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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하순, 서울의 뮤지컬 극장가는 정말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하다.

 

특히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충무아트홀 대극장, LG아트센터와 롯데샤롯데극장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섯개의 유명 대극장에는 우리나라 4대 뮤지컬 제작, 배급사가 각각 블록버스터급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들을 올려 놓고서 서로 전쟁이라도 치루는 듯하다.

 

이정도면 마치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과연 어디까지인지 한번 재어보겠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그만큼 관객들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다만 어느것을 선택하든간에 티켓값이 결코 만만치 않은 탓에 이왕이면 잘 골라야 한다. 물론 카드사나 이동통신사, 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보다 저렴한 티켓을 구할 수도 있다. 과연 어떤 작품을 골라야 후회가 없을까?

 

기자는 <맘마미아!><뮤지컬 돈주앙><로미오 앤 줄리엣><브로드웨이24번가><드림걸즈> 이렇게 다섯개의 대극장 뮤지컬들과 이번에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새롭게 선보인 소극장 뮤지컬 <웨딩펀드> 이렇게 6편의 뮤지컬들을 각각의 베스트넘버를 담은 동영상과 함께 톺아보고자 한다.

 

누구에게 추천해도 큰 무리가 없는 가족뮤지컬 <맘마미아!>

 

과거에 가장 대표적인 가족뮤지컬로 <사운드 오브 뮤직>이 있었다면 아마도 21세기 초반에는 <맘마미아!>를 첫번째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맘마미아!>엔 흥겨운 노래들 외엔 그다지 별 특별한 것이 없다. 현란하고 화려한 댄스도, 강력하고 인상적인 무대와 조명도, 막이 내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감도는 그 어떤 감동의 여운까지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에게라도 가장 무난한 뮤지컬을 추천하라면 단연코 <맘마미아!>라고 말 할 수 있다. <맘마미아!>에 나오는 흥겨운 노래들은 이 뮤지컬을 처음 보는 관객에게도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익숙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던 전설적인 스웨덴 남녀혼성그룹 아바 ABBA의 대표적인 히트곡들로 만들어진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맘마미아!>의 거의 모든 곡들은 다 베스트넘버들이다. 물론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대표곡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누구라도 거의 다 '댄싱퀸 Dancing Queen'을 꼽게 되지 않을까?

 

▲ 뮤지컬 <맘마미아!>중 댄싱퀸과 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중 최고의 곡은 댄싱퀸 Dancing Qeen 이다. 본 동영상에서는 베스트넘버 중 댄싱퀸과 맘마미아 이 두곡의 일부분을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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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의 줄거리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래도 굳이 간단히 소개한다면 지중해의 한 외딴 섬, 젊은 시절 아마추어 그룹 리더싱어였지만 지금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중년의 도나와 그의 스무살 난 딸 소피에 관한 이야기다.

 

우연히 어머니의 일기장을 훔쳐보게 된 소피는 그 일기장을 통해 아마도 자신의 아버지일지 모르는 세명의 남자에 관한 내용을 알게 된다. 소피는 자신의 어머니 이름으로 그 세명 모두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결혼식날에 오게 만든다.

 

소피는 그들 세명중 과연 누가 자신의 아버지인지를 알고자 한다.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과정이 바로 자기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되는 것이라 믿으며. 

마침내 소피의 결혼식 날! 소피의 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현재 뮤지컬 <맘마미아!>는 뮤지컬 예매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뮤지컬 답게 <맘마미아!>는 좋은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미혼모자의 집에서 미혼모의 시련을 달래주기 위한 주연배우들의 책 함께 읽기 낭독행사라든지 한국소아암재단과 한국 백혈병소아암협회에 800장의 헌혈증서 기부라든지 이들 재단에서 혜택을 입었던 아동과 어머니에 대한 공연초대 등을 하고 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이번주 목요일인 23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공연은 딱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엄마인 도나 역에는 최정원과 이태원이 더블캐스팅이며 딸인 소피 역에는 김자경이 역을 맡았다. 아버지들 역에는 성기윤, 박지일, 이정열 등이 역을 맡았다. 

 

스페인 플라멩코팀의 현란한 유혹 <뮤지컬 돈주앙>

 

지난 2월달에 성남아트센터에서 세계 최초로 외국어 라이센스 공연을 한국어로 하였던 <뮤지컬 돈주앙>이 충무아트홀에 와서 더욱 강력해졌다. 성남아트센터보다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가 더욱 가까와짐에 따라 스페인 플라멩코팀의 화려한 댄스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실제 기자도 직접 보기전엔 그 의미를 알지 못했었다.)

 

<뮤지컬 돈주앙>은 기자가 보기엔 그야말로 뮤지컬의 진수성찬이다. 노래와 무대미술, 조명, 댄스 그 어느 것도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편이다. 물론 몇번이나 반복해 보았던 <뮤지컬 돈주앙>의 오리지널 버전 DVD보다는 한국 배우들의 노래실력이 좀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 역시 쉬운 우리말로 불려지기에 가사가 귀에 잘 씹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뮤지컬 돈주앙>은 다 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코 오리지널 스페인 플라멩코팀이 될 것이다. <뮤지컬 돈주앙>이 <뮤지컬 돈주앙>일 수 있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오리지널 스페인 사람들이 아니라 한국인들이었다면 결코 지금 보는 돈주앙의 분위기는 있기 어려울 것이다.

 

14인조 오리지널 스페인 플라멩코팀의 댄스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는 태양의 나라 스페인에 와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공연감상의 목적이 잠시라도 일상을 벗어나고픈 '일탈'에 있었다면 이 의도는 성공하게 된 것이다.

 

충무아트홀에서의 이번 공연이 무대와의 근접성을 통해 같은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성남아트센터 공연에 비해 훨씬 더 파워풀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던 반면에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집시밴드가 이번 공연부터 한국인들로 바뀐 것이었다. 미세하기는 하지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 뮤지컬 돈주앙의 베스트 넘버들 뮤지컬 돈주앙의 곡들은 거의 다 베스트넘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쾌락 Du Plaisir 와 산다는 것 Vivir, 슬픔에 잠긴 안달루시아 Tristesa Andalucia 이렇게 세 곡의 일부분을 영상으로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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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돈주앙>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주인공 돈주앙은 정혼녀가 있음에도 불구, 허구헌 날 다른 여자를 꼬시러 다니는데, 단 하룻 밤만 보내고 나면 언제 봤냐는듯 다른 여자를 유혹하는 천하의 바람둥이 청년이다.그에겐 친구나 아버지의 애정어린 충고도 소용이 없다. 사랑은 모르는 채 오로지 쾌락만을 찾아다닌다.

 

어느날 그가 유혹한 여자의 아버지인 기사와 결투를 벌여 결국 기사를 죽이게 되는데 그를 기리는 사람들에 의해 석상으로 새겨지게 된 기사는 돈주앙에게 저주를 내린다. 그 저주는 바로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는 것. 사랑을 알게 된 그 순간에 돈주앙은 죽게 된다는 것.

 

우연히 석상을 손질하던 마리아를 보고서 첫눈에 반하게 된 돈주앙은 마리아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이미 마리아와 정혼한 사이인 라파엘이 이를 알게되어 돈주앙에게 결투를 신청하게 되는데 천하의 칼잡이이던 돈주앙도 사랑으로 인해 나약해져 결국 라파엘과의 결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뮤지컬 돈주앙>을 처음 보았을 때는 돈주앙이 대체 왜 죽어야 하나에 대하여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는데 두번째 보면서는 별로 그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만일 그래도 궁금하다면 그냥 돈주앙을 지은 저자가 하필이면 캐캐묵은 중세시대의 신부님이라서 아마도 그러고 싶었을거라고, 매일 같이 고해성사를 통해 듣는 내용이란게 바람둥이 남자에게 당했다는 뭐 그런 내용이라서, 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말면 어떨까 싶다.

 

굳이 돈주앙이 왜 죽었는지를 따지기 보다는 그냥 우리의 영웅이자 매력적인 반항아가 그것도 하필이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죽는다는 것은 비극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슬픈 감정이 생겨난다면 그냥 그걸로 족해야 하지 않을까? 수많은 여자들을 희롱하며 쾌락을 쫓던 돈주앙도 결국에는 죽음을 맞게된다는 인간으로서의 평범한 현실이 그냥 슬퍼지는 것 아닐까? 

 

<뮤지컬 돈주앙>의 경우 기자에게는 거의 모든 곡들이 베스트넘버처럼 들려왔지만 그래도 기자에게 가장 베스트를 꼽으라면 '난 새로와졌지 Changer' 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귀에 익숙한 '쾌락 Du Plaisir' 나 '산다는 것 Vivir', '석상이여 Statue de Pierre' 를 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전반적으로 귀에 맴도는 좋은 곡들이 많다.

 

<뮤지컬 돈주앙>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다음달인 8월 23일까지 계속된다. 돈주앙 역에는 강태을과 김다현이 더블캐스팅이며 마리아 역에는 안유진과 엄태리, 서혜리가 트리풀 캐스팅이다. 

 

메이드 인 프랑스가 선명한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올리비아 헛세가 나온 영화로도 유명할 뿐만 아니라 세익스피어 원작의 연극 공연으로도 어쩌면 가장 많이 공연되어지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에서 기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유와 평등, 그리고 박애를 나타낸다는 프랑스의 삼색기가 무대미술과 조명 등에서 또렷이, 그것도 지속적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일단 캐플릿 가문이 입은 옷이 빨간색이다. 그리고 몬테규 가문은 파란색, 거기에 조명이 흰색의 빛을 더한다. 빨강과 파랑은 단지 옷만이 아니다. 캐플릿 가문의 가면파티가 열리던 장면에서는 모두가 흰 옷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조명이 빨강과 파랑을 더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익스피어 원작 영국의 희극도 프랑스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면 이럿듯 또 다른 분위기가 되는 걸까? 원래 무대의 배경은 베로나, 이태리의 고대도시인데 무대조명과 의상등이 번갈아가면서 내내 프랑스의 삼색기를 연상시키는 덕분에 기자는 공연을 보는 내내 프랑스 여행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는 뮤지컬의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는 대목이었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무대나 조명, 의상 등은 아주 뛰어나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편이다. 다만 극장이 오페라극장이다보니 워낙 넓은 탓에 비싼 좌석의 좋은 자리를 예약하지 않는다면 배우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보여 생생함이 떨어질 수도 있다.

 

▲ 뮤지컬 <로미오앤 줄리엣>의 베스트 넘버들 뮤지컬 <로미오앤 줄리엣>에 나오는 곡들 중 베로나 Verone, 발코니 Balcon , 사랑한다는 건 Aimer 세곡과 2부 마지막 커튼콜로 나오는 세상의 왕들 Les Rois Du Monde 의 일부분을 영상으로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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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들은 주로 1막에 좋은 곡들이 몰려 있다. 서곡에 이어 첫곡인 '베로나 Verona', 그리고 두번째 곡인'증오 La Haine', 7번째 곡인 '세상의 왕들 Les Rois Du Monde', 캐플릿가의 가면무도회가 끝나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발코니에서 몰래 만나는 장면인 '발코니 Balcon', 그리고 1막의 마지막에 나오는 '사랑한다는 건 Aimer' 이렇게 다섯곡이 가장 들을만한 곡들이다.

 

2막에 와서는 거의 끝까지 특별히 인상적인 곡들이 없는 편이다. 굳이 하나를 들라면 머큐시오와 티볼트, 그리고 로미오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인 '결투 Le Duel'를 꼽을 수 있다. 2막에서는 이 대목에서 가장 볼만한 앙상블이 펼쳐진다. 2막은 1막에 비해 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급급하다는 인상이 강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막 전부를 용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커튼콜이다. 커튼콜에서 모든 출연배우가 함께 나와 '세상의 왕들'과 '사랑한다는 건' 등을 메들리로 부르는 장면이 단연 압권이다.

 

비록 극 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함께 죽음으로 인해 두 가문의 비극으로 막을 내리지만 관객들에게는 결코 그것으로 끝이 아닌셈이며 내려갔던 막이 다시 올라가면서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이 다시 부활하여 부르는 노래, '세상의 왕들'로 인해 모두 함께 기립하고 박수치면서 경쾌한 기분으로 극장문을 나설 수 있게 한다. 이 부분은 마치 <뮤지컬 돈주앙>의 커튼콜에서 '난 새로와졌지 Changer' 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록 워낙에 잘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고대 이태리의 도시 베로나에는 서로 원수로 지내는 두 가문인 캐플릿 가문과 몬테규 가문이 있는데 몬테규 가문의 아들 로미오와 캐플릿 가문의 딸 줄리엣이 가면무도회날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결국 두 가문간의 오래된 증오의 감정이 이 두사람의 축복된 결혼을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두사람을 죽음으로 이끌게 되며 그제서야 두 가문은 마침내 화해하게 된다는 비극적 내용이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음달인 8월 2일까지 계속되며 로미오 역에는 신성록과 임태경이 더블캐스팅이며 줄리엣 역에는 김소현과 박소연이 더블캐스팅이다. 

 

5개의 대형 LED로 만든 환상의 무대 <드림걸즈>

 

롯데 샤롯데극장에서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뮤지컬<드림걸즈>는 원래 7월 26일까지였는데 8월 9일까지 연장공연에 들어갔다. 오디컴퍼니가 해외공동 프로덕션으로 새로운 버전을 제작해 세계최초로 한국에서 초연을 시작한 뮤지컬 <드림걸즈>는 원래의 탄탄한 시나리오와 노래들을 5개의 대형 LED패널만으로 만든 환상의 무대 속으로 잘 녹여 만들었다.

 

<드림걸즈>를 영화부터 먼저 본 관객이라면 한국어로 바꾸면서 만든 문제인 'Listen'이 듀엣곡으로 바뀐 것이라든지 전반적으로 영어가사에 비해 다소 어색하다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 편이지만 뮤지컬로 처음 본 기자에게는 영화보다는 뮤지컬이 더 화려하고 한국어 가사로 인해 곡들이 더 잘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주연 뮤지컬 배우들의 가창력을 중시하는 상당수 매니아 관객들의 경우 남자 주인공 커티스 역으로 나오는 김승우가 여전히 못마땅한 모양인데 오히려 기자처럼 오만석의 카리스마 없음과 음색의 갸냘픔을 더 어색해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 <드림걸즈>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여주인공들인 디나 존스(정선아)와 에피 화이트(홍지민), 그리고 로렐과 미쉘의 열연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뮤지컬이다. 거기다 지미 얼리역을 맡은 최민철의 '소울'연기는 남자 주인공들의 부족함을 메꾸는데 결코 손색이 없다.

 

▲ 뮤지컬 <드림걸즈>의 베스트 넘버들 뮤지컬 <드림걸즈>는 좋은 곡들과 댄스들이 잘 어우러져 볼거리가 풍부한 뮤지컬이다. 영화에서는 디나존스의 Listen 이 가장 유명한 편이지만 뮤지컬에서는 Dreamgirls, Hard to say Good bye, One Night Love, I'm not going 등이 가장 베스트넘버가 아닐까 싶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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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림걸즈> 역시 들을 만한 곡들이 적지 않은 편인데 1막에서는 드림걸즈의 첫 데뷔 장면인 13번 'Dream Girls', 그리고 매니저 커티스로부터 버림받게 된 드림걸즈 멤버인 에피의 아픔을 노래한 17번 'I'm not going' 2막에서는 각각 댄스곡과 소울의 두가지 버전으로 불려진 'One Night Only', 그리고 드림걸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Hard to say Good bye 등이 귀에 박혀 들어온다. 드림걸즈의 한국 캐스팅 음반은 지난 6월 말 경에 출시되었다고 한다.

 

<드림걸즈>는 지난 2월부터 6개월 이상의 장기공연을 해왔고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번에 끝나고 나면 또 언제 다시 보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아직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카드사의 회원들을 위한 공연할인 서비스나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최대 60%까지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5000회 이상 롱런한 히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시골소녀의 브로드웨이 상경 성장기를 다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80년 초연 이후 5,000회 이상을 통해 총 1억 9천만불 이상의 수익을 낸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1996년 삼성영상사업단과 미국 트로카사가 공동으로 제작하여 호암아트홀에서 초연을 가진 이후 4년동안 매년 공연되었었고 2006년까지 열두차례 공연되면서 큰 성공을 거둔바 있는데 오늘 7월 21일부터 시작되는 LG아트센터 공연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한다.

 

어제 있었던 프레스콜을 통해 드러난 가장 주요한 볼거리로는 1996년 초연때보다 10cm나 더 커진 평균신장 172cm를 자랑하는 14명의 늘씬한 라인의 코러스걸들이 함께 펼치는 화려한 탭댄스 군무씬으로 특히 2막 7장이 가장 화려했으며 막이 내린 후에 코러스걸들의 포토콜 장면도 볼만 했다.

 

어쩌면 브로드웨이 42번가 역시 <뮤지컬 돈주앙>이 그랬던 것처럼 코러스걸들 역시 오리지널팀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제작진의 오랜 준비기간과 하루 12시간씩의 강행군 연습 탓인지 코러스걸들의 탭댄스 군무씬은 충분히 빛을 발하는듯 했다.

 

이번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 이정화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도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한다. 최근 사진집을 발매, 연예인 사진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 박상원,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시카고>에서 밥파시의 관능적인 안무를 훌륭히 소화해낸 옥주현, <맘마미아!>, <진짜진짜 좋아해> 등에서 호평을 받은 박해미, 오랜기간 아름다운 음색과 폭 넓은 음역대로 한국 뮤지컬계를 빛내온 이정화 등의 노련한 연기가 기대된다.

 

▲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의 하이라이트 장면들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의 가장 주요한 볼거리는 코러스걸들의 탭댄스장면이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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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브로드웨이의 댄서가 되는게 꿈인 시골 출신 페기는 불황에 빠진 공연계에서 <프리티 레이디>라는 작품으로 재기하려는 연출가 줄리안 마쉬가 진행하는 오디션에 응시하려 하지만 오디션 시간에 늦는 바람에 좌절된다.

 

하지만 페기는 극장밖에서 우연히 만난 3명의 코러스걸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게 되고 이것을 목격한 안무가 앤디가 그녀를 코러스걸로 발탁하지만 막상 공연을 이틀 남겨둔 상태에서 페기는 연습도중 줄을 잘 못 서서 여주인공 도로시를 넘어뜨렸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하지만 다리를 다친 도로시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페기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연출가 줄리안 마쉬는 그녀를 설득해 도로시의 배역을 맡기고 이틀간의 피나는 노력으로 배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낸 페기는 성공적인 공연을 통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브로드웨이의 스타로 거듭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LG아트센터에서 오늘부터 막을 올려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싱글녀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 <웨딩펀드>

 

소극장 뮤지컬인 <웨딩펀드>는 <지킬 앤 하이드> 등 주로 브로드웨이의 검증된 작품들을 해외라이선스로 들여와 최근 몇년간 급성장한 뮤지컬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가 1998년 에 <안녕, 비틀즈>를 제작한 이후 10여년만에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6월말까지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상연되기도 하였던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웨딩펀드>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 등으로 결혼이 늦어진 요즈음의 20~30대 싱글녀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비록 소극장 뮤지컬이지만 무대와 조명, 노래, 연기 등은 충분히 훌륭한 편이다. 대개 소극장에서 이루어지는 연극이나 오페라 등을 볼 때에 가장  취약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무대미술이 허접하다라는 점인데 뮤지컬 <웨딩펀드>의 경우 좁은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

 

좁은 소극장의 무대연출일수록 아이디어가 중요한 법인데 뮤지컬 <웨딩펀드>의 경우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전환이 가능한 깔끔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노래들의 경우 원래 이 뮤지컬의 연극 원제와도 동일한 곡인 '오월엔 결혼할꺼야'를 비롯 비슷한 멜로디의 곡들이 피아노를 비롯한 3인조 밴드에 의해 변주되면서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배우들의 적절한 애드립과 활기찬 댄스가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 뮤지컬 <웨딩펀드> 베스트 넘버들 뮤지컬 <웨딩펀드>의 프레스콜에서 선 보였던 하일라이트 장면들 중 5곡의 일부분을 영상으로 담았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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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웨딩펀드>는 최세연, 엄정은, 박지희 이 세명의 여자 고등학교 동창들이 졸업과 동시에 공동으로 결혼적금을 들고 제일 먼저 결혼하는 사람이 그 돈을 모두 갖기로 한데서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다. 웨딩펀드란 이 세명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결혼적금을 말하는 것이다.

 

이들이 적립한 결혼적금은 어느새 10년이 되어 삼천 팔백 이십 오만원으로 불어났지만 불어난 적금만큼 나이도 불어나 어느새 이들은 이십대의 마지막해인 스물아홉살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박지희가 선 본지 한달도 안된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하면서 나머지 두명이 다급해졌다. 박지희보다 더 먼저 결혼하고 말거야! 그래서 웨딩펀드 삼천 팔백 이십 오만원은 내가 가지고야 말거야!

 

이십대의 마지막인 스물아홉이라는 나이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공동으로 부어온 적금의 임자를 차지하기 위해 이들 세명이 펼치는 좌충우돌의 에피소드들이 때론 웃음을, 때론 아련한 옛추억의 그림자를 떠올리게 만드는 가운데 과연 웨딩펀드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기자의 경우도 결혼하지 않고서 벌써 나이 마흔이 되었다. 이십대 후반에서 나이 서른이 될 때에는 기자도 이들처럼 마음이 조급해졌던 적이 있지만 삼십대도 중반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오히려 결혼에는 무관심하게 되어지더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초식남, 건어물녀가 유행어가 되어가고 있는 요즈음, 정말 로또 같은 웨딩펀드라도 만들어서 뮤지컬 <웨딩펀드>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일보다는 결혼을 위해 더 노력하게 만들어야 하지는 않을까? 하긴 뭐 결혼이란게 막상 하겠다고 바쁘게 설치고 노력한다고 결코 쉽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뮤지컬 <웨딩펀드>는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다음달 8월 16일까지 계속 된다.


태그:#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뮤지컬 돈주앙,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 #뮤지컬 맘마미아, #뮤지컬 웨딩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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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이화미디어 http://ewha.com 대표 문성식입니다.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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