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야당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결될 것이 뻔한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에 상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미 김형오 국회의장도 '세종시 수정안의 직권상정은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정부 당으로서는 퇴로마저 차단된 상태다.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세종시 수정안 여론몰이를 하던 정부 여당으로서는 상당한 충격일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청와대가 '세종시 수정안'을 어떻게 밀어붙일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사는 대전뉴스 (www.daejeon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시, #이명박 ,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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