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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포스코 회장 인선 관여 의혹을 제기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현 정권에 의해 포스코가 사유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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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3일 오후 6시]

 
이명박 정권의 실세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올해 초 포스코 회장 인사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확신에 차 있었다.

 

우제창 의원은 23일 <오마이TV>와의 생중계 인터뷰에서 "나는 폭로를 한 게 아니다"며 "선거용, 정략용으로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국민적 기업인 포스코 회장 인선이 MB 정부 실세 두 분이 개입 돼 바뀌었다면 포스코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며 "포스코가 권력에 의해 사유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쇄기를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위원장의 발언 제지는 '포스코 인선 개입' 사실 시인한 것"

 

우제창 의원이 'MB측근 포스코 인선 개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은 지난 2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당시 우 의원은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차장을 상대로 '포스코 인선 개입'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우 의원은 "예결위에서 박 차장이 (포스코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을) 만났다고 자복하니까, 위협을 느꼈는지 이한구 예결위원장(한나라당)이 (박 차장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강하게 제지했다"며 "이는 (포스코 인선 개입)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 의원은 이한구 위원장이 박 차장의 답변을 제지한 것에 대해 "국회의원 생활 5년 동안 이런 것은 처음 봤다. 위원장의 월권행위이자 범죄에 가까운 행동"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한구 위원장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얘기할 수는 있어도, 어떻게 정부 측에 답변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느냐"며 "뭐가 무서워서, 어떤 위협을 느꼈기에 (박영준 차장의) 답변을 두 번씩이나 제지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이날 이한구 위원장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우 의원은 또 "당시 민간인이었던 박영준 차장이 박태준 전 회장 등 중요한 사람들을 왜 만났겠느냐"며 이는 박영준 차장이 갖고 있는 실세적인 측면을 말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해, 현 정권 실세의 포스코 인선 개입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천신일 사장이 포스코 CEO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전날 윤석만 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이 대통령을 빙자하거나 팔았다"며 "'위의 뜻은 정준양에게 갔다. 그러니 당신이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고, 당시 통화했던 시간, 심지어 전화번호까지 확보해 놨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나는 예전에도 폭로를 하거나 언론을 타기 위해 일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며 "하지만 향후 계속해서 인사가 이뤄질 텐데, 만약 현재의 정준양 회장이 권력의 입김에 의해 앉혀졌다면, 그 이후 인사도 권력을 향해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대한민국의 굉장한 불행"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우 의원에 따르면 최근 교체된 포스코 사외 이사 두 명 중 한 명은 이명박 대선후보 정책자문단 출신인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이고, 다른 한 명은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김경기 삼성경제연구소 대표다.

 

우 의원은 "철광석 수입만 연간 5000만 톤인 거대 기업 포스코를 사유화 한다면 정권으로서는 그야말로 '슈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는 셈"이라며 "특히 포항이라는 지역적인 면을 봐도, 포스코 인선에 개입한 동기란 것은 정치를 해보고 권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자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진상조사위 구성... 이한구 예결위원장 사과 촉구

 

앞서 우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기획재정부 산하 공기업이 300여개이고, 이사와 비상임이사까지 포함하면 약 4000여 명이 된다"며 "지난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이들 중 70%를 모두 이명박 후보 대선캠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이 대통령의 서울시청 근무시절 부하직원 등으로 바꿨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MB측근 포스코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최철국 의원을 단장으로 당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전면전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은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박영준 차장 답변 제지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의 불법적이고 철면피한 행동으로 예결위가 파행을 겪고 있다"며 "위원장의 재발방지 약속과 사과 없이는 추경 심사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압박했다.

 

다음은 우제창 의원과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통화 시간, 심지어 전화번호도 확보해놨다"

 

- 박영준 차장과 천신일 사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포스코 회장 인선에 개입했다는 것인가?

"현 정부의 정치적 근거지가 포항이고 포스코도 포항에 있어서 어떻게든 엮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나. 또 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구택 전 회장과 포항에 근거지를 둔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의 관계가 불편하다는 얘기도 있다. 여러 가지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말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말이지만,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 들어 이구택 회장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나가게 한 것 아니겠나.

 

그 뒤에 누구를 앉힐 것이냐 문제가 있을 텐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막대한 영향력 있는 박태준 전 회장과 이구택 당시 회장은 당시 윤석만 사장 쪽으로 상당히 마음이 있었다고 한다. 이것을 정준양 현 회장으로 바꿔낸 것이다. 내가 두 달 정도 사람들을 만나 정보수집을 한 것인데, 박영준 차장이 박태준 전 회장, 윤석만 사장, 정준양 현 회장, 이구택 전 회장을 만났다고 한다.

 

(지난 21일) 예결위원회에서 박 차장이 이들을 만났다고 자복하니까, 위협을 느꼈는지,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박 차장에게) '답변하지 말라'고 강하게 제지했다. 이는 (포스코 인선 개입) 사실을 시인한 것이고, 그 정황은 사실인 것 같다. 당시 민간인이었던 박영준 차장이 박태준 전 회장 등 중요한 사람들을 왜 만났겠나. 이것은 박영준 차장이 갖고 있는 실세적인 측면을 말하는 게 아니겠나.

 

천신일 사장 역시 1월 12일 당시 윤석만 사장한테 전화를 했다. 포스코 회장을 결정하는 29일 바로 전날도 전화를 해서 대통령을 빙자 혹은 팔았다. '위의 뜻은 정준양에게 갔다. 그러니 당신이 포기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당시 통화했던 시간, 심지어 전화번호를 확보해 놨다."

 

- 'MB측근 포스코 인선 개입' 의혹을 제기한 배경은?

"포스코는 완전 민영화 됐지만 대일청구권 자금을 종자돈으로 해서 커온 중요한 기업이다. 전체 매출액이 연간 재무제표 기준으로 한 해 42조, 영업이익이 7조2000억이다. 재계 6위 기업이고 국민기업이다.

 

포스코를 누구도 민간 기업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자동차 조선 업계에 철강을 공급하고 전 산업에 경쟁력 제고 역할을 하는 국민적 기업 아닌가. 이런 기업의 회장 인선에 MB 정부 실세 두 분이 개입이 돼 바뀌었다면, 대한민국으로서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고 권력이 사유화 되는 것 아니겠나. 그런 것에 강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 진위 여부가 중요할 것 같다. 박영준 차장 등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는데, 사실을 입증할 추가 증거 등은 없나?

"박영준 차장이 상당부분 시인했다고 본다. 증거는 충분한 것 같다.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니, 당시 사외이사로 참여한 분이 내가 얘기한 게 상당히 맞다고 하지 않았나. 1월 29일 (회장 후보였던) 윤석만 사장과 정준양 현 회장이 프레젠테이션 한 다음, 윤 사장이 억울한 마음에 15분인가 신상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외이사들이 격분하고 격론이 벌어졌고, 3차 표결까지 가서 정준양 현 회장으로 낙찰됐다는 것 아닌가. 그 자리에 있던 사외이사들에 의해 확인된 것 아닌가."

 

- 우 의원이 얻은 정보도 당시 CEO추천위원회에 참석한 이사들로부터 들은 것인가?

"이것을 말씀드리면, 제보한 분들의 인격에 대한……. 이분들이 정치적으로 어렵게 되는 문제가 있어서 말씀드릴 수 없다. 포스코 내외의 많은 분들을 만났다. 심지어 포스코 하급 간부를 만나도 상당히 공공연하게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정보다."

 

- 만약 현 정권이 포스코 회장 인선에 개입했다면 그 이유가 뭘까?

"MB 정부가 통제에 너무 집착해있다는 감이 있다. 지나치게 많은 공기업 기관장, 감사, 이사들을 바꿨다. 통제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듯하다. 포스코는 철광석 수입만 연간 5000만 톤인 거대 기업이다. 이것에 1불이 더해지면 1억 5천만 불이다. 이것은 사유화 한다면 정권으로서는 그야말로 슈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얻는 것이다. 특히 포항이라는 지역차원에서 보면, 포스코 인선에 개입하려는 동기란 것은 정치를 해보고 권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자명한 것이다."

 

- 이명박 정권의 그런 의도를 저지하기 위해서 폭로했다는 것인가?

"나는 폭로를 한 게 아니다. 예전에도 폭로를 하고 언론 타기 위해 일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얘기 안 한다면, 향후 계속해서 인사가 이뤄질 텐데 만약 정 회장이 권력의 입김에 의해 앉혀졌다면, 그 이후 인사는 권력을 향해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국민 기업의 중립성이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또한 포스코 경영에 참여하려는 특정 그룹과 기업이 있다면 그 의도를 포기시키고 쐐기를 박기 위해 말한 것이다. 이것을 두고 한나라당에서는 선거용, 정략용이라고 하는데, 저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박영준 차장 등 국정조사 증인으로 세우는 게 맞지 않나"

 

-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박 차장에게 '답변하지 마라'고 제지한 것은 위원장 권한으로 주제 이외의 질문을 제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문제가 없지 않나?

"문제가 많다. 예결위는 국민이 궁금해 하는 어떤 얘기도 할 수 있다. 포스코는 공기업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모든 국민들이 인정한다. 그런 기업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주제에 맞다고 생각한다. 이한구 위원장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얘기할 순 있어도, 어떻게 정부 측에 답변하지 말라고 하나. 국회가 정부 감시·감독·견제해야하는 곳 아닌가. 내 편을 들어서 말씀을 해야지, 정부에 답변하지 말라고 하나.

 

뭐가 무서워서, 어떤 위협을 느꼈기에 (박 차장의) 답변을 두 번씩이나 제지를 하는가. 국회의원 생활 5년 했지만 이런 것은 처음 봤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위원장으로서 사회 중립성을 버리는 월권행위이고, 국회의원 권위를 스스로 비하하는 범죄에 가까운 일이다."

 

- 오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추가로 밝혀내야할 내용은 어떤 것들인가?

"지금까지는 내가 개인적으로 했지만, 당 차원에서 하면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게 심각한 문제라면 심지어 국정조사까지도 해서 (박 차장 등)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세우는 게 맞지 않겠나. 이것은 당을 위해서가 아니라 포스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다."

 

- 박영준 차장은 당시 민간인이었고, 천신일 회장도 민간인이다. 만약 인선 개입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고 해도 법적 처벌이 가능한가?

"내가 율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두 분이 갖고 있는 정치적 비중으로 봐서 정권 차원의 민간 기업에 대한 (인선) 개입이 있으면 그것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은 피할 도리가 없는 것 아니겠나."


태그:#포스코, #우제창, #이상득, #천신일, #박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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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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