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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미 토목공병단은 $1120만 불(약 134억 원)의 비용을 들인 '미시시피강 출구 운하 폐쇄 공사'가 7월 9일부로 완료되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MRGO 운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약 460m 길이의 폭풍 해일 방벽이 건설되었고(지도 하단 적색 실선), 따라서 MRGO 운하를 통한 선박 운송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방벽 공사를 위해 35만 2천 톤의 석재가 북쪽 아칸사스 주로부터 6개월 동안 운반되었습니다.

폭풍해일 방벽(하단 적색) 건설 완료로 MRGO 운하는 완전히 폐쇄되었다. 현재 뉴올리언즈시가 100년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드는 구조물 중 가장 규모가 큰 완전 개폐형 폭풍해일 갑문 공사가 진행중이다.
▲ 폭풍해일 방벽 건설 완료 폭풍해일 방벽(하단 적색) 건설 완료로 MRGO 운하는 완전히 폐쇄되었다. 현재 뉴올리언즈시가 100년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만드는 구조물 중 가장 규모가 큰 완전 개폐형 폭풍해일 갑문 공사가 진행중이다.
ⓒ 양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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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와 같이 MRGO 운하는 미시시피강과 멕시코만 사이 뱃길을 단축하려는 목적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이 운하는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습지를 훼손하고 생태계에 부정적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급기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에는 해일 피해의 직접적인 주범으로 지명되어 인위적인 뱃길의 효용성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토목공병단은 자체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MRGO가 홍수에 미치는 효과는 알려진 것보다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선박 교통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인해 유지/보수보다는 폐쇄가 더 경제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또한 토목공병단은 운하 주변의 습지 복원이라는 보조 계획을 수행하기 위하여 연방 정부와 주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MRGO 운하 참고 기사]
막대한 비용들인 MRGO 운하 '무용지물'. 내년엔 완전폐쇄... 복구비용 누가 대나"
이명박 정부, 한국판 '카트리나 대재앙' 만들려나
"운하가 미국 경제 기여했다고요? 네버!"

또한 미스터고 운하와 GIWW(멕시코만 연안 수로)가 합류하는 지점(지도의 노란색 실선)에서는 2011년 완공을 목표로 완전 개폐형 폭풍해일 갑문 공사가 진행 중으로, 콘크리트 기초를 이식한 후, 무게로 인해 전체 길이의 3분의 2가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9년 8월 현재 콘크리트 말뚝을 박아 놓고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IHNC 폭풍해일 갑문 공사 현장 2009년 8월 현재 콘크리트 말뚝을 박아 놓고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 미 토목공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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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즈에 건설중인 허리케인 및 해일 피해 방지용 갑문, 평상시 선박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이동식 수문
▲ IHNC 폭풍해일 갑문 조감도 뉴올리언즈에 건설중인 허리케인 및 해일 피해 방지용 갑문, 평상시 선박 통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이동식 수문
ⓒ 미토목공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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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문 공사는 카트리나 이후 100년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제방 공사의 일환으로 2008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설계와 거의 동시에 공사가 진행된 보기 드문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공사비 약 7억 달러(8천 4백 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미국 토목공병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입니다. 이 사업의 결과 뉴올리언즈 인근 지역에서 해일에 가장 취약한 뉴올리언즈 동부, 뉴올리언즈 도심, 제 9구역 하단, 그리고 세인트 버나드 지역에 해일 피해를 저하 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완전 개폐형 갑문의 모델로 라인강 하구에 위치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에슬란트 갑문(The maeslant barrier)을 꼽을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위치한 완전 개폐형 갑문
▲ 마에슬란트 갑문 (maeslant barrier)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위치한 완전 개폐형 갑문
ⓒ deputydog.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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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해안 저지대 간척으로 인하여 네덜란드도 해안의 침식과 해일 피해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네덜란드 정부는 라인강 하구에 세계 최대 수문 구조물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움직이는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평상시에는 완전히 개방해 놓아 선박 통행이나 강물의 흐름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지만, 해일의 위협이 임박할 경우 완전히 폐쇄할 수 있도록 설계, 시공되었습니다. (참고로 1953년의 홍수로 라인강 하류 지역에서 적어도 18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었습니다.)

이전 기사들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자연 개발, 특히 물길의 인위적 변경은 예기치 못했던 수많은 부작용들을 초래해 왔습니다. 미스터고 운하의 경우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강 정비 사업은 '삽질을 위한 삽질'로 그치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어마어마한 복원비로 인해 단지 전체 운하의 극히 일부분만을 복원했을 뿐이었죠.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 운하와 강 정비에 적극 찬성했던 학자분들. 이익에 따라 자신의 신념과 지식을 초개와 같이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우리는 소인배, 혹은 장사꾼이라 부릅니다.


태그:#MRGO, #운하 폐쇄, #삽질, #4대강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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