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주 신륵사는 문화재가 많기로 유명하다. 남한강 변에 자리잡은 신륵사 일주문에는 '봉미산 신륵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봉의 꼬리라는 것이다. 그 봉의 머리는 바로 강원도 오대산이다. 신륵사 조사전 뒤에 계단이 있다. 신륵사 서북쪽으로 난 이 계단을 오르면 보물인 보제존자의 석종과 석등, 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보물 제231호 신륵사보제존자석종앞석등이란 명칭을 갖고 있는 이 석등은 조각기법이 뛰어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석등은 대개 절의 전각 앞이나 사리탑 등의 앞에 세운다. 아마 두 곳 모두 불을 밝힌다는 뜻을 갖고 있나보다. 더욱 보제존자의 사리를 모신 석종 앞에 있는 이 석등은 영원한 세계로의 밝음이란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보물 제231호로 지정이 된 8각 석등은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세부분으로 이루어진 받침을 두었다.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은 모습으로 구분이 되며 받침에는 표면 전체에 꽃무늬를 가득 새겨 장식하였다. 화사석은 각 면에 무지개 모양의 창을 낸 후, 나머지 공간에 비천상과 이무기를 조각했다.

 

고려 우왕 5년(1379) 보제존자석종 및 석비와 함께 세워진 작품으로, 확실한 연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고려 후기의 대표적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화사석에 새겨진 비천상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저 단단한 돌에 어떻게 저 작은 비천상을 조각하면서, 하나같이 생동감이 있게 표현을 하였을까? 기둥을 타고 오르는 이무기와 함께 그저 금방이라도 하늘로 승천을 할 것만 같다.

 

옛 선인들의 그 뛰어난 솜씨에 감탄할 뿐이다. 8면에 새겨진 비천상. 그 하나하나가 다 다른 모습으로 각각 특징있게 표현이 되었다. 아마 이 석등이 언제인가 그저 하늘로 날아가지는 않을까? 하는 우둔한 생각을 해본다. 그만큼 뛰어난 작품이다.

 

답사를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온다. 아마 어느 절에서 템플스테이에 참가를 했다가 불교유적을 관람하기 위해 온 듯하다. 설명을 듣고나서 각자 석종과 석탑 곁에서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느라 부산하다.

 

요즈음은 외국인들도 절을 많이 찾는다. 그런 외국인들 중에는 우리들보다도 더 우리 문화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저 우리는 '그런 것 보면 됐지. 전공을 할 것도 아닌데'하면서 지나칠 때 그들은 꼼꼼히 기록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문화재에 대한 무관심이, 얼마나 더 많은 문화유산을 훼손시킬까 걱정이 앞선다. 비천상과 이무기가 조화를 이루며 날아오를 듯 한 보물 제231호 석종. 이 아름다운 모습이 언제까지나 그대로이기를 바란다.     

 

▲ 보물 제231호 보제존자석종앞석등 여주 신륵사 안에 있는 보물 제231호 석등은 그 조성시기가 확실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 하주성

관련영상보기


태그:#보물, #석종, #보베존자, #신륵사, #여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