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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박병석 정책위의장.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박병석 정책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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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의원직 사퇴 "민주주의 위해 싸우겠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며 의원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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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4일 낮 1시 20분]

24일 국회 본청을 떠나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24일 국회 본청을 떠나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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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강행처리가 끝내 정치권의 파국을 불러오고 있다. 24일 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대상으로 강력한 장·내외 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정세균 대표는 오전 10시 50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83명 의원들도 모두 사퇴서를 써서 정 대표에게 맡겼다. 일괄 사퇴서 제출 여부는 정 대표의 판단에 따르기로 했다.

민주당은 25일 서울역 광장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장외집회를 개최하는 '100일 대장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가 무효임을 입증하기 위한 치열한 법리투쟁(효력정지가처분 신청, 권한쟁의심판청구)과 불법행위(대리투표) 증거수집에도 착수했다.

한나라당이 소집한 6월 임시국회는 이날 끝나지만, 민주당이 이처럼 '극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8월 정국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비장한 정세균 "제1야당 대표로서 국민께 사과... 한나라당 역사가 단죄할 것"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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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의원이 정 대표를 대신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방문, 김양수 비서실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강기정 의원이 정 대표를 대신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을 방문, 김양수 비서실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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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기 앞서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야만적인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며 "의회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해 제1야당의 대표로서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단식 농성으로 수염도 깎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비장함이 감돌았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통과시킨 언론악법은 무효"라고 거듭 선언한 뒤 "부정투표, 불법과 폭력에 의한 표결처리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고, 한나라당이 자행한 만행은 역사가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제 민주당이 가는 길은 하나"라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해 유린당한 민주주의를 반드시 되찾기 위해 언론악법의 무효와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오전 11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투쟁의 선봉'이 되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밝혔다. 그는 "이제 새로운 싸움이 시작된다"며 "모두 단결해 국민과 함께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또 "지금껏 국민이 지지한 싸움에서 패배한 적은 없다"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는 의원총회 인사말을 마지막으로 국회를 떠났다. 떠나기에 앞서 그는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서로 격려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정 대표가 의원총회장을 나서는 동안 기립박수로 응원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힌 뒤 굳은 표정으로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정 대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6일째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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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6일간의 단식농성으로 지친 몸을 추스린 뒤 25일 서울역광장 집회부터 민주당의 '100일 대장정' 지휘에 나선다. "효과적인 장외 투쟁을 준비하자"는 주변의 권고에 따라 단식농성은 중단하기로 했다.

정 대표가 사용하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610호)도 주말에 비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좌진도 흩어지게 됐다. 27일부터 그는 영등포당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국회를 떠난 정 대표의 자리는 이강래 원내대표가 이어받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정 대표와 함께 '동반 사퇴'를 선언했으나, 투쟁지도부 공백에 대한 우려와 효과적인 대여 투쟁을 위해 당장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원내대표의 사퇴서도 정 대표가 맡아 둔 상태다.

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이명박 정권은 이미 도덕적으로 파탄난 정권이라는 점을 투쟁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당을 향해 "170석 넘는 거대 공룡 정당이지만 거수기나 청와대 하수인에 불과하다"며 "몸집만 컸을 뿐 두뇌가 없는 정당"이라고 맹비난했다.

의원직 사퇴와 관련해서는 "22일 누구하고도 상의하지 않고 독자적 결단으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날치기의 야욕을 제 몸 던져 막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의원직을 사퇴하면 원내대표직도 수행할 수 없다는 동료의원들과 정 대표의 의견을 수용해 국회의장에게 사표제출은 유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투 트랙' 투쟁 전략 수립... "MB악법 투쟁으로 야성 회복"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사직서를 전달받고 있다. 이에 앞서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 민주당 의원들 사직서 전달받는 정세균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당 소속 의원들의 의원직 사직서를 전달받고 있다. 이에 앞서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항의하며 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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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결정된 '투 트랙' 투쟁 전략을 승인했다. 첫째는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으로 김종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법률팀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 등 법적 대응을 맡게 됐다. 전병헌 의원을 단장으로 한 '대리투표 채증단'도 불법투표 증거 수집에 주력하기로 했다. 원내에서는 23일 오후 6시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국회부의장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두번째는 '국민속으로 100일 대장정'이다. 25일 시국대회를 시작으로 권역별 버스투어와 거리홍보전, 언론악법 무효 1000만인 서명운동 등 전국적인 투쟁 방안이 마련됐다. 서울 대한문 앞에는 '언론악법 폐기 농성캠프'를 상시적으로 설치해 낮에는 서명운동과 만민공동회, 밤에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미디어법과 별개로, 시급한 민생현장을 직접 챙기는 '민생투어'도 민주당 투쟁계획 속에 포함돼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힘든 여건이었지만 MB악법 투쟁으로 야당성을 확실히 회복했고, 국민으로부터 야당이 왜 필요한지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을 연다면 내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갖게 됐다"고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

또 "앞으로 대오를 다시 정비해서 힘차게 매진해 나간다면 민주당은 확실한 대안정당으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며 결사항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사퇴의 변] 국민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의회민주주의를 지켜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야만적인 폭력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했습니다.
제 1야당의 대표로서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언론악법은 무효입니다.
부정투표, 불법과 폭력에 의한 표결처리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자행한 만행은 역사가 반드시 단죄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18대 국회의원직을 사퇴합니다.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마음도 저와 같을 것입니다.

저를 뽑아주신 여러분께 충분한 동의를 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국민 여러분께도 넓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더 막중한 책임감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민주당이 가는 길은 하나입니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의 3대 위기 극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의해 유린당한 민주주의를 반드시 되찾겠습니다.

언론악법의 무효와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할 것입니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국민속에 있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함께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9. 7. 24
민주당 대표 국회의원 정 세 균


태그:#정세균, #민주당, #의원직 사퇴, #장외 투쟁, #미디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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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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