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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산친구들, "도롱뇽과 생명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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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노루귀, 도요새, 해송, 은방울꽃, 풍선덩굴, 분홍여우, 백리향, 개똥이, 배롱나무, 산들...

 

숲과 자연 속 이름을 가진 '계양산 친구들' 시민생태조사단 36명은, 10일 인천녹색연합 강의실에서 '2009년 계양산 양서파충류 모니터링 보고서 발표회'를 가졌다.

 

'계양산 친구들'은 인천녹색연합 회원과 인천시민들로 구성된 생태모니터링단으로, 작지만 수많은 생명들을 품고 있는 계양산을 지난 3년간 지켜봐왔다. 올해는 지난 2년여 현장 모니터링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4개 모둠으로 나누어 2월부터 11월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롯데측 '없다'던 계양산 맹꽁이 번식 확인-공개 성과

 

특히 내년이면 5년째 지역갈등을 빚어온 계양산 롯데골프장 개발과 관련해, '계양산 친구들'은 롯데측이 사전환경성검토 등에서 그간 "없다"고 주장한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존재를 직접 확인-공개하고, 최근 논란이 된 골프장 부지의 입목축적도 허위조작 의혹 현장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모니터링 대상을 양서파충류로 지정했지만, '계양산 친구들'은 야생동식물이 주요하게 서식하는 지점에 대한 생태모니터링도 빼놓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산개구리,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도롱뇽, 옴개구리 올챙이, 누룩뱀, 무자치, 살모사, 쇠살모사 등이 관찰-확인되었다. 유혈목과 장지뱀 종류는 보지 못했다.

 

모니터링 초기 이상기후(날이 따뜻하다 갑자기 추워져)로 개구리가 떼죽음 당한 안타까운 현장도 목격되었다. 3월 채취금지종인 도롱뇽이 다수 번식하는 물웅덩이가 파괴되고 주변에 돌무더기에 짓눌린 사체와 훼손된 알이 목격되기도 했다. 주변 생태계의 건강성을 알 수 있는 환경 지표종 중 하나인 북방산 개구리 알 다수가 순식간에 사라진 일도 벌어졌다. 

 

도롱뇽 떼죽음, 북방산개구리 알 훼손 반복되지만 인천시 모른 척?

 

지난 2008년 통발이 있는 습지에서 살충제와 제초제 병이 발견되고 그 주변에서 50여 마리의 북방산 개구리가 떼죽음 당한 일도 있다. '계양산 친구들'은 선명한 트랙터 발자국이 확인된 물웅덩이 도롱뇽 떼죽음과 북방산 개구리 알이 흔적없이 사라진 일들에 대해 "골프장 개발을 위해 누군가에 의한 고의 훼손된 것"이라 주장했다.

 

관련해 인천시민위가 한강환경유역청 현장실사 중 확인된 도롱뇽 떼죽음을 조사하라고 인천시 환경정책과와 계양구청 환경위생과에 요구했지만, '조사가 곤란하다'며 현재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계양산 도롱뇽과 목상동, 다남동 일대 골프장 예정지에서 사라진 개구리 알들은 내년 봄에도 또 누군가에 의해 훼손-살해될 위험에 노출된 형편이다.

 

2년 전 한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계양산 일대에서 확인된 양서파충류는 7과 8속 14종으로, 이 중 아무르산개구리와 참개구리가 많이 분포한다고 한다. 도롱뇽과 가재, 산골플라나리아, 옆새우 등 1급수를 대표하는 저서성대형무척추 동물들도 산다고 했다.

 

'계양산친구들'의 2009년 양서파충류 모니터링 결과, 골프장 훼손지 6곳, 나비농장 2곳 총 8곳에서 발견된 맹꽁이와 올챙이를 포함 8과 9속 15종이 서식함이 확인되었다.

 

인천시민들, 내년에도 계양산 생명 위해 모니터링 할 것

 

관련해 두 아이의 엄마이자 3모둠을 이끈 개똥이님은 "3-3지역에 정말 많은 개구리 알이 발견되었는데, 그 알들이 모두 사라졌다"며 "계양산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먼가가 계속 사라지고 있다. 양서파충류들이 작년보다 올해 고의로 훼손된 것이 더 많이 발견되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더불어 "계양산친구들이 그간 계속 모니터링을 해와 이 정도라며, 우리들이 지켜보지 못하면 더 많은 생명들이 계양산에서 사라진다. 내년에도 열심히 모니터링 하자"며 일주일에 두번씩 빠지지 않고 열정적으로 모니터링한 시민생태조사단을 격려했다.

 

1모둠 모니터링 결과 발표를 한 63세의 푸른숲님도 "산 속의 개울은 구비구비 흘러야 물이 고이면서 낙엽도 흙도 쌓여 옆새우 등 생명들이 살 수 있는데, 왜 힘들게 계곡을 파헤치고 큰돌을 건져내는지 알 수가 없다"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욕심과 파괴행위를 지적했다.

 

그렇게 작지만 큰 산 인천 계양산의 생명을 보살피고 지키는 노력에 행동하는 인천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었다. 화기애애한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계양산, #도롱뇽, #생명, #시민생태조사, #맹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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