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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 접어든 딸아이 재롱잔치 소식을 듣다

 

지난 주 초 아내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달아이가 재롱잔치를 하니 금요일(16일) 시간을 비우라는 겁니다. 저는 깜짝 놀랐지요. 아니 겨우 22개월 밖에 안 된 녀석이 무슨 재롱잔치냐 말이지요. 아직 이런 걸 하기에는 너무 어리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뭘 하는지 알고 있나 물어보았습니다. 아내도 자세한 건 잘모르겠다 하더군요. 그런데 선생님 말씀으로는 건희가 아주 잘 한다 했다 합니다. 저는 이 코딱지 만한 녀석이 뭘 알고 하기나 하겠느냐며 시간을 비울테니 같이 가자 약속을 했습니다.

 

정성이 느껴지는 초대장

 

이제 금요일 당일이 되었습니다. 집에 아내를 데리러 할머니까지 모시고 출동하였습니다. 도착해보니 웬 초대장이 하나 있더군요. 선생님들께서 직접 만드신 것 같은데, 참 솜씨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대장을 열어보니 초청의 글과 아이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아, 이 녀석 표정이 뭐 이리 쌩뚱맞은지 모르겠습니다. 좀 웃지 말입니다.

 

 

공연장에 도착

 

재롱잔치 공연장에 가봤습니다. 가보니 공연장 홀에 아이들 작품 전시회를 하고 있더군요. 저희 애는 다람쥐 반인데요. 1,2세 영아반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어리죠. 그래서인지 선생님들께서 만들어 놓으신 걸 전시해놨더군요. 이것 역시 사진 표정이 너무 쌩뚱맞고, 무표정하죠? 하, 이 녀석!

 

 

다람쥐 반 아이들은 두번 공연을 하였습니다. 둘다 율동을 했는데요. 아래 사진은 그 중  두번째 공연 장면입니다. 역시 이 사진도 표정이..

 

 

아래 화면에 보면 세 명의 아이가 나오지요. 모두 직접 보면 얼마나 깜찍하고, 귀여운지 모릅니다. 가운데 있는 애가 건희인데요. 리듬에 자연스레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들 역시 나름의 몸짓으로 귀여움을 보이구요.

 

▲ 음악에 맞춰 흔들흔들 음악에 맞춰 율동하는 모습
ⓒ 임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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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롱잔치를 보며 몇 가지 생각이 떠오르다

 

재롱잔치에 학부형으로 가게 되니 마음이 좀 이상했습니다. 몇 가지 생각이 들었는 데요.

 

첫번째는 사실 좀 당황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아직 학부형이 되어 재롱잔치에 갈 나이는 아니라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두번째는 공연을 보는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거지요. 총각 때는 직업상 재롱잔치 준비를 시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계획한 만큼 따라와주고, 관객 호응이 있는지가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학부형이 되어 보니 이런 건 신경도 쓰이지 않더군요. 애가 움직이면서 뭘 하니까 그냥 예쁘기만 한 겁니다. 이거 마음이 이렇게 달라지더군요.

 

끝으로 세번째는 이 아이를 꼭 지켜주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경제위기 뿐 아니라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며 사실 마음이 좀 안 좋습니다. 내 아이에게만큼은 좀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데 말이죠.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이 진짜 자녀를 위한 부모의 역할이냐는 거지요. 내 아이에게 무엇을 물려주기보다 이런 세상조차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고, 평화가 없는 나라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알고, 어려움을 경험하며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그런 사람 냄새 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진짜 부모의 역할이 아니겠냐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건 모든 부모님이 똑같겠지요. 그런데 그 이전에 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내가 좋은 부모로서, 아이에게 모범이 되는 삶을 사느냐 일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부모님의 삶 자체가 아이에게는 살아있는 가장 큰 교육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재롱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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