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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기자가 100명과 그것도 한번에 인터뷰를 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믿기 힘들겠지만, 사실이다. 한창 공연중인 연극 <39계단>의 두 멀티맨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난 동숭 공연에 이어 이번 세종M 공연에서도 1인당 50여 개가 넘는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는 대단한 두 남자 홍태선, 임철수! 그들과의 유쾌한 대화가 이제 시작된다.

 

자리에 앉자마자 신이 난 두 사람, 보고만 있어도 서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이들의 절친함은 무대 위에서 환상적인 호흡으로 빛을 발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완벽호흡의 비법을 물었다.

 

"딱히 특별할 건 없고요, 거의 깨어있는 시간에는 같이 있는다고 보시면 돼요. 너무 친한 사이라서 소문이 돌았어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냐? (웃음) 그런 소문이 돌았는데,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철수씨랑 리차드 해니역의 해수형이랑 둘이 사귑니다. 저희 둘이 아니라 그렇게 둘 입니다!" (홍태선, 이하 '홍')

 

"아니에요, 아니에요, 전 여자를 좋아해요!" (임철수, 이하 '임')

 

 

첫 질문부터 예사롭지 않은 유머감각으로 웃음꽃을 피게 하는 두 사람, 과연 이들과 39계단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100여 페이지에 100여개의 역할이 담긴 방대한 39계단의 대본을 처음 받아 봤을 때의 느낌을 물었다.

 

"빳빳하죠, 100페이지가 넘으니." (홍)

 

"굉장히 두꺼운 대본인데, 저는 영화를 먼저 봤거든요. 영화를 먼저 보고, 이걸 어떻게 연극으로 했을까 되게 궁금해가지고 봤는데, 진짜 패트릭 발로우, 그 분은 아주 그냥 마술사 인 거 같아요. 그 긴 여정을 한 무대에 올려놨다는 건 정말 천재적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

 

그 두껍고 방대한 양의 대본에서 50여 개의 역할들의 적은 대사들이 모이고 모여, 어쩌면 주인공 해니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두 멀티맨들, 이들이 생각하는 39계단 속 멀티맨의 역할과 매력은 무엇일까?

 

"역할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자면, 주인공 해니가 극을 이끌어 나가는 그런 역할을 한다면, 우리 39계단 멀티맨들은 스토리가 된다고, 스토리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그리고 매력은 형이 하세요 (웃음)" (홍)

 

"(웃음) 제가 더 어립니다. 팀 막내입니다. 흠, 매력? 매력은 한 배역을 가진 해니가 계속 여행을 가고, 극이 고조되고, 계속 끝을 향해 가는데, 계속 만나는 사람들은 저희 둘인데, 계속 다른 인물로 만나서, 계속 환기가 되고 리프레쉬한 계속 리프레쉬하게 보이는, 리프레쉬! 언더 스탠?" (임)

 

정말 극을 보는 내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리프레쉬한 매력을 마구 마구 발산하는 두 멀티형제, 약간의 경쟁의식도 느낄 법 한데, 그래서 물었다. '솔직히 이건 내가 더 낫다!'

 

"제가 동생이고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길하긴 좀 그렇지만, 얼굴 쪽에선 제가 좀 낫지 않나, 얼굴과 키 약간 더 큰 거, 형님은 뭐 있으세요?" (임)

 

"음...뭐가 있을라나." (홍)

 

"없으시답니다. (웃음) "(임)

 

"저는 좀 철수보다 착하고요, 순수하고, 좀 똑똑하고, 얼굴은 철수가 더 나은 거 같아요. 키는 제가 크고요." (홍)

 

서로 각자의 장점을 얘기하면서 난리가 난 두 사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 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만 봐도 재밌을 거 같다. 유쾌한 멀티형제에게 마지막으로 공연을 더 재밌게 보기 위한 TIP을 들어봤다.

 

"저번 시즌에는 무대의 활용이나 상상력의 총체 이런 말씀들을 많이 드렸었는데, 이제 시즌이 3번째가 밝았어요. 그래서 다른 TIP을 드리자면 해니의 시선을 따라가서, 해니와 함께 여행을 가는 새로운, 인물은 똑같지만 캐릭터가 다른 우리를 만나면서, 마가렛 등의 여자 배우분을 만나면서, 같이 여행을 하면서, 같이 가슴졸이고, 같이 웃고, 같이 곤란해하고,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아파하는 그런 해니의 입장에서 같이 여행을 떠나신다면 아마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임)

 

"동감입니다!" (홍)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인터뷰가 끝나 있었다. 그 만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재밌었던 유쾌한 두 남자, 홍태선과 임철수!

 

한 무대에서 각각 50여 개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그들, 공연 중 잠시 한 눈 파는 사이 그들은 또 다른 사람, 혹은 그 어떤 것이 되어있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들의 변신은 오는 8월 30일까지 함께할 수 있다.


태그:#연극 39계단 , #멀티맨, #홍태선, #임철수,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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