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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우리가 내 주마. 노무현 대통령님의 장례식 비용이 그다지도 아까우면 속 시원하게 우리가 내주마. 뭐, 장례비용이 45억 원이라고? 국민세금 한 푼도 쓰지 말라고. 알았다. 더럽고 치사해서 MB가 먼저 제안한 국민장 비용 우리가 내주마. 당신들 소원대로 노무현 대통령님 장례비용은 우리 국민이 대신 내주마. 선량한 국민들 대다수의 세금 단 한 푼도 축내지 않으마.

100만명이 만원씩만 내면 100억이고, 50만명이 2만원씩만 내면 100억이다. 그도 모자라 30만명이 3만5천원씩 내면 100억하고도 좀 남을 것이고, 10만명이 10만원씩만 내면 100억이다. 이 돈이면 장례비용 제하고도 55억원이 남는다. 남는 돈으로 대통령님 기념관 건립하고, 추모공원도 만들어야 겠다. 당신들이 그다지도 싫어하는 노무현에 대한 추모의 공간을 우리 손으로 떳떳하게 만들어야 겠다. 참, 우리 국민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구나. 

그런데 말이다. 이것 하나만은 알아라. 만일 국민모금이 들어가면 당신들이 너무나도 두려워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장례식 비용 모금운동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질 것이고, 그 모금 운동을 통하여 당신들이 그다지도 두려워하는 세력이 대대적으로 집결한다는 것을. 그러면 다시 노무현 추모 바람이 불 것이고, 그를 통하여 우리는 다시 전열을 정비한다. 장례식이 끝나면 우리가 모래알처럼 흩어지기를 바라는 당신들이지만, 우리는 이 모금운동을 통하여 명실 공히 확고부동한 세력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걸 원하냐? 진정으로 그렇게 되기를 원한단 말이지. 오냐, 그럼 그렇게 해주마. 어리석고 어리석은 보수논객들이여. 아니 보수구라꾼들이여. 왜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냐? 참 어이가 없다.

그리고 내 당당히 이야기하마. 5공, 6공 세력의 잔당들이 한명이라도 자살할 시, 한명이라도 사망할 시, 단 한 푼의 세금이라도 장례식 비용으로 쓰지 마라. 선량한 국민을 탄압한 장본인들이 사망할 시, 단 한 푼의 세금이라도 쓰지 마라. 그게 형평성에 맞는 것 아니겠냐? 그리고 공개하자. 4.19 혁명에 의해 쫓겨난 독재자 이승만의 가족장 비용은 누가 댔는지 한 번 공개하자. 당신들 논리대로라면 이승만의 가족장 비용을 정부에서 행여라도 지급했으면 그건 심각한 법률 위반이다. 전 국민이 추모하는 국민장 비용도 국가에서 겨우 15% 지급하는데, 가족장은 당연히 단 한 푼도 지급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정부 측에 분명 지출내역이 있을 것인즉, 한 번 조사해서 만천하에 공개하자. 그래야 형평성이 맞는 것 아니겠냐?

보수논객이라고? 허허, 정말 논객이라면 제대로 맞는 논리를 펴든가 아니면 앞일을 제대로 내다보는 논리를 펴보라. 만일 전국민적인 모금운동이 벌어진다면, 그래서 모든 민주운동세력이 총결집한다면 그야말로 사색이 노래질 인간 한 명 있는데 그걸 모르겠니? 그리고 당신들도 결코 그 상황을 바라지 않을 텐데. 이건 뭐, 그렇게 하라고, 모든 민주운동세력이 총결집하라고 선동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오냐, 그럼 그렇게 해주마. 자, 더욱 큰 목소리로 국민장 비용을 국민들의 세금에서 쓰지 말라고 외쳐다오. 앵무새처럼, 한 목소리로, 크게 외쳐다오. 그럼 그렇게 해주마. 우리 손으로 뽑은 우리 대통령. 가시는 길도 우리가 치렀듯이, 그에 들어간 모든 비용도 우리가 만들어서 떳떳하게 우리 손으로 가시게 하마.

참, 머리 나쁜 인간들 많단 말이지. 이런 걸 두고 자승자박이라고 하나. 아니면 누워서 침뱉기라고 하나. 이 땅의 보수들이여 총단결하여 한 목소리로 외쳐다오. 노무현의 국민장 비용에 단 한 푼의 국민세금도 쓰지 마라. 그럼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한 번 우리의 대통령님을 마음속으로 모시마. 그리하여, 이 땅에 영원히 영원히 살아 계시게 하마. 당신들이 너무나도 두려워하는 그런 상황을 당당하게 만들어보마.     


태그:#장례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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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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