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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4일 밤 10시]

 

손으로 차 들어 열린 홍대 정문, 학교 측 "더 이상 제지 않겠다"

학생들 손으로 차량 들어 옮겨, 교직원은 더 이상 방해 안 해

 

닫혀 있던 홍익대 정문이 결국 학생들 손으로 열렸다.

 

14일 오후 5시께 홍대 정문 앞에 모여있던 학생들이 직접 차를 들어 옮긴 것이다. 한아름 홍대 총학생회 회장은 "학교 당국과 정부는 대학생들을 결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을 일일이 막을 수는 없다"며 더 이상 8.15 행사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행동은 삽시간에 이루어졌다. 4시 50분경 홍대 정문 앞에서 문화제를 열고 있던 학생들 중 40여명이 갑자기 홍대 안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대기하고 있던 교직원들을 둘러싸고선 스크럼을 짰다. 학생들의 행동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학생들 스크럽 짜서 교직원 둘러싸... 손으로 차를 옮기기도

 

교직원들은 놀라며 당황했지만 학생들과 별다른 마찰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교직원 중 일부는 "그냥 나갈 테니 비켜달라"고 했지만 학생들은 스크럼을 풀지 않았다. 결국 교직원들은 다른 출구로 건물을 빠져 나왔다. 건물 밖으로 나온 뒤 학생들의 행사 진행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이 후 학생들은 손으로 무대 장비를 운반했다. 남자 대학생 중 일부는 힘을 합쳐 정문 앞 차량을 들어서 양측으로 밀어냈다. 차량이 양측으로 밀리고 공간이 확보되자 대기하고 있던 행사 차량이 속속들이 홍익대 정문을 통과했다. 이 때 학생들은 "드디어 닫힌 소통을 뚫었다"고 소리치며 환호했다.

 

한편 학교 내로 진입하기 이전에 열린 문화제에서는 학교를 비판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정태호 고려대 총학생회 회장은 "(홍익대) 지하철 역에 전경 차량들이 서있는데 평화적인 문화제마저 억압하려는 독재정권의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배유진 숭실대 총학생회 회장은 "정문을 차로 막는 먹통의 모습 뒤에는 먹통 정부가 배후에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자체 검열은 70년대에나 있던 일"

 

문화제가 열리는 천막에는 홍익대 교수가 지지방문을 하기도 했다. 최수환 홍익대 영문과 교수는 "순수한 학생들의 행동을 있지도 않은 외압 때문에 막은 거라면 이는 70년대에나 있던 알아서 기는 형국"이라며 "학생들에게 이런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만일 학교가 자체 검열한 것이라면 분명히 이유를 대야 한다"며 "학교 당국에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며 "홍대교수협의회에 의견을 전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1신 : 14일 오후 3시 25분] 홍익대 정문 앞 교직원 차량 '장막'... 왜?

 

홍익대 정문이 차량들로 가로막혀 있다.

 

대학 측이 한국대학생연합 등 학생 단체들이 홍익대에서 개최하기로 한 8.15 대회 전야제(14일)와 평화통일운동(15일)에 필요한 무대차량들을 막기 위해서다.

 

학교 관계자는 "면학 분위기를 해치고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해 문화제 개최를 불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평화적인 문화제를 정치적인 이유로 가로막으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 "면학 분위기 해친다... 시설물 보호 위해 불허"

 

한아름 홍익대 총학생회 회장은 "8월 초에 학교 측과 처음 공식적인 테이블을 가졌을 때 학교 관계자들이 '지금 어느 학교가 이런 것을 허락할 수 있겠냐'고 했는데 이는 외부적인 압력과 정치적인 이유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 측은 이대로 물러서지 않을 방침이다. 주최측은 지난 13일 저녁부터 학교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 중이며 14일 오후 3시 서울지역 대학생들이 모여 평화적인 행사를 방해하는 학교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주최측은 오후 7시에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이 전에는 무대 설치에 필요한 장비들을 어떻게든 학교 안으로 옮길 계획이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정준모씨는 "몇 주 전에 이곳에서 열린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문화제를 가로막는 것은 학교 당국이 MB 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무대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면 장비를 짊어지고 서라도 학교 안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물리적 충돌 가능성 높아

 

학교 측 입장 역시 강경하다. 교문 앞에는 10여명이 교직원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불허한 행사이니만큼 무대가 설치되는 일은 어떻게든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날선 대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또 다른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정문을 가로막으려는 시도는 13일 오후 3시경부터 있었다. 학교 측은 덤프 트럭을 동원해 정문을 가로막으려고 했으나 학생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교직원 차량들로 정문을 봉쇄했다. 이 와중에 학생들과 교직원 측의 격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교직원 차량 앞 유리가 파손되기도 했다.

 


태그:#815, #홍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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