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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같은 따듯한 날씨가 한 겨울 혹한의 추위로 바뀌어 녹았던 대지를 다시금 꽁꽁 얼어붙게 했다. 아마도 오는 봄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동장군의 심술이 극에 달하는 것 같다.

특히 섬마을에 피는 동장군 심술은 더 짓궂은 것 같다. 영하의 기온과 더불어 겨울바다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고, 따뜻한 날 양지바른 밭에서 피어오르던 아지랑이마저 자취를 감추게 했다.

이런 동장군의 심술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도 있지만, 덕분에 얻는 즐거움도 있다.
봄이 오는 바닷가는 뿌연 해무(海霧: 기상학적으로는 따뜻한 해면의 공기가 찬 해면으로 이동할 때 해면 부근의 공기가 냉각되어 생기는 안개를 가리킨다.)가 자주 껴 청정한 바다를 자주 볼 수 없는데, 구름떼를 몰고 오지 않는 한 동장군의 심술 덕택에 청정한 바다와 저 멀리 있는 섬들을 바라 볼 수 있다.

그 중에 큰 즐거움을 소개한다면 바닷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것이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하늘의 석양과 노을
▲ 바닷가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하늘의 석양과 노을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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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을 보기 위해 다시 찾은 바닷가, 해넘이를 보기 위해 미리 와 있는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멋진 광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 바닷가에서 외투를 벗어 어깨를 덮어주고 어깨동무하고 있는 연인들, 추위를 피해 차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고, 그들은 한 시도 석양과 노을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고요하기만한 바닷가에 간간히 흘러나오는 탄성이 적막을 깨고 있다.

붉게 물든 갯벌 과 바다, 석양이 갯벌에 반사되고 있다.
▲ 석양과 갯벌 붉게 물든 갯벌 과 바다, 석양이 갯벌에 반사되고 있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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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건물 유리에 반사되어 불이 난 것처럼 보인다.
▲ 건물에 불? 석양이 건물 유리에 반사되어 불이 난 것처럼 보인다.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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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갯벌, 건물의 유리에 반사되는 석양빛은 마치 불이 난 것처럼 붉게 이글거리고 있고, 순간순간 펼쳐지는 대자연의 아름다움 앞에 잠시도 눈을 뗄 수 가 없고,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다. “아~”


저녁노을의 아름다운 모습은 그리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흐린 날씨와 해무를 피해 작정하고 나가야 볼 수 있고, 바쁜 일상의 빠듯한 일과에 쫓기다 보면 그 여유도 잊은 채 살아가기 때문에 있어도 못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석양의 여운만 남아있는 바닷가
▲ 저녁노을 석양의 여운만 남아있는 바닷가
ⓒ 김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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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노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면 시간이 멈춘 듯 아늑하고, 내 자신이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되어 온몸으로 석양빛을 반사시키며 그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간다. 시간이 흐르고 태양이 저 멀리 섬 너머로 지고서야 바닷가에 홀로 남겨진 나를 발견했다.

사진촬영 장소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문말해변. 찾아가는 길은 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의 월곳과 비봉I.C를 통해 안산시 단원구 대부도를 지나 영흥도 방면으로 직진, 선재대교를 건너 5분여 직진하다보면 해안도로(문말해변)가 나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뉴스와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석양과노을, #선재도, #문말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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