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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인의 추모의 벽에 메모를 붙이고 눈물을 글썽였다.
▲ 이민정 씨 그는 고인의 추모의 벽에 메모를 붙이고 눈물을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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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감금, 사형선고, 내란음모수괴 등 전두환 군사정권에게 수많은 탄압을 받았습니다. 아들까지 고문을 당해 후유증으로 파킨슨병까지 걸려 현재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집권하고 정치보복을 전혀 하지 않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합니다. 현 이명박 정권도 전임자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검찰을 이용, 압박해 정치보복을 한 것이나 다름없지요. 그래서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고인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22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고 김대중 전대통령 국장'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학원 영어강사 이민정(28, 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곧바로 '고인 추모의 벽 벽'에 들려 눈물을 글썽이며 노란 메모장에 글을 남겼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통령님 민주주의 통일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곳에선 아무 고통 없이 노대통령님과 편히 쉬세요. 이민정."

이후 고인의 유품과 사진, 책 전시회를 돌면서 아쉬운 듯 분향소를 떠나지 않았다. 23일 고인의 영결식장을 만드는 공사장을 둘러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할머니를 많이 닮았어요. 할머니 오빠 정도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더욱 친근감이 들었어요. 특히 이전 대통령들처럼 권위주의적인 이미지가 없어 옆집 할아버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아주 훌륭한 분입니다. 좋아하는 지도자에게 조문을 온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그는 정부가 햇볕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이민정씨 그는 정부가 햇볕정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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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회사 동료와 조문을 함께 오려고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혼자 오게 됐다면서 존경하는 지도자의 마지막 가는 길, 영정사진이라도 마음껏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해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고 노 전 대통령의 조문은 동네 주변인 연신내 물빛공원 분향소에서 했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싸워왔던 두 분의 큰 지도자를 잃으니 황망합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하는 이 때, 그분들의 역할이 필요한데 정말 아쉽습니다. 그래서 충격이 큽니다."

고인의 지향했던 햇볕정책의 계승만이 남북화해와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도 강조했다.

"햇볕정책을 근시안적으로 봐 퍼주기 논란이 생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민족화합과 통일로 가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현재 남북 관계가 후퇴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고 김 전대 통령의 통일정책인 햇볕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

고인의 영결식 공사가 한창인 국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 이민정씨 고인의 영결식 공사가 한창인 국회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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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해 금강산 관광재개, 개성공단 조치 해제 등의 방북성과 소식을 전해 들었으면 좀 더 편히 영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남북 경색국면을 보면서 타계해, 마음이 편치 않고 떠나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도 제시했다.

"광우병 촛불정국, 용산 참사, 미디어법 강행, 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때 서울광장 봉쇄 및 대한문 분향소 조문 탄압, 남북현안 경색 등은 정부가 국민과 소통을 거부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통령의 독단이라고도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과거 독재체제가 아니고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국민들이 많이 성숙한 민주국가인데 국민과 일방소통은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이제 정부가 마음을 열고 국민과 진정한 소통에 나서야 합니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정치보복이 없고 동서화합과 남북관계도 부드럽게 가는 진정한 민주국가로서 거듭 태어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 특히 "정치인을 뽑을 때, 고향이나 지역보다 능력, 정책 소신 등을 보고 뽑아야 한다"면서 "국민 화합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그:#고 김대중 전 대통령, #김대중,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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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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