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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원한 전여옥 의원 진정제 맞고 휴식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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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7일 저녁 7시 20분]

 

폭행 용의자는 왜 사건 발생 후 2시간여 동안 국회에 남아 있었을까?

'전여옥 폭행 논란'에 남은 의문점들... 집단 폭력행사로 다쳤을 수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연행된 이정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을 전면 부인했다. 정황상으로도 이씨가 전 의원을 폭행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날 오후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5~6명의 여성들이 달려들어 욕설을 해대며, 할퀴고 머리를 쥐어뜯고 얼굴을 때리고 전 의원의 눈을 손가락으로 후벼 팠다"고 당시 상황을 브리핑했다.

 

하지만 이씨 본인은 폭행 여부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날 영등포경찰서에서 여성 경찰관 2명과 함께 조사실로 들어가던 이씨는 "전여옥 의원을 때렸나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안 때렸습니다"라고 큰소리로 답했다.

 

본인도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폭행 여부에는 자연히 의문점이 제기된다.

 

먼저, 국회 경위와 방호원들이 상주하고 있는 국회 의사당 후문 면회실 앞에서 '눈이 안 보일 정도'의 상처를 입히는 폭행이 가능했겠느냐는 점이다.

 

당시 목격자들은 이씨가 전 의원에게 달려들자 경위 등이 즉각 나서서 이씨와 전 의원을 떼어놓았다고 말했다. 68세의 고령인 이씨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전 의원을 입원시킬 정도로 폭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사건 발생 이후 이씨의 행적도 폭행 여부에 의문점을 던지고 있다. 이씨는 '사건'이 일어난 뒤 국회를 떠나지 않고 오후 2시 50분까지 국회 내 후생관에서 이날 동행한 다른 회원들과 식사를 했다. 이씨는 식사를 마친 뒤 후생관을 나서면서 경찰에 연행됐고, 이 과정에서 강하게 저항하다가 쓰러지기도 했다.

 

국회의원을 폭행한 사람이 사건이 일어난 뒤 2시간여 동안 국회를 떠나지 않았다는 점도 '폭행하지 않았다'는 이씨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영등포경찰서에서는 "사건 전모를 파악 중"이라며 "추가 가담자를 파악해 엄정 사법조치하겠다"고 밝혔고, 전 의원 측에서도 폭행 용의자를 5~6명 정도로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의 집단폭행으로 전 의원이 다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폭행 여부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서는 국회 의사당 면회실 주변의 CCTV 녹화 내용을 수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사건 발생 직후 폭행 용의자로 '신원미상의 괴한', '20~30대 여성 2명' 등으로 지목됐지만 이는 폭행 과정을 급히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2신 : 27일 오후 4시 50분] 동행 목격자들 "잘 걸어들어가고선..."

 

'전여옥 의원이 폭행당했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 폭행을 했다고 지목된 사람과 동행해 이번 일을 목격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폭행은 없었고 전 의원이 쇼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심지어 이들은 "현장에 CCTV가 있었으니 그걸 보면 폭행이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며 "전 의원이 '할리우드 액션'을 취하고 있다"고 반박해 주목된다.

 

이날 동의대 사태 유족과 동의대 사태 당시 감옥살이를 했던 5·3 동지회 회원 등 30여명과 동행한 조광철(민주화운동정신계승 국민연대 국장)씨에 따르면, 전 의원을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이정이(68) 전 부산 민가협 대표는 전 의원의 옷을 잡았을 뿐 폭행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목격한 조씨에 따르면, 이날 강기정 의원을 면담해 전여옥 의원이 발의한 민주화 운동 명예회복법 개정을 저지해줄 것을 요청하고, 국회 기자실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방문한 동의대 사태 유족들은 국회 의사당 후문 면회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갑자기 취해진 국회 출입통제 때문에 국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계속 대기하던 이들은 낮 12시 50분경 국회 밖으로 나오려는 전여옥 의원을 우연히 목격했다.

 

누군가가 "전여옥 의원이다"라고 외치자 이정이 전 대표가 전 의원에게 달려들어 옷을 붙잡고 개정안 제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면서 실랑이를 벌였다고 한다. 이 상황은 10초 정도 이어졌고 곧바로 국회 입구를 지키던 경위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조씨는 "이후 전 의원은 국회 안으로 잘 걸어들어갔는데 왜 그렇게 쇼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유가족들과 함께 국회 후생관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이 대표를 체포, 영등포경찰서로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유가족들과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고혈압으로 쓰러졌다. 그러자 경찰은 이 대표의 사지를 들고 연행했다.

 

다른 목격자들도 이날 국회 의사당 후문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 유사한 증언을 내놨다. 이날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위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면담하려고 국회 면회실에 대기하다가 이번 일을 목격한 시민단체 회원들은 "폭행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현장에 CCTV가 있었으니 그걸 보면 폭행이 아니었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폭행 주장을 일축했다.

 

▲ 이정이 "전여옥 의원 안 때렸습니다!"
ⓒ 문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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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 의원 눈을 손가락으로 후벼팠다, 한쪽눈 안보이는 상태"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번 일을 '전여옥 테러'라고 이름 붙이며 공세에 나셨다.

 

윤상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전 의원이 국회 본청을 빠져나가는데 5~6명의 여자들이 달려들어 할퀴고 얼굴을 때리며 눈을 손가락으로 후벼팠다" 면서 " 전 의원은 지금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순천향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국회가 테러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면 어떻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지 우려스럽다" 면서 "국회 의장은 보안검색을 더 강화하고 수사당국은 명명백백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전 의원이 맨처음 찾아간 국회 의무실 관계자는 "전 의원이 눈이 안보인다고 통증을 호소해 안정제를 처방했다"면서 "40~50분쯤 (의무실에서) 안정을 취한 뒤에 본인이 다른 병원으로 가겠다며 나갔다"고 밝혔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건은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에 대한 명백한 테러로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폭행을 당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로 대단히 충격적이고 유감스런 사건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또 이날 오후 전 의원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문안을 다녀왔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은 전 의원이 '할리우드 액션'을 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 전담 수사팀 구성

 

전여옥 의원 피습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 영등포 경찰서는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수사 전담팀을 구성하여 전여옥 의원 폭행사건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전여옥 의원 폭행사건의 용의자로 입건된 이정이씨는 민가협 부산지부 전 회장으로 1989년 6월 3일 발생한 부산 동의대 사태 관련자 김준식(42)씨의 어머니로 알려졌다.

 

 

[1신 : 27일 오후 3시] 전여옥 의원 "폭행당했다" 주장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 의사당 1층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들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경 국회 의사당 1층 출구로 나가던 중 눈 주위를 맞았다. 전 의원은 곧바로 국회 의무실에 가서 치료를 받은 뒤에 순천향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원실 관계자는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에서는 전 의원을 폭행한 이를 시민단체 인사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02년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동의대사건 관련자들을 민주화 운동 인사로 결정한 것에 대해 재심이 가능하도록 최근 전 의원이 관련법 개정안을 낸 것에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태그:#전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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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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