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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매일 오전 8시에 출근하는 길목에서 만나는 자전거 타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매일 한결같이 같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이 여인을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스쳐지나갔습니다. 자전거 타는 모습은 아주 흔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자전거를 타기 어려울 정도로 비오는 어느날, 이 여인이 짠~하고 나타났습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빨간우산을 쓰고 긴 생머리에 치마를 입고 빗속을 뚫고 출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엄지짱 된 잊지못할 빗속의 여인
 엄지짱 된 잊지못할 빗속의 여인
ⓒ 전득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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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악천후에도 자전거를 타다니 놀랍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차를 세우고 얼른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그 여인은 또 저만치 가버렸습니다. 얼른 차를 타고 따라가서 또 한 장을 찍고, 차에서 내려서 그 여인과 이야기라도 좀 해보려고 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은 제 출근시간이 7시라 그 여인을 볼 수 없게 되었고, 기억 속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엄지뉴스에서 '자탄풍' 공모가 올라왔고 저는 그 여인의 사진과 내용을 간단히 올렸습니다(☞ 잊지 못할 빗속의 여인)

그런데,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었습니다. 15만5000여 조회수에 추천 62건, 그러면서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그 자전거에 탄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몸집이 작은 사람이 앞에 타고 자전거를 운전하고, 그 여인은 뒤에 앉아서 우산을 받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예전에 찍었던 2장의 사진 중 1장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멈춘 옆모습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몰랐던 것은 자전거 색깔마저 빨간색이었더군요. 빨간 우산에 빨간 자전거라, 빨간색을 무지 좋아하는 여인 같았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멈춘 옆 모습 사진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잠시 멈춘 옆 모습 사진
ⓒ 전득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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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 긴 생머리와 검정치마, 빨간 우산과 빨간 자전거를 타는 그 잊지 못할 여인을 만나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 자탄풍 공모에서 엄지짱이 되었다고 말하고, 그 내용을 보여 주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지난번 간판 공모에서 '비달삼순'이 엄지짱이 되었고, 이어 자탄풍까지 연속으로 엄지짱이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엄지뉴스에는 모두 2번의 사진 올렸는데 2번 다 상을 받은 셈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재미있고 좋은 사진을 평소에도 많이 올려서 엄지뉴스의 멋진 일원이 될까합니다.

혼자서, 둘이서, 때론 제3의 생명체와 함께
[엄지뉴스 자탄풍 공모 사진]
자전거가 있는 풍경,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직접 보시죠.

자전거가 있는 풍경(#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자전거가 있는 풍경(#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 #5505 엄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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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자전거, #빗속의여인, #전득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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